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우라 다케시(72, 小浦猛志)가 한국을 또 찾았다. 11월 19일부터 23일까지 인천 열우물테니스장에서 열린 해외 우수테니스지도자 초청 강습회(주최 대한테니스협회, 후원 체육인재육성재단)의 강사로 왔다. 고우라 다케시는 일본 주니어 대표(59~60년)와 국가대표로(63~71)를 지냈다. 97년부터 2002년까지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아 월드 그룹에 올리는 쾌거를 이뤘고 일본의 다테 크룸 기미코 선수를 WTA 투어 8회 우승에 세계 4위까지 올려 놓은 명 코치다. 40대 중반의 다테는 지금도 현역 선수로 뛰고 있고 여전히 그녀의 테니스를 옆에서 조언해주고 있다.
5일간의 일정으로 진행되는 우수테니스지도자 강습회엔 약 50여명의 현직 지도자와 선수들이 참여했다. 오전엔 강의실에서 이론 강좌를, 오후엔 코트에서 실습위주로 진행됐다. 점심시간, 잠시 틈을 내어 요청한 고우라 다케시의 인터뷰는 이틀에 걸쳐 진행되었다.

-갑작스런 인터뷰 요청에 응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
이렇게 인터뷰 하게 되어 나도 영광이다.

-다테를 투어 우승 8회에 WTA랭킹 4위까지 키웠다. 다테의 재능은 언제, 어떻게 알아봤고 언제부터 육성하기 시작했는가?
다테가 14살 가을에 처음 봤다. 짧은 머리에 반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처음엔 남잔 줄 알았다. 시간이 얼마간 흐르고 다시 그 학교에 갈 일이 있어 다테를 담당하고 있던 코치에게 “여기 괜찮은 남자 선수가 있네요?” 라고 말했더니 코치가 “우리 학교에는 남자 선수가 없다. 모두 여자 선수다” 라고 말했다. 그때 다테 선수가 옆에 있었다. 난 오사카와 고베 사이에 살았는데 교토에 다테가 살았다. 그로부터 일년이 되지 않아서 다테가 소노다라는 고교로 오게 되면서 자신의 스쿨에 입단하게 되었다. 그 학교 선생님이 다테를 가르쳐 달라 부탁했다. 다테 뿐만이 아니라 주변에 좋은 선수가 있었으나 다테 선수는 반드시 무언가 할 것이라 생각했다. 굉장한 소질을 갖고 있는 선수였기에 다테를 부탁 받았을 때 심적 부담이 매우 컸다. 다테를 가르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공부를 할 수 밖에 없었다. 엄청나게 공부를 했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여기(다테가 좋은 성적을 낼 때)까지 올 때까지 책임감이 무척 컸다. 지도자도 선수를 가르치지만 선수도 지도자를 가르치는 경우다.

- 다테가 자신의 최고 랭킹일 때 은퇴를 선언했고 12년만에 복귀 선언 후 39살의 나이로 4년전 한솔코리아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다테를 지도하는 코치로서 그 감정은 어떠했는가?
=은퇴 시 나는 작은 호텔에 있었다. 다테가 나에게 전화를 했는데 은퇴하리란 걸 직감적으로 알았다. 그 당시 다테는 피지컬(신체)적으로는 괜찮았는데 멘탈(정신)에서 매우 힘들어 했다. 다테는 “이미 테니스를 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했습니다. 앞으로 3명만 넘으면 세계1위가 되지만 저에게 있어 지금은 그럴 수 있는 멘탈 상태가 안됩니다”라고 했다. 선수가 자국에서 아시아로, 또 세계로 나가서 외국 사람들과 싸울 때는 테니스 시합뿐만이 아니라 외국인과의 차이점에 대해 싸워야 한다. 다테는 테니스 이외의 이런 외부적인 사람과 관계적인 부분에서 많이 힘들어 했다. 그때 국제시합에 나갔을 때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싸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느꼈다.
다테가 38살 때, 나브라틸로바, 그라프와 함께 이벤트성 시합을 하겠느냐고 다테 선수에게 연락이 왔다. 다테는 하겠다고 응했다. 그 이유가 다테의 남편이 다테의 시합을 한번도 본적이 없어서 보고 싶다고 했기 때문이다.
다테에게 전화가 왔다. 다테는 이벤트성 시합이지만 그들에게 절대 지고 싶지 않다고 했다. 나에게 연습시켜 달라고 했다. 시합은 다음해 3월 이었다. 9월부터 웜업에 들어갔고 12월부터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됐다. 다음해 2월, 여러 캠프를 다니며 시합을 했다. 일본에서 제법 이름있는 선수였던 아사고에 선수와 시합을 했는데 다테가 7:5로 이겼다. 아사고에는 은퇴 후 1년밖에 되지 않았다. 그때 아사고에가 “다테 선수를 이길 수 있는 선수는 스기야마나 모리타 선수 외에는 없다”고 말했다. 그때 나는 협회의 본부장으로 있었다. 다테가 전 일본 선수권 대회에 나간다면 뭔가 일이 벌어지지 않을까 했다. 그런데 다테가 이벤트 시합 후에 전 일본선수권 시합까지 하겠다 했다. 난 스기야마 외에는 다테 선수를 무너뜨릴 선수가 없다 생각했다. 결국 다테는 전일본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했고 그 다음해에 ITF 랭킹이 200위까지 갔다. 그랜드슬램의 예선전에 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자 호주오픈 예선에 뛰겠다고 다테가 말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트레이닝도 세계 시합에 나갈 수 있을 정도로 바꿨다. 트레이닝을 하면서 점점 몸이 좋아졌고 그 결과로 코리아 오픈에서 우승을 했다. 그 시합에서 우승하면서 “WTA 투어 시합에서도 분명 잘 해낼 수 있을 것”이 라고 생각했다.

