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실업테니스연맹에서 주최하는 춘천오픈에서 이재문(울산대)선수가 여자는 김지선(구미시청) 선수가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준우승은 정영훈(국군체육부대)선수와 강서경(강원도청)선수가 각각 차지했다. 

▲ 엔드 체인지 시간에 상의를 갈아 입고 있다.

 

남자 준결승전인 이재문(울산대) vs 설재민(국군체육부대). 정영훈(국군체육부대) vs 손지훈(건국대)의 경기를 지켜보았다.

 

네 선수 모두들 최선을 다해 경기를 하고 있었고 나름 장단점이 있었으나 손지훈 선수를 이기고 결승에 진출한 정영훈 선수를 간단하게 분석해 보았다.

 

정영훈 선수는 춘천오픈 결승전에서 진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방송중계가 처음이라서 긴장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또한 자신의 장단점이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니 장점은 라이징볼을 친다는 것이고 단점은 서브라고 대답한다. 기자의 생각과 동일했다.

 

 

전 세계 선수들은 스트로크시 라이징볼을 친다. 라이징 볼의 개념은 볼이 바운드 된 후 정점을 지나 약간 떨어지기 시작하는 부분까지 포함하고 있다. 우리나라 선수들도 당연 라이징 볼을 친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수들이 스트로크를 칠 때 볼의 정점이나 정점을 지나 떨어지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임팩트를 한다. 물론, 경우에 따라 더 앞에서 치는 경우도 있고 더 뒤에서 치는 경우도 많으나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그렇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톱 프로 선수들도 탑 볼(정점에 오른 볼. 이하 탑 볼)을 비롯 탑 볼의 약간 전후에서 주로 임팩트가 이루어진다. 다만, 우리나라 선수들과의 스트로크 임팩트에 있어서 차이점이라면 임팩트 위치가 전반적으로 조금 더 앞이라는 것이다.

정영훈 선수의 스트로크 임팩트 시점은 여타의 다른 선수들에 비해 비교적 더 앞이었다. 탑 볼이거나 탑 볼 이전의 라이징 볼을 쳤다. 스트로크 임팩트 시점만 비교했을 때는 세계적인 선수들과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었다.

 

라이징 볼은 본인 역시 상대편 볼에 좀 더 빠른 예측과 움직임이 필요하다. 또한 숙련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 역시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라이징 볼을 쳐야 하는 이유는 이 세가지 큰 이유 이외에도 파생되는 좋은 점은 무수히 많다. 라이징 볼만 제대로 쳐도 자신에게 엄청난 위력의 무기를 장착한다는 것이다.

 

정영훈 선수는 자신의 체격이 좋지 않고 파워가 약하다고 생각해 의식적으로 좀 더 빠른 라이징 볼을 치려고 노력했다고 한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외형적인 체격조건과 체력이 많이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아직 열세를 벗어나고 있지 못한 현실을 감안하면 정영훈 선수의 빠른 라이징 볼을 치는 타법은 우리나라 선수들에게 신체적인 열세를 만회할 수 있는 매우 좋고 유용한 방법이라 할 수 있다.

▲ 리턴 준비자세. 베이스라인에 붙어 있지는 않지만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서 비교적 앞쪽이다. 또한 발끝이 11자로 지면의 힘을 충분히 받을 수 있는 스탠스다. 상체의 허리와 등쪽 라인이 살짝 타원형으로 앞쪽으로 굽어 있는데 오히려 이 라인과는 반대 방향의 라인을 보이는 자세가 좋은 자세다.조코비치의 리턴 자세가 가장 좋은데 조코비치의 허리 라인은 정영훈 반대쪽이다.

 

정영훈 선수가 상대편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세컨드 서브를 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남자들의 경우엔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고 상대편의 서브 게임을 하나만 브레이크 시켜도 그 세트를 이긴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테니스에서 서브가 공격이라면 리턴은 수비라 할 수 있다. 수비에서 공격적인 샷을 구사하려면 큰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 용기는 기술력에서 나오고 기술력은 결국 수 없이 많은 연습에서 나온다. 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컨드 서브는 무조건 때린다는 강한 멘탈을 가지고 있으면 수비가 공격이 될 수 있다. 세컨 서브를 라이징 볼로 때린다는 것은 정영훈 선수의 아주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캐나다의 신성으로 떠오른 유지니 부샤르나 슬럼프에 빠졌다가 호주오픈 이후 부쩍 주가가다시 치솟고 있는 세르비아의 이바노비치는 상대편의 세컨드 서브를 이유 불문하고 때린다. 상대편의 세컨드 서브가 워낙 좋아 에러를 할 때도 많이 있다. 그러나 더블폴트를 우려해 세컨드 서브를 안전하게 넣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에서 그들의 세컨드 서브를 때리는 전략은 리턴 포인트를 내는 것은 물론 서브에이스와 맞먹는 리턴 에이스를 내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둘 보다는 조금 비율이 떨어지긴 하지만 샤라포바나 세레나도 그 대열에 함께 포진되어 있다.

 

특히 유지니 부샤르는 상대편의 서브가 약하면 강력한 리턴 샷을 날리고 강하면 자세를 낮춰 하프발리 하듯 다운 더 라인으로 리턴을 한다. 다운 더 라인으로 날아가는 빠른 리턴에 상대편은 서브 후 착지하기 바쁘게 반대편 사이드 라인으로 뛰어야 한다. 결국 그 볼을 간신히 받아 넘겼다 하더라도 대부분은 부샤르의 찬스볼이 된다. 수비적인 리턴이 결과적으로 공격적인 리턴이 되어 포인트를 내게 되는 것이다. 이바노비치, 부샤르가 최근 성적이 좋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반면, 정영훈 선수의 서브는 매우 평범하고 무난했다. 정영훈 선수가 자신의 이름을 크게 날리지 못하고 있는 가장 큰 기술적인 이유라 보여진다.

정영훈 선수의 서브는 퍼스트도 세컨드도 기본이 슬라이스 서브였다. 슬라이스 서브가 좋지 않은 서브라 말하는 것이 아니다. 슬라이스 서브도 당연 좋은 서브중의 하나다.

 

 

그런데 정영훈 선수의 서브는 위에서 언급했던 퍼스트도 세컨드도 슬라이스 서브 위주였다. 간혹 플랫이나 스핀 서브를 섞어 넣기는 했지만 80%가 슬라이스였다. 때문에 상대편은 아예 바운드 되어 치기 좋은 위치에 미리 서서 준비만 하면 됐다. 예측 가능한 무난한 서브는 결코 좋은 서브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