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SPTA 컨퍼런스에 참석하면서 놀란 일이 하나 있다.

그것은 금요일 점심 오찬장에서 벌어졌다.  

코트에서 열리는 USPTA 등급 시험을 취재한 뒤 초청받은 점심 오찬장에 입장했다. 20분 지각.

막연히 뷔페 식사겠지하면서 뒤 늦게라도 자리를 잡아 식사를 하면 될 것으로 예측한 것은 큰 오산이었다.  초청장에 적힌 런천(LUNCHEON)이라는 것은 테이블에 그룹별로 앉아 정해진 메뉴를 이동하지 않고 먹는 것 같았다. 무식이 죄다.

진중한 회의 분위기에서 식사를 하는 데 동양인 3명이 빈자리를 찾아 조용히 앉았다.

이 자리는 2013 USPTA 컨퍼런스 연례회의인 것이다. 식사를 하면서 올 한해 각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사람들에게 시상을 하는 시간이었다.

80살이 넘은 빅 브래든과 스티브 윌킨슨, 닉 볼리티에리에게 USPTA 명예의 전당 회원의 영광을 전달했다.

우리나라에도 80~90년대의 테니스교본 저자로 알려진 빅 브래든은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어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170cm도 안되는 작은 키의 80대 노인이 과연 젊은 시절 테니스계를 주름 잡은 사람이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세월의 흐름을 나타냈다. 선수로도 명성을 떨친 브래든은 지도자로서도 성공적인 삶을 살았다. Coto de Caza 대학 감독을 지내며 '미래를 위한 테니스' 빅 브래든 방식테니스를 어린이에게 가르치는 법' '멘탈 테니스' '빠른 교정' 등의 테니스 전문 서적을 출간했다. 선수시절 라이벌이자 친구인 잭 크레머와 함께 재단을 만들며 대학 테니스를 활성화 시켰다.

세계 1위 제조기로 알려진 닉 볼리티에리도 명예의 전당에 초대되었다. 

닉은 1978년 플로리다에 최초의 풀 타임 테니스 기숙 학교를 만들어 안드레 애거시, 보리스 베커, 짐 쿠리어, 마르티나 힝기스, 옐레나 얀코비치, 마르셀로 리오스, 모니카 셀레스, 마리아 샤라포바와 비너스와 세레나 윌리엄스 등 세계 1위를 만들어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번 컨퍼런스에서 왼손이 불편한 채로 강의실마다 찾아 다니며 경청하는 이른살 나이의 지도자 잭 포스터도  필자의 눈에는 신기하게 보였다. 인디언풍의 잭은 이번 컨퍼런스에서 올해의 테스터 상을 수상했다.  텍사스테니스협회 임원을 맡으며 텍사스 테니스 발전에 기여를 했다. 잭은 USPTA에 22년간 회원으로 있었고 50년간 지도자 생활을 유지했다. 

이밖에 여러 주제를 정해 미국 전역에서 테니스 발전을 위해 활약한 지도자들과 매니저를 선정해 시상했다. 상의 주제를 정하면서 수십년간 시상식을 치러 온 미국테니스지도자협회는 존경받는 지도자로 살고자 노력을 하게 하여 수준높은 분위기를 만들어 가고 있다.

미국 역사는 우리에 비해 짧다. 하지만 이렇듯 테니스 분야에서도 전통과 체계를 쌓아나가며 사람들을 길러내고 존경받는 자리에 올려놓는다.  이러한 일이 반복되고 시간이 흘러갈수록 그러하지 못하는 우리나라와 격차가 벌어질 수 밖에 없다.  사람이 사람을 만들고 그 사람이 또 사람을 만들어내는 미국프로테니스협회 시상식 운영 방식이 부럽고 놀라울 따름이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2013 USPTA 수상자

닉 볼리티에르, 빅 브래든, 스티브 윌킨슨- USPTA 명예의 전당 헌액 
에이비스 머레이-올해의 USPTA 프로
마크 파버- USTA / USPTA 커뮤니티 서비스 상
게리 Maingot- USPTA 산업 우수상 수상
데이비드 팩-USPTA 스타
매트 그레이슨-레슨 상
존 맥 윌리엄스- 미국테니스 보급 상
신디 벤존-USPTA 다양성상 수상
페르난도 벨라스코-작은 규모 클럽 매니저 상
톰 스위저-  대형 규모 클럽 매니저 상 
필립 파머-올해의 투어 코치 상
랜디 스티븐스-올해의 고등학교 코치
폴 세틀스-올해의 대학 코치
잭 포스터-올해의 테스터

USPTA 남서부 부문 - 올해의 작은 지부 상 
USPTA 텍사스 부문 - 올해의 큰 지부 상 
USPTA 중서부 부문 - 올해의 뉴스레터 상 

▲ 치킨 샐러드식 메인 디시

▲ 신디 벤존. 다양성 상을 받았다. 28년간 USPTA 프로인 벤존은 슈스트링 테니스라는 프로그램으로 1984년부터 장애인 테니스 일을 하였고 2003년 스페셜올림픽에 관여해 일을 하였다. 시각장애인 테니스, 농아에게 작은 코트에서 하는 테니스를 보급했다. 다양한​​ 사람들을 결합하는 능력을 인정받아 협회의 다양성 상을 수상했다

▲ USPTA 명예의 전당에 오른 스티브 윌킨슨(왼쪽). 윌킨슨은 1971년에서 2009년까지 39년간 구스타푸스 아돌푸스 대학에서 코치를 역임했다. 재임기간 923승을 거두며 남자대학 테니스 역사에서 최고승을 거둔 지도자다. 현재 ATP 투어 선수인 에릭 부토락을 포함해 87명 투어 선수 가운데 46명을 지도했다. 25년전 테니스와 생명 클리닉 캠프를 설립하고 청소년과 성인의 테니스의 기량 향상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 명예의 전당에 오른 빅 브래든(오른쪽)

▲ 필자와 정세환, 유정태 코치(오른쪽부터)

▲ 오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