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강에서 앤디 머레이를 이기고 올라온 페더러(33세, 스위스)와 강력한 서브를 바탕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캐나다 밀로스 라오니치(23세, 캐나다)의 준결승전은 2:0(6-2 6-3)으로 페더러의 일방적인 게임으로 마무리 되었다.

1세트, 첫 서브를 에이스로 시작한 페더러는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단 4개의 공으로 끝냈다. 이어 라오니치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시킨 후 자신의 서브게임을 다시 지켜 순식간에 3:0으로 앞서갔다. 라오니치는 자신의 강점인 서브를 바탕으로 페더러에게 대응하여 나갔다. 이후 페더러와 라오니치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나갔으나 페더러가 라오니치의 마지막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시키며 6:2로 첫 세트를 가져왔다.

 

페더러의 서브로 시작 된 2세트, 1세트의 상승세를 이어가려는 페더러와 전열을 가다듬고 반격에 나선 라오니치는 강력한 서브를 바탕으로 3:3까지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7번째 게임 페더러의 서브 게임에서 페더러는 0:30까지 밀렸으나 안정적인 서브를 바탕으로 서브 앤 발리를 구사하며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냈다. 그리고 8번째 라오니치의 서브게임을 페더러가 브레이크 시키면서 승기를 잡은 페더러는 자신의 마지막 서브게임을 지키며 게임 시작 1시간 8분만에 결승에 진출했다.

 

페더러와 라오니치의 게임은 서브에서 시작해서 서브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거의 3구 이내에 포인트가 결정되었고 5구 이상의 랠리는 한 게임에 한개가 나올까 말까 했다.

서브 에이스는 페더러가 2개, 라오니치가 6개로 라오니치가 많았다. 198cm의 키를 가진 라오니치는 가장 큰 무기가 서브다. 라오니치는 종종 230km에 가까운 강력한 서브를 페더러에게 보냈다. 1세트에서는 페더러와 라오니치의 첫 서브가 들어가면 거의 포인트로 이어졌다. 2세트 들어 서로의 서브에 적응한 둘은 어느 정도 상대편의 서브를 리턴하여 그라운드 스트로크가 진행 되었으나 매 게임마다 서브 포인트는 2~3개 정도 꾸준히 났다. 페더러의 퍼스트 서브 확률은 63%에 승률이 88%다. 반면 라오니치의 퍼스트 서브 확률은 평균 44%(1세트 52%, 2세트 36%)로 속도가 빠르긴 했어도 서비스 코트에 들어가는 비율이 낮았다. 반면 페더러는 라오니치만큼의 강력한 서브는 아니었으나 퍼스트 서브 확률을(63%. 1세트69%, 2세트 61%)높이며 포와 백 쪽으로 플랫과 스핀, 슬라이스 서브를 섞어가며 라오니치 코트로 넣었다.

 

 

페더러의 좋은 서브가 포인트의 계기를 만들었다면 결정은 발리샷이었다.

지난해와 지지난해 체력적인 한계에 부딪쳐 성적이 좋지 않자 주변과 팬들로부터 '이제 은퇴할 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갖게 했던 페더러는 라켓을 그라운드 스트로크보다는 발리에 적합한 98평방인치 라켓으로 교체했다. 그런 후 3년간 자신과 호흡을 맞췄던 폴 아나콘 코치와 결별한 후 1980~90년대 전설적인 서브앤 발리어로 메이저대회에서 6번 우승한 에드베리를 코치로 영입했다.

 

최근 현대 테니스의 주류는 파워 위주의 그라운드 스트로크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베이스라인에서 파워 스트로크를 날려 보내며 위닝샷과 상대편의 에러샷으로 포인트를 유도했다. 피트 샘프라스 이후 두드러지는 서브 앤 발리어는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그나마 서브 앤 발리를 많이 하는 선수는 샘프라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페더러였다.

 

페더러는 자신의 체력적인 한계를 서브 앤 발리로 극복하고 있다. 각도 깊은 슬라이스 서브 후 네트 대시 하여 펼치는 발리 플레이는 화려한 맛은 줄었지만 완숙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브 앤 발리어로의 변신은 최근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을 보았을때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페더러는 지난해 메이저 대회 우승 없이 ATP250대회인 독일의 게리웨버 오픈(잔디코트)에서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올해는 게이웨버 오픈과 ATP500대회인 두바이 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나 여전히 메이저 대회와 마스터즈 1000시리즈에서는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2012년 11월 1위 자리를 물려주고 지난해 지속적으로 랭킹 하락을 하던 페더러는 8위까지 떨어졌다. 그리고 그 후 지속적인 랭킹 상승을 이어가며 현재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복식은 자신의 최고 랭킹(109위)을 이번 달 초에 기록했다.

 

페더러는 미국 신시내티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5번(05,07,09,10,12년) 우승했다. 결승에 페러가 올라와 있다. 페더러와 페러는 15번 만나 페더러가 모두 이겼다. 만약 페러가 우승한다면 이 대회에서 스페인 선수가 우승한 6번째 선수에 등록된다.

 

희소성의 법칙이 있다. 오른손잡이 플레이어가 왼손잡이 플레이어를 만나면 어려워한다. 왼손잡이도 상대편에 왼손잡이가 있으면 불편해 한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상대해본 경험의 부족에 기인한다. 왼손잡이는 오른손잡이와 상대해본 경험이 많지만 오른손잡이는 상대적으로 왼손잡이와 상대할 수 있는 기회가 적기 때문이다.

 

서브 앤 발리어가 전멸한 상태에서 페더러의 서브 앤 발리어로의 도전은 그가 세워왔던 기록에 또 다른 기록을 세울 수 있는 충분한 이유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다비드 페러(스페인.32세)는 준결승에서 바브링카를 이기고 올라온 베네토를 2:0으로 손쉽게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

 

▲ 세레나 윌리엄스는 보즈니아키를 2:1로 누르고 결승에 진출했다

 

▲ 이바노비치는 샤라포바와의 준결승전에서 1세트 6:2, 2세트에 들어서 4:0까지 앞서 갔으나 주심의 콜 에러로 흐름이 끊긴 뒤 5:7로 역전 당했다. 3세트 들어 혈전을 벌인 끝에 샤라포바에게 4:5 매치 포인트까지 잡혔으나 그 게임을 브레이크 시킨 후 7:5로 역전하며 결승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