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성과 공격성 높인,라파엘 나달, US오픈 우승

라파엘 나달(스페인)이 시즌 마지막 그랜드슬램 무대를 우승으로 장식했다.
올해 프랑스오픈 우승자인 나달은 10일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우즈 아서애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를 3-1(6-2 3-6 6-4 6-1)로 이기고 우승했다. 이로써 나달은 201년 US오픈 이후 3년만에 정상에 우뚝섰고 올시즌 두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을 차지했다. 나달의 그랜드슬램 통산 우승은 13번째. 나달은 이번 대회 우승 상금으로 260만달러(280억여원)을 받았다.

우승 비결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은 클레이코트 황제다.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 9번 출전해 8번이나 우승했고 클레이코트에서 열린 대회 통산 전적이 292승21패. 승률이 93.3%다.
그러나 하드 코트에서 열리는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US오픈에는 지금까지 17번 출전해 우승은 두 번에 그쳤다.
프랑스오픈 우승에 비하면 별볼일 없는 성적처럼 보인다. 그런 나달이 올해 하드 코트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번 시즌 하드 코트에서 열린 대회에 세 번 출전해 모두 우승했다. 그것도 250시리즈나 500시리즈가 아닌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다.
미국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 저널은 나달이 올해 하드 코트에서 18전 전승을 거둔 비결로 샷의 정확성과 공격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달은 그동안 강한 체력과 상대 공격을 받아내는 능력이 강점으로 꼽혔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공이 느리게 튀는 클레이코트에서 그의 강점이 최대한 발휘되었다. 그러나 비교적 랠리가 짧게 끝나는 하드코트에서 나달의 장점이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다.
나달의 삼촌 토니와 함께 코치를 맡은 프랜시스 로이그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나달이 무릎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많이 움직일 수 없다"며 "그렇다면 샷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반대편 코트에 생수병이나 공을 가져다 놓고 목적타를 날리는 연습을 수차례 했다는 것이다.
샷의 정확성을 높이려는 이유는 다운 더 라인 공격의 성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다. 샷이 조금만 흔들려도 라인 밖으로 나가기 쉽기 때문에 대각선 공격보다 성공률이 떨어진다. 하지만 일단 라인 안쪽으로 들어가면 득점률이 높다. 최근 무릎 통증 탓에 예전처럼 많은 움직임을 갖기 어려워진 나달로서는 가뜩이나 랠리가 짧은 하드 코트에서 자신만의 무기를 장착할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로이그 코치는 "샷의 정확성을 높인다는 것은 결국 모든 샷을 목적을 갖고 친다는 의미"라며 "바운드가 빠른 하드 코트에서 승리와 무릎 건강을 모두 잡으려면 리커버리 샷과 대각선 공격을 줄이고 포핸드 다운더라인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네트 플레이도 더 자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 야구로 치자면 변화구 투수가 나이를 먹으면서 오히려 강속구를 배워 써먹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나달은 이런 식으로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주면서 올해 8월 하드 코트에서 노박 조코비치(1위,세르비아)를 꺾은데 이어 US오픈에서도 세계 1위를 물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