한국의 테니스 주니어들은 12~14세때 기본적인 것을 잘 하지 않고 시합에 나가기 때문에 세계에서 통하지 않고 있다
몸이 안되는데 무슨 테니스를 한다고…

-다테가 올해 서울오픈 챌린저 대회에 와서 인터뷰를 했는데 일본의 문제점(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에 너무 안주해 있다. 도전정신이 없다)에 대해 언급을 했었다. 고우라 선생님께서 생각하시기에 일본 엘리트 테니스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다테와 니시코리가 일본 테니스에 붐을 일으키고 있다. 그런데 문제점은 붐이 일어나고 있지만 다테와 니시코리가 잘한 것만 생각한다. 오로지 그들처럼 되어야겠다는 목표로만 생각할 뿐 잘하기 위해 어떻게 했는지 그 과정을 생각하지 않는다. 주니어들이 시합에 너무 많이 나간다. 한국의 테니스 주니어나 일본의 테니스 주니어들이 12~14세때 기본적인 것을 잘 하지 않고 시합에 나가기 때문에 세계에서 통하지 않고 있다. 많은 경험도 중요하지만 아직 어린 선수들은 기본기에 더 충실해야 한다. 지금 일본에선 젊은 코치들이 자신들이 실패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주니어 선수들과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5년후쯤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해외로 시합을 나가는 선수가 많지 않은데 선수들과 함께 코치 선생님들도 ITF나 WTA시합등 외국 시합에 참가해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여기 신문이 있지만(인터뷰 시작할 때 기자를 소개하면서 테니스피플 신문을 전했다)신문에 게재되는 정보만 가지고는 좋은 선수를 기를 수 없다. 신문에서 얻은 정보를 가지고 해외에 가서 직접 경험을 해봐야 한다. 그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지식과 지혜는 차원이 다르다. 신문에는 지식이 담겨 있고 지혜는 지식에 더해 경험이 담겨 있다. 지식을 가지고 경험을 쌓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지식을 바탕으로 지혜를 얻어야 한다.

▲ 전국에서 50여명의 테니스 지도자와 선수, 생활체육 테니스관련 단체 임원 등이 5일간의 강습회에 참석해 코칭기술 및 트레이닝 기법을 접했다

니시코리에게 “이렇게 테니스를 하면 안 된다. 기본적인 트레이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시합을 하면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이클 창은 니시코리에게 특별한 것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저 아주 기본적인 것을 가르쳤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주 당연한 것들을

