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현대미술관 무료 티켓. 미술관은 보통 오후 5:30까지 운영되지만, 무료 티켓이 배부되는 금요일은 저녁 8:00까지 연장 운영된다. 금전적인 부담은 없으나 관람객이 많아 번잡하고 시끄러울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누구나 해외여행을 하고 싶어 한다. 하지만 젊어서는 돈이 없고, 장년이 돼서는 시간이 없어서 못 간다. 애들 다 키우고 직장 나갈 일도 없는 나이가 되면 설령 돈과 시간이 모두 있어도 힘이 달려서 다니기 어렵다. 또 혼자 가려니 무섭고 함께 가자니 마땅한 사람이 없다. 그러나 해외여행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돈 때문이다. 어떤 나이에도 돈이 넘쳐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고 대부분 돈이 넉넉하지 않으니 욕심만큼 여행을 가지 못한다. 그렇다면 해외여행을 하되 최대한 값싸게, 가장 부담이 없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 젊을 때는 바빠서 엄두를 내지 못했다가 마흔다섯 살 이후 틈틈이 여행을 다니다 보니 어느새 90개국을 가봤다. 이제까지의 경험을 살려 해외여행 값싸게 다녀오는 요령을 생각해본다.

첫째, 찾아야 한다. 여행을 떠나기 전에 항공권 정보부터 숙소, 식당, 교통, 볼거리 등 방문지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조사, 검토해야 한다. 여행 재미의 절반은 계획을 세우고 정보를 찾는 과정이다. 정보를 검색하고 비교 연구하는 시간과 실제로 지불하는 여행비용은 정확히 반비례 관계다. 예를 들어 항공권을 싸게 사려면 상당한 시간을 들여 리서치를 해야 한다. 국내외에 항공권 비교 웹사이트는 무수히 많은데 문제는 항공요금이 수시로 바뀐다는 것이다. 원래 비행기 표 값은 “며느리도 모르는 것”이고 나란히 앉은 승객들도 전혀 다른 요금을 내는 것이 보통이다. 또 비행기 표를 구입할 때 환승지에서 스탑오버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도 추가 비용 없이 더 많은 나라를 방문하는 비결이다.

따라서 여행 6개월 전부터 찬찬히 계획을 세우고 미국의 마이크로소프트가 만든 expedia.com이나 영국의 skyscanner.net, 한국의 투어캐빈 등을 수시로 검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에는 그냥 Google Flights를 찾아보면 최저 가격 항공권을 찾을 수 있다. 특히 요금이 비싼 행선지는 항공사의 마일리지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내 경우 지난해 아프리카 여행 때 대한항공 3만5천마일로 케냐 나이로비로 들어간 다음 나머지 구간은 편도구간을 구입해서 6개국을 다닌 뒤 귀국했다. 플래티넘 신용카드에 부가혜택으로 발급되는 Priority Pass는 항공사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는 카드인데 쓸모가 많다.

항공권 다음으로 큰 비용은 숙박비다. 나는 일행이 둘 이상일 때는 호텔에 묵지만 혼자 갈 때면 가장 값싼 호스텔을 주로 이용한다. 미국 호텔은 priceline.com에서 역경매 방식을 택할 만하고 호스텔은 hostelworld.com과 hostels.com이 사실은 한 회사다. 이밖에 airbnb.com은 민박예약에 안성맞춤이다. 철도가 발달한 나라에 가서는 레일패스를 사고 야간열차를 이용하는 것도 절약법이다. 시간이 어중간해서 공항에서 묵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sleepinginairports.net의 정보를 활용한다. 완전히 공짜로 숙소를 얻는 길이 없는 건 아니다. 일단 couchsurfing.org에 가입해서 소파나 베드를 제공해 줄 호스트를 찾으면 되는데 이용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평이 대체로 좋은 듯하다. 남에게 무작정 신세지는 것이 꺼려질 수는 있지만 현지인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기도 하다.

둘째, 바꿔야 한다. 여행을 값싸게 다니는 데는 고정된 정답이 없고,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 나는 여행사의 패키지 투어를 거의 이용하지 않고 자유여행을 선호하지만 중국을 갈 때는 예외다. 여태껏 30~40번이나 중국을 가봤는데 장기간 중국을 종단 또는 횡단할 때는 당연히 독립적 자유여행이지만 특정 관광지를 여럿이 갈 때는 패키지 투어가 가장 돈이 적게 드는 선택이다. 그러나 남미, 아프리카 등은 패키지 투어 가격이 자유여행의 두세 배 비싼 것이 보통이다.

어떤 여행지든 방문객이 몰리는 성수기가 있기 마련이다. 북반구의 경우 7월과 8월 휴가철이나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는 어딜 가나 북적이고 나라와 곳에 따라 벚꽃철이나 단풍철, 설날과 축제·명절 등에는 숙박교통비가 폭등한다. 이런 대목 장날을 피해야 여행비용을 아낄 수 있음은 물론이다. 또 세계 곳곳에는 이른바 투어리스트 트랩이 널려있다. 중국은 관광명소 입장료가 비싸고 프랑스 레스토랑에서 디너 한 번 먹으려면 식당 밥값이 장난이 아니다. 뉴질랜드의 경우 온갖 액티비티를 내걸어 바가지를 씌운다. 각종 패스를 활용하는 것 외에 돈을 아끼는 최선의 방도는 관광객들이 다니는 코스를 빗겨나서 공짜인 명소를 찾는 것이다.

짧은 일정에서 공짜인 곳만 가려도 시간이 모자란데 굳이 엄청나게 비싼 돈을 치르며 관광명소에 들어갈 필요가 있을까. 어느 도시에 가든 주마간산을 피하려면 2주일 정도는 머무는 것이 좋다. 설사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한 곳에 최소한 이틀 정도는 투자를 해야 얼마만큼 돌아볼 여유가 있다. 나는 어느 도시나 현지인들이 이용하는 수퍼마켓에서 식료품을 구입해 식사를 해결한다. 그래도 좋은 곳 한두 군데 정도는 약간 돈을 써서라도 꼭 찾아가는 호사를 부린다.

셋째, 걸어야 한다. 여행은 경치나 건물보다는 사람 구경이 더 좋다. “얼굴은 풍경”이라 했던가. 마주치는 사람들의 얼굴에 역사가 씌어있고 그 표정에 사연이 담겨있다. 관광명소를 찾아가는 길이든 평범한 골목길이든 되도록 많이 걸으면 차만 타고 스쳐 지나가는 것과는 달리 더 많은 것을 느낀다. 나는 어떤 도시에 가든 그 지역 대학과 번화한 시장을 꼭 가보고, 시내버스를 타보는 일을 빼놓지 않는다. 대학생들의 눈망울에서 그 나라의 미래를 읽고 시장에서 숨결을 느끼며 버스에서는 서민의 삶을 체험해보기 때문이다. 많이 걷다보면 그곳의 속살을 들여다 볼 기회가 늘어난다.

내 경우 공항에 도착해서 시내로 들어갈 때도 택시를 타는 일은 거의 없다, 미리 toandfromtheairport.com에서 대중교통정보를 확인해서 되도록 버스나 기차 등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푼돈을 아끼려고 뉴델리 공항 주위를 네 시간이나 걸어본 적도 있다. 가까운 곳은 걸어가고 먼 곳도 대중교통을 이용해 찾아가면 그냥 택시 집어타고 관광명소에 가서 증명사진을 찍는 것과는 색다른 흥취가 있다. 돈을 아껴서 알뜰여행을 하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