▲ 대전하기초 4학년 송우담. 40세 이상 차이나는 최종식 프로와 경기를 했다. 스코어는 3-6 4-6 송우담 패

▲ 계광중 2학년 박의성. 연천1~3차 대회 연속 32강에 진출했다

유대인 아이들이 13살이 되면 바르 미츠바라는 의식을 하는데 아주 성대하게 한다. 부조하는 돈도 최소 18달러(약 2만원)에서 그 배수로 정해져 있고 약소하게는 생일파티 수준으로 하고 성대하게는 거의 결혼식 수준으로 한다.

일반 손님들은 주고받은 비슷한 금액을 하지만, 친지들은 좀 더 많은 돈을 내기도 한다. 가족 중 어른들은 이때를 마치 유산을 물려주듯 많은 돈을 건넨다. 이날 부조금은 모두 성인이 되는 주인공의 몫이다. 성인식에서 모아진 돈은 평균 삼천만원이 넘는데, 이 돈으로 행사비를 지불하고 일부는 여행이나 기타 획기적인 일의 선물로 주어진다. 그리고 남은 돈은 미래를 위해 묻어 두었다가 사회에 진출할 때 배로 불어난 기금을 가지고 독립적인 삶을 시작한다.

유대인의 바르 미츠바와 같은 의식이 연천프로대회에서 일어나고 있다.

경기도 연천 전곡읍 전곡중학교 실내코트에서 열린 연천프로테니스 3차대회장에서 만난 선수들에게 2차대회에서 받은 장학금(상금)을 어떻게 했는 지 물어봤다. 전곡고등학교 1학년 장준 선수는 "부모님 드렸다"며 "1차 대회에서 받은 것, 2차 대회에서 받은 것을 모두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하고 사고 싶은 것은 부모님에게 청하면  해결이 된다"고 말했다.

한국교통대 졸업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부천시청 소속 실업 선수로 입단하는 박재영 선수는 "일단 나를 위해 썼다"며 " 몸을 보충하는데 사용하고 신입생들 환영회때 찬조를 했다"고 말했다.  1월에 부천시청에 입단하고  고향 김천에 가서 부모님을 뵙고 선물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계광중학교 박의성 선수는 "1,2차때 받은 상금은 모두 통장에 차곡차곳 쌓아놓고 있다"며 "테니스 하는데  쓰겠다"고 말했다.  

서울고 황석찬 선수는 "동생과 부모님 모시고 피자를 먹는데 사용했다"며 "대회 출전해 성적을 내니 어머니가 매우 대견해 하셨다. 오늘 온 가족이 관전을 오셨다"고 말했다. 

사실 이번 연천프로 3차대회는 총상금이 2천여만원이 되고 64강전 1경기만 이겨도 16만원이 주어진다. 한번더 이기면 32만원. 우승에게는 500만원이 연천군으로부터 제공된다. 초중고 학생들에게는 경기력 향상지원금, 대학생 이상 일반인에게는 고스란히 상금으로 전달된다. 나이 어린 선수들은 난생 처음 테니스로 머니를 만져보았다며 진지한 경기도 하고 땀으로 얻은 머니도 획득했다. 

초등학생이 동호인 고수와 대결을 하고, 중학생,고등학생, 대학생, 실업선수가 전곡중학교 실내코트 3면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경기를 했다. 그야말로 완전오픈대회다.  학생선수들에게 연천프로 프라이즈 머니는 유대인이 바르 미츠바때 친지로부터 받은 '종자돈'과도 같다. 이를 발판으로 기쁨을 얻고 테니스하는 맛을 알고, 테니스를 잘 해서 더 큰 상금이 걸린 대회에의 도전 꿈도 갖게 한다. 이번 참가자들중에는 1차부터 개근한 참가선수가 있는가 하면 얼떨결에 전화로 출전 권유 받아서 나왔다가 난생처음 나름 거금을 만져보고 3차대회엔 발길이 크리스마스 휴가지가 아닌 연천행 기차에 저절로 몸을 실은 경우도 있다.

온양온천보다 먼  신창역에서 1호선 기차를 타고 하염없이 소요산역까지 서서와선 버스타고 단돈 2천원으로 대회장에 온 선수도 있다.   대부분 대중교통을 이용해 대회장을 찾아 자기 스스로 길을 개척하는 선수들의 일면이 보였다.  네이버밴드에 초등학생이 대회장 입구 계단에 앉아 자장면을 먹는 사진을 올렸더니 한 회원이 " 간이 식당이라도 하나 설치해 주지"하며 안쓰러워했다.  사실 외국대회가면 이렇게들 한다. 코트 빈 곳에  앉아 우동을 먹거나 한다.  눈물젖은 빵이라고나 할까.  사실 계단에 앉아 자장면을 먹으면서 웃는 초등학생을 보며 몇년뒤에는 가장 무서운 선수로 변해 있을 마음이 들어 한편으로 빠르게 의식의 변화가 오는 학생 선수들이 무섭고 두렵기만 하다.  판 깔아주니 볼 하나하나에 온 신경을 다 쓰고, 대충하고 나오는 경기가 없을 정도다.  1차대회가 웜업이라면 2차대회는 어려운 여건에서 그나마 그림이 나왔다. 근데 3차대회는 1회전 64강전부터 선수들의 승리하려는 눈빛이 나왔다. 32강전은 최소 한시간 반이상 걸리는 경기가 수두룩했다. 이제 연천프로대회는 장난아닌 판이 되었다. 프로들의 세계, 정글의 세계가 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코트 밖에서 선수들의 얼굴에 미소가 가시면서 코트안 진지한 랠리에 눈에 불을 켜고 보고 있었다. 한마디로 재밌다. 

▲ 서울고 황석찬

▲ 무엇으로 하여금 최종식 프로가 두눈 부릅뜨고 콘센트레이션하게 하는가. 상대는 초등학교 4학년인데

▲ 아들의 경기를 메모하는 아버지 "두번의 실수는 없다"며 경기 내용을 메모해 아들에게 경기 복기용

"쉽게 봤다간 큰 코 다친다"며 쏟아지는 땀을 닦아 내는 최종식 프로

▲ "내 경기 보고 가세요." 순천향대 김형돈(왼쪽)이 친구들에게 말을 건네고 있다.서울에서 와서 보고 갔다

▲ 아침 9시에 시작한 대회는 5시에도 계속되었다. 부모와 코치, 1회전을 이긴 선수들이 대회장을 떠나지 않고 다른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지금 코트에서 하는 선수가 내일 나와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 선수들의 눈이 볼만하다

▲ 볼 데드 상황에서 숨을 고르는 순천향대 박준상. 안찬회와 멋진 스트로크 랠리전을 펼쳤다. 창과 방패에 비교하면 둘다 창의 대결이었다. 스코어는 6-2 6-0 이었지만 한시간도 더 넘긴 경기를 했다

▲ 전곡고 김요엘. 이 볼을 놓치면 이 경기를 진다는 자세로 빠진 볼을 걷어 올리려고 익스텐션 하고 있다. 김요엘은 금천고 함형진에게 5-7 5-7로 졌다

▲ 대회 1번 시드 전웅선. 주니어시절 그랜드슬램 무대를 밟았고 세계 톱 5안에 들어 활약을 하고 투어대회에 출전한 경력의 소유자. 게임을 같이 한 고등학생이 팔이 저리다며 무겁고 강한 볼을 전웅선이 구사했다고 털어 놓았다. 한마디로 클라스가 다르다고 같이 경기를 하거나 경기를 지켜본 사람들의 이구동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