-니시코리가 최근 급성장을 하고 있다. 여름에 10위권에 들더니 이제 ATP파이널 준결승에 진출하고 랭킹 5위까지 올랐다. 니시코리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는가?
=11살 때 니시코리를 봤다. 니시코리를 보고 스폰서에게 잘 클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했다. 다테를 봤을 때랑 같은 인상이었다. 니시코리가 19살까지 굉장히 실력이 늘었으나 난 니시코리에게 “이렇게 테니스를 하면 안 된다. 기본적인 트레이닝을 제대로 하지 않고 시합을 하면 세계적인 선수가 될 수 없다”고 이야기 했다. 20~22살까지 랭킹이 올라가다 결국 꽤 많이 떨어지고 말았다. 니시코리는 마이클 창을 영입했다. 마이클 창은 니시코리에게 특별한 것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저 아주 기본적인 것을 가르쳤다. 우리가 생각하는 아주 당연한 것들을…(고우라 다케시는 이 대목에서 주먹을 쥐며 강조했다) 니시코리에게 마이클 창이 붙은 것은 굉장히 좋은 타이밍이었다. 니시코리가 어른스럽게 성장을 했다. 선수의 끝(톱)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니시코리가 열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것이 가장 컸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보자면 니시코리는 자신의 서브 게임 때, 예를 들어 4:4와 같은 경우에 자신의 서브게임을 킵(서브게임을 지키는 것)하지 못했다. 지금은 서브에 있어서 킵을 할 수 있는 실력이 됐다. 서브가 쎄진 것이 아니라 각이 좋아졌고 세컨드 서브의 안정성이 좋아졌다. 리턴도 장점인데 리턴은 원래 좋았다.

-ATP, WTA 랭킹을 보았을 때 리나가 랭킹2위를 기록했고, 니시코리가 현재 랭킹5위를 기록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아시아 선수들의 랭킹이 좋은 편은 아니다. 유럽이나 북미, 남미 등 테니스 선진국에 비해 아시아 선수들이 성적을 잘 내지 못하는 이유가 어디 있다고 생각하는가?
=난 아시아 선수들의 랭킹이 낮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랜드슬램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나라가 얼마나 되는지, 한 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선수가 나오는지 생각해보자. 스위스의 경우를 보더라도 페더러와 바브링카를 제외하고는 누가 있는가? 아시아 선수들도 그랜드슬램에 출전하는 선수가 그렇게 적은 숫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만약 원인을 찾고자 한다면 협회에 있다고 생각한다. 협회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 나아갈지 못나갈지…

-그럼 기술적인 부분도 그들에 비해 낮지 않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절대 낮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국만 봐도 베이징 올림픽을 유치하고 테니스를 키우기 위해 정책적으로 엄청 지원을 했다. 현재 중국을 보면 여자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그 이유가 있다. 당시 중국 협회에서 육성 정책을 세울 때 남자선수들은 이미 늦었고(베이징 올림픽 때 성적을 내기에) 여자는 할 수 있다고 판단을 했다. 그래서 여자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시작했다. 외국의 유명한 코치나 트레이너를 많이 데리고 와서 선수들을 키우기 시작했다. 그래서 리나가 나오게 된 것이다. 테니스에 있어서 기술적인 부분은 어느 지역이 높고 낮거나 하는 것이 아닌 거의 보편화 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다테도, 니시코리도 주니어 때 알아봤다고 했다. 장래 성장 가망성이 있는 선수를 알아보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는가?
=첫 번째는 몸의 운동 능력, 두 번째는 멘탈적인 재능이다. 운동 기능은 눈으로 보면 알 수 있다. 그런데 멘탈 기능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어떤 선수는 누군가 옆에 없으면 안 되는 선수가 있다. 누군가 옆에 지켜 서서 시켜야 하고 지도해야 하는 선수다. 그런데 어떤 선수는 꼭 옆에서 시키지 않아도 혼자서 자신이 해야 할 것을 한다. 자기 주도적인 선수다. 혼자 무엇을 하려고 하는 선수가 확실히 높게 오를 수 있다. 12세 이전에는 얼마나 개선을 할 수 있는지를 본다. 12살 이후부터는 부모의 신체를 비롯 여러 가지를 보게 된다.

-주니어 선수들을 가르칠 때 코치들이 가장 중점적으로 두어야 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이라 생각하는가?
=움직임의 밸런스를 가장 중점적을 가르쳐야 한다. 12살때부터는 스피드 트레이닝을 많이 하는데 그것이 14살때는 어느 정도 숙달이 되고 16살때는 완성되도록 나는 가르친다.

