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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테니스만큼 좋은 여건 없다"코오롱테니스아카데미 이정석 팀장
박원식 기자  |  pwseek@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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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8.02  08:4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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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소리

서울 장충코트에 있는 코오롱테니스아카데미 이정석 팀장을 18일 만났다. 이정석 팀장은 무명에 가까운 선수시절을 보내다 대학을 졸업해 초등 지도자의 길을 택했다. 대한테니스협회가 주관한 ITF 레벨 1 지도자 과정을 거쳐 튜터(지도자)로 활동한 이 팀장이 우리 엘리트 테니스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결론적으로 우리나라 테니스 여건은 좋고, 잘하는 주니어도 많아 발상의 전환만 하면 우리나라 테니스도 된다는 것이다. 아이템별로 재구성했다. 편집자

 

단기, 중기, 장기 목표를 설정하라

목표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계획을 짜라

10살때 모든 운동을 잘 할수 있는 능력을 갖춰라

자동화시스템이 만들어지고 지속적이어야 한다

이기는 경기를 하려면 훈련의 절반을 첫 서브에

투어비, 월급, 코트, 지도자 공급하는 한국테니스

 

1 단기, 중기, 장기 목표 설정

정현의 윔블던 준우승으로 우리나라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정현 외에 이덕희 강구건 홍성찬 정윤성 등 좋은 자질을 가진 선수가 많다.투어 선수가 될 공산이 크다. 그런데 외국 선수들은 어려서 부터 목표를 설정해 놓고 운동을 한다. 올해는 주니어 몇 위안에 들고 내년에는 주니어 그랜드슬램 성적을 올리고 5년 뒤에는 퓨처스 우승을 하는 것 등등,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해 놓고 있다.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도 장기 목표는 일본 최고의 선수였던 마쓰오카 슈조의 45위 랭킹을 넘어서는 것이었다. 그런데 지금 톱 20안에 들고 있다. 목표가 있으면 선수는 달라진다.

2 목표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구체적인 계획

우리 선수들에게 어떤 목표를 갖고 있냐고 하면 윔블던에서 뛰고 싶다,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 등 나름 목표를 갖고 있다. 그러면 다시 질문을 한다. 윔블던을 어떻게 갈 것이냐고 물으면 그냥 열심히 하면 된다고 답한다. 전세계 테니스 선수들은 다 열심히 한다. 열심히 한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구체적이어야 한다. 윔블던에서 뛰고 싶다면서 ITF 주니어 대회는 17~8세에 뛰어 든다. 그래서는 늦다. 심지어 ITF 주니어 대회를 제대로 출전하지 않고 성인 무대를 맞이하는 경우도 많다. 그렇게 해서는 윔블던에서 뛸 수 없다. 지금은 프로 입문 무대인 퓨처스대회를 몇 살부터 뛰는 냐가 중요하다.
윔블던 우승자 퀸지(이탈리아)는 주니어 1등을 하면서도 성인무대에서 성적을 내고 있다. 언제 어느 무대에서 뛰느냐가 중요해 졌다.
ATF(아시아테니스연맹) 14세 대회를 거쳐 ITF(국제테니스연맹) 주니어 1~5그룹대회, 주니어 4대 그랜드슬램, ITF 퓨처스와 서키트 무대,ATP와 WTA의 챌린저와 투어,그랜드슬램 무대 출전 수순이 있다.
차곡차곡 경험을 하고 계획을 세워야 가능하다. 무작정 되지 않는다. 목표에 따른 계획이 없으면 중간에 포기한다.


3 10살때 다양한 운동 능력 중요

다양한 운동을 하다가 테니스가 적성에 맞아 시작하는 외국 선수들과 달리 우리는 바로 테니스를 하는 경우가 많다. 테니스를 시작하면 소년체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고 전국대회 입상에 전력을 다한다. 10~11살때 팔과 다리, 몸통의 협응능력(코디네이션)이 중요한데 우리는 따로 논다. 요즘 우리나라 테니스 선수는 축구,농구, 야구 등을 골고루 잘하는 선수가 없다. 오로지 테니스만 한다. 테니스 5세트를 하려면 1만개의 스윙이 필요하다. 그래서 다양한 신체 능력이 요구된다.
테니스 선수가 경기를 하다 에러를 하는데 스윙이 잘못되어 에러가 날 확률은 7%밖에 안된다. 발이 늦거나 멘탈적으로 다른 생각을 하는 등의 이유,93%로 실수를 한다.


