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사모…'테니스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의 줄임말이다.

 

1999년, 테니스를 좋아하는 부산의 동호인 13명이 모여 테사모를 결성했다. 그들은 IMF 여파로 국내 테니스 대회가 사라지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그들은 의기 투합하여 국내 대회를 개최하기로 했고 실천에 옮겼다.

그리고 2002년, 부산에서 아시안게임이 열렸다. 테사모 회원 14명은 심판 강습회에 참석하여 심판 자격증을 획득했고 아시안 게임에서 선심으로 변신했다. ITF(국제테니스연맹)와 아시아테니스연맹은 테니스 활성화에 대한 그들의 마음을 읽었고 하나의 제안을 해왔다. 국내 대회를 개최하고 있던 대회를 ATP대회로 키우자고 한 것이다. 테사모의 모든 회원들은 그 제안에 흔쾌히 응했고 다음해인 2003년 국내라는 타이틀은 국제대회로 바뀌어 각국의 선수들이 부산을 찾게 만들었다.

 

부산오픈 챌린저 테니스대회는 올해로 12회째다.

올해 예산 5억의 반 가량은 부산시에서, 반은 회원들이 책임진다. 부산시 지원금 5천만원에서 시작한 대회가 대회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점차 올랐다. 회원들의 정성이 보태져 총상금 7만5천달러에 호텔까지 제공하는 10만불 대회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이런 대회는 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지 않을까.

 

스스로 대회를 키워온 만큼 테사모 회원들의 자부심 역시 대단하다. 자부심은 다른 이가 부여하기도 하지만 스스로 만족하지 않으면 가질 수 없는 마음이기에 그들의 자부심이 커지는 만큼 책임과 의무 역시 함께 커야 한다는 것을 안다. 때문에 그들은 적지 않은 회비에도 불구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내고 대회를 위한 봉사 역시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스스로 즐거운 마음으로 한다. 부산오픈 챌린저 테니스 대회가 동급의 그 어떤 대회보다 의미를 가지고 있는 이유이다. 순번제로 돌아가면 맡던 테사모 회장 자리도 입후보 과정을 거쳐 선출해 손병창 회장이 몇년째 중책을 맡아 감당하고 있다. 손 회장의 생각은 오로지 부산오픈을 국내 제일 번듯한 대회(투어대회로 까지 발전)로 키우는 데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2014년 5월 16일.

스포원 테니스코트에서 국내 선수 두명의 8강전이 있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정현(삼일공고,삼성증권후원,384위)과 아미르 웨인트라웁(이스라엘,195위)의 경기에서는 정현이 세트 스코어 2:0(7-5 7-5)으로 이기고 4강에 진출했다. 정현은 4강에 진출함으로써 국내 최연소(만17세11개월) ATP챌린저 4강에 진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17일 오후 2시부터 열리는 준결승전은 지미 왕(대만,195위). 2007년 이 대회에서 우승을 했고 지난해 윔블던 2회전에 진출한 아시아 실력자다

 

 

이어 열린 8강전은 남지성(삼성증권,579위)이었다. 일본의 소에다 고(122위)를 맞아 남지성은 1.2세트 모두 팽팽하게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나갔으나 마지막 자신의 서브게임을 모두 브레이크 당해 0:2(4-6 4-6)로 아쉽게 져 4강에 합류하지 못했다. 소에다 고는 2012년 7월 ATP랭킹 47위를 기록했었고 2008년에 부산오픈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는 투어 선수다.

 

이번 대회의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양희우 홍보실장은 “부산오픈에서 한국선수가 우승했을 때(2003년 김영준, 2006년 이형택, 2009년 임용규) 테니스인으로서 가장 즐거웠다” 라며 웃으면서 말했다.

 

그렇다.

대회를 개최하는 주최 운영진이건, 협회 관계자이건 간에 테니스인의 한 사람으로서 가장 즐거울 때는 자신이 응원하는 사람이 성적을 내는 것이고 우승하는 것이다.

 

테니스라는 운동이 참 잔혹한 스포츠인지라 이유 없이 승부를 내야 하기에 최종 승자는 단 한 사람으로 귀결 될 수밖에 없다. 그러하기에 우리는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 사람이 우승하지 못 한다 해서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할 뿐 슬퍼하지 않는다.

 

그들이, 그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 코트에서 뛰는 것만으로도 우린 충분한 것이다. 전후 좌우를 종횡무진 뛰어 다니고, 도저히 받지 못할 볼인 듯 한데 뛰어가서 받아 내며, 호쾌한 패싱 샷을 날릴 때 우린 그들을 응원하고 환호하며 열광한다. 이기고 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이기고 어떻게 졌느냐 하는 그 과정 역시 우리에겐 더 없이 소중하기 때문이다.스포츠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스포츠맨십에 입각하여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17일 오후 2시 정현이 코트를 종횡무진 뛰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임용규-정현 페어와 태국의 테니스 영웅인 라티와타나 쌍둥이 형제의 복식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

 

홈 어드빈티지는 자국 선수에게 유리한 여건을 만들어 줄 수 있다. 그 유리한 여건이란 억지로 이기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과 환호다. 아이들은 사랑으로 크고 테니스 선수는 경기장의 응원 소리로 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