-세계적인 선수를 키우기 위해 부모의 역할, 코치의 역할, 협회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가장 중요하다 생각되는 부분은 무엇인가?
=테니스에 관련된 사람이 얼마나 정열적인지가 매우 중요하다. 한 사람의 정열적인 사람이 주변을 감화시키고 그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그 하나된 생각으로 모아졌을 때 부모, 코치, 협회가 선수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잘하던 선수 자신의 우승 경력이 굉장히 소중하고 권력이라 생각한다. 그 기억을 쌓으면 쌓을수록 자신은 쓰레기통이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주니어시절 좋은 성적을 내다가 시니어로 올라가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다. 혹시 그것을 알고 있다면 그 원인이 어디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한국뿐만이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다. 12살 때 잘했던 성적들이 플러스가 될 것인지 마이너스가 될 것인지는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선수가 우승을 하면 더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생긴다. 시니어 때 우승해도 그 부담감이 큰데 주니어 때 우승을 하게 되면 그 부담감이 훨씬 더 크다. 그 부담감 때문에 무너지기 시작한다. 12~14살 때 한 시합에서 우승했다 하자. 우승 했을 때는 행복하겠지만 그 다음 시합에서 선수는 엄청난 부담감을 느낀다. 이때 부모나 코치가 더 잘하라고 푸시(Push)하게 되면 아이는 무너지게 되어 있다. 희망과 기대는 틀리다. 희망이라는 것은 꿈이나 목표에 대한 얕은 생각이지만 기대는 더 잘할 수 있도록 시기를 기다리는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 어린 선수들이 더 높은 곳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결과 후 3일안에 그 결과를 잊어 버려야 한다.
예를 하나 들겠다. 14살의 한 아이가 전(全)일본선수권에서 우승을 했다. 그 이후 바로 시합에 나가자 마자 계속 지기 시작했다. 담당 코치가 나에게 상담하러 왔는데 왜 그런 것 같냐고 물으니 '포, 백, 서브가 안되어서' 라고 답했다. 선수를 불렀다. 그리고 몇 년도에 우승했는지를 이름과 함께 종이에 써서 휴지통에 버리라 했다. 선수는 버리지 못했다. 그래서 점심때 가버렸다. 오후 5시쯤 전화가 왔는데 모두 버렸다고 말하며 엄청 울었다. 그 이후 굉장히 큰 프로 선수가 되었다. 자신의 우승 경력이 굉장히 소중하고 권력이라 생각해서 처음엔 버리지 못한다. 그러나 버려야 한다. 그 기억을 쌓으면 쌓을수록 자신은 쓰레기통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라이벌이 있다. 자신은 우승을 했기 때문에 라이벌에 비해 자신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한다. 코치도 “저번에 이겼으니 이번에도 이길 거야”라고 말한다. 그 순간에 긴장하게 된다. 그 상황을 잘 극복해야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이겼다는 마음을 버려야 더 잘할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게임 전 약간의 긴장은 게임에 도움이 되지만 심적인 부담감에 의한 긴장은 결코 유익하지 않다.

-한국의 테니스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한마디로 말하기에는 쉽지 않다. 지금의 주원홍 협회장을 알고 지낸 지 20년도 정도 되었다. 협회장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현장의 스탭이 굉장히 젊은 사람들이다. 테니스를 생각하고 있는 분들이 많다. 서울, 인천, 부산, 춘천 등 전국에 테니스 센터들이 많이 생겼으니 앞으로 이것들을 어떻게 활용할 지가 관건이다.

-일본의 테니스 인프라 활용은 어떤가?(질문이 너무 광범위 했는지 협회에서 했던 일과 해야 할 일에 대해 설명했다. 고우라 다케시는 일본 테니스 협회 일을 오랫동안 해서인지 그 나라의 테니스 발전은 협회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고 생각하는 듯 했다)
=일본에는 47개의 현(우리나라의 시, 도 성격)이 있다. 나는 협회의 일원으로 47개 현을 모두 돌아다니면서 선수들을 만났고, 더 많은 선수와 관계자들을 만나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들이 협회를 얼마나 알고 있는지, 협회의 목적을 알고 있는지, 국가 대항전인 데이비스컵이나 페드컵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왜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를 말하고 이해시키기 위해서다. 데이비스컵이나 페드컵에서 승리하는 것과 협회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다르다. 당연히 선수들이 이런 국가적인 시합에서 이기는 것은 좋다. 그것은 선수가 승리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협회가 갖고 있는 목표를 알고 있고 그 목표를 위해 교류를 통해 활동해 영역을 넓혀 준다면 이런 대회에 출전하려는 선수들은 많아질 것이다. 이것이 바로 테니스 협회가 승리하는 것이다. 라켓을 잡아본 사람이건 아니건 간에 누구든 테니스를 하고 싶어하는 모습이 협회의 목적이라고 난 생각한다.