4 테니스 자동화 시스템

초등학교 1~2학년에 테니스를 시작해 5년간 한 선수의 시스템이 이뤄진다. 중학교에 진학하면 중학교지도자의 눈으로 선수의 시스템이 새로 만들어진다. 고등학교에서는 또 다른 시스템으로 만들어진다.
우리나라 선수들은 자기 몸에 맞는 제대로 된 시스템을 구축할 수가 없다. 페더러,조코비치, 나달은 경기전에 스윙 연습을 하는 경우를 본 적이 있는가. 스윙 연습을 할 필요가 없게 이미 어려서부터 만들어졌다. 정상급 선수들은 타이브레이크가 되어도 스타일의 변화가 없다. 첫 세트 경기 초반과 별 차이없게 일정한 시스템으로 서브를 넣고 랠리를 하고 위닝샷을 구사한다. 경기내내 일정한 수준의 플레이를 하려면 자동화가 되어야 가능하다. 경기에 들어가 가방을 놓는 위치, 볼을 몇 번 튀기고 서브를 넣는 지 미리 정해 놓는다. 코트에서 하는 모든 행동을 일정에 넣는다. 말하자면 경기 루틴을 만든다. 호흡하는 것도 계산하는 것이 외국 선수들이다. 이러한 것을 미리 상정해 놓고 연습을 하면 경기에서 기복이 적다. 코트에서 자기 플레이를 하고 나온다. 반면 우리나라 선수는 경기마다 매번 다르고 경기도 단체전도 있고 개인전도 있다.

5 순간적으로 집중

테니스를 보통 세시간 하는데 세시간 내내 집중하기는 어렵다. 1분만 최고로 집중하고 풀어주면 된다. 경기내낸 집중하라고 하는데 세시간을 집중하기는 어렵다. 1분간 집중하고 풀어주고 다시 1분간 집중하는 것을 반복하면 테니스에 필요한 집중력이 생긴다.


6 지도자들의 롱백

테니스 코치는 선수위에 군림하는 절대자가 아니다. 스텝이고 서포트맨이다. 경우에 따라 선수가 경기중에 먹을 것을 미리 챙겨주고, 바나나 껍질도 주워주고 수건을 마련해 주는 것이 코치다. 그러면서
선수를 늘 지도하고 몸을 만들어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코트가 직장이고 테니스 가방안에 테니스 지도에 필요한 모든 것이 있어야 한다. 선수에게 튜빙이 필요하면 튜빙을 내놓고 타월이 필요하면 타월을 건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것을 담을 수 있는 롱백이 필요하다.
ITF 레벨 1,2 과정을 통해 공부하고 노력하는 지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

7 지도자들 공론의 장

테니스피플은 아주 좋은 신문이다. 독자들 가운데 동호인도 있고 선수도 있다. 신문에 실린 것들이 좀 더 구체화되었으면 좋겠다. 선수와 지도자, 동호인 등등이 보면 모두 유익한 신문이 되면 좋겠다. 지도자들이 테니스피플을 통해 테니스에 관한 것을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면 한국테니스를 발전시키는 매체가 될 수 있다. 앞으로 테니스를 하는데 필요한 것들이 모여지고 정리해 냈으면 좋겠다.