-지금까지 많은 업적을 이뤘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테니스 선수를 33살에 은퇴하고 나서 협회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37살에 협회 일과 함께 선수를 가르치는 프로페셔널 코치가 됐다. 내년부터는 효고(고향)현 에서 협회장을 한다. 효고현의 인구가 560만명 정도 된다. 처음 효고현에 갔을 때 주니어 선수가 2,500명이었는데 지금은 1만명정도 된다. 효고현에서 다테, 아사고에 등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나왔다. 협회는 테니스 저변확대를 목적으로 테마를 가지고 테니스를 보급,육성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다.

-우리나라에 매직 테니스라고 유소년들에게 테니스를 보급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있다. 일본은 어떤가?
=일본에서는 플레이 & 테니스라고 한다. 5년전부터 시작했다. 나도 이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 일주일에 3일 정도 보급하기 위해 교육을 한다. 처음에는 플레이 앤 테니스의 의미를 왜 해야 하는지 지역에서 몰라서 잘 안 했다. 그래서 유명한 선수를 예로 들어 이 지역에서도 그런 선수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설득 시켰다. 그랬더니 이해를 하기 시작했고 여기 저기서 팡팡 터졌다. 니시코리가 지금 엄청 유명해졌기에 일본에서는 붐이 매우 크게 일어났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선생님을 초빙하여 국가대표나 주니어 선수들 육성을 제안한다면 응할 의향이 있는가?
=당연히 의향이 있다. 난 프로페셔널 코치다. 어디에서든 선수를 가르칠 수 있다. 국경은 상관 없다. 주니어 선수들이 나에게 배우러 온다면 영광이다. 그렇게 재미 있고 흥미로운 것은 없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국 테니스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020년에 도쿄 올림픽이 열린다. 서울 올림픽,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데 이 세 번째 도쿄 올림픽에서는 아시아 선수가 반드시 테니스에서 뭔가 이루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스포츠 행사를 통해 아시아가 하나가 되어야 한다. 테니스 인으로서 스포츠가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동안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하다.
=인터뷰 해주어 고맙다.

통역 정재희(전 수원시청 선수, 일본 유학) 사진 fujii-minoru

한국 테니스 지도를 고우라에게 맡겨보면
고우라 다케시 코치는 한국테니스지도자협회(KPTA) 초청을 시작으로 네번 테니스 강연을 했다. 강연 주제는 톱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정신,기술,신체,시야라는 모든 분야가 통합하여 한 덩어리가 되어 트레이닝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볼의 연습보다 운동전후 트레이닝을 강조했다. 말하자면 몸이 되어야 볼이 된다는 것을 강조한다. 고우라는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테니스에 대해 몇가지 내놓았다. 주니어들에게는 12~14세때 기본적인 것을 잘 하지 않고 시합에 나가기 때문에 세계에서 통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경험도 중요하지만 아직 어린 선수들은 기본기에 더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테니스 발전의 핵심 축인 협회에 대해서는 현장의 스탭이 매우 젊고 테니스를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점이 장점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 인천, 김천, 부산, 춘천 등 전국의 테니스 시설을 중심으로 이것들을 어떻게 활용할 지가 숙제라고 말했다.
만약 한국의 주니어 선수들이 자신에게 배우러 온다면 영광이고 재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방>

고우라 다케시의 테니스 인생 타임라인

1942년 11월 13일 일본 효고현 출생
1959~1960년 일본 주니어 대표선수
1963~1971년 일본 대표선수
1967년 프랑스오픈 2회전
1970년 전일본선수권 복식 우승
1997~2002년 일본 국가대표팀 감독, 월드 그룹 진출
일본테니스협회 상무이사
전국 프로젝트 위원장
효고현테니스협회 부회장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관서대학교
일본체육협회 공인 테니스 수석 코치(마스터)
현재 효고현 테니스 아카데미 운영
효고현테니스협회장(2015년~)

대표적인 지도 선수
다테 크룸 기미코 (WTA 투어 8회 우승, 전 세계 4위)
아사고에 시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