8 훈련의 절반을 첫 서브 넣기

우리나라 선수들이 서브가 약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서브를 하루에 1천개씩 넣는다고 서브가 강해지는 것은 아니다. 서브를 넣기 전에 곤봉을 돌리고, 튜빙을 하고, 웜업을 하는 등 서브에 필요한 몸을 만들어야 한다. 크로스와 다운더라인 등 다양한 코스와 구질과 바운드를 의식해야 한다. 서브에 훈련 시간 절반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첫 서브로 득점확률이 높아 첫 서브에 온 신경을 써야 한다. 서브가 세고 약한 것보다는 얼마나 효과적으로 점수를 획득하느냐에 승패가 달렸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스트로크는 서브 수준에 비하면 그리 낮은 수준이 아니다.
경기때 서브가 약한 선수에게 볼 3개를 주고 첫서브 넣듯 3개를 시도하라고 주문하고 있다. 3개중 하나는 들어가고 에이스가 나올 확률을 높일 수 있다. 동시에 '세컨 서브'라는 개념을 머리속에서 지울 수 있다.

   
 

9 이메일 주소만 보내면

ITF 레벨 1 교육 때 외장하드 500기가에 그동안 수집한 테니스 영상과 LTA 훈련 방법 등이 있다. 그동안 외국 컨퍼런스 등을 찾아 다니며 모은 것들이다. 다 가져가서 사용하라고 권한다. 현장에서 실시하라고 권유한다. 자료를 나누는 이유는 인프라가 넓어야 최고가 나오기 때문이다. 왜 혼자만 갖고 있지 나누냐는 지적도 있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도전을 받아야 나도 성장한다. 이메일만 주면 모든 자료를 주고 공유하겠다. 선수의 목표와 계획 세우기, 서브 체크리스트, 경기전 불안한 심리 극복에 관한 멘탈 등 다 나누고 싶다. 나누면 다시 채워진다는 것을 믿는다.

10 열심히 하니까 되더라

고등학교때 테니스 성적도 좋지 않았다. 대학도 테니스로는 못갔다. 따로 공부해 2000년에 나주대에 진학했다. 좋은 선수도 아니었고 스펙도 좋지 않다. 하지만 초등학교 코치하면서 미친듯이 가르쳤다.
영어 회화 공부는 출퇴근하는 두시간 동안 '시원영어'한다. 영어로 된 인터넷 테니스 자료는 '구글' 자동번역기를 사용해 정보를 습득한다. 주말과 점심때 책을 많이 본다. ITF 교재를 기본으로 보고 응용을 하고 자기 것을 개발해야 한다. 테니스가 즐겁고 하루하루가 행복하다. 돈보다는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것이고 우리나라 최고의 코치가 되도록 만들어 달라고 청했다. 선수를 맡으면서 해야될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아 기쁘다. 호기심이 발동되고 어떤 데이터가 나올지 궁금하다.

11 한국테니스만큼 잘해주는 곳 없다

우리는 정말 조건이 좋다. 운동을 잘하면 한솔과 삼성 등에서 선수에게 투어비를 제공한다. 운동할 코트도 주고 지도자도 공급해준다. 어떤 나라에 이런 시스템이 있는가. 동호인의 서포트도 있다. 선수가 잘하면 박수칠 관중이 많다.

 

   
 

이정석은

숭문중-고 테니스선수
나주대학교 체육학과
동호인 레슨
신중초등학교 테니스부 코치
코오롱테니스아카데미 팀장
2011 이집트 코치 컨퍼런스 참가
ITF 레벨 1 지도자 교육 튜터(대한테니스협회)

취재 후기
해마다 7월이면 고등학교 3학년 테니스 선수들의 대학 진로가 어느 정도 결정된다. 대다수 선수들은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채 초등학교때부터 해온 테니스를 그만 둘 위기에 처하곤 한다. 이정석 팀장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테니스로 갈 대학을 찾지 못해 대학입시 재수를 했다. 소위 명문대도 아닌 곳에서 체육학을 공부해 일찌감치 선수 대신 지도자 길을 준비했다. 외국 자료도 보고 국내외 연수를 힘닿는 데 까지 했다. 스펙이 없는 대신 노력으로 보상받으려 했다. '좋은 지도자는 스타 플레이어 보다 2류 선수에게서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을 입증하려는 듯 오늘도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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