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흥민이 아시안컵 호주와의 8강전 종료 1분을 앞두고 페널티킥을 얻어낸 장면. 후반 골이 안터지자 손흥민은 우격다짐 몸으로 골대를 향해 돌진했다

한국 축구팬을 즐겁게 해준 손흥민 선수가 아시안컵 호주와의 8강전후 "나라를 위해 뛰는데 힘들다는 건 핑계"라며 팬들을 흡족케 했다. 손흥민은 경기종료 1분 전에 동점을 이루는 페널티킥 기회를 유도했고 연장전에는 프리킥으로 그림같은 결승골을 만들며 2-1 승리를 이끌었다. 종료 1분전까지 보인 그의 투혼은 실력이 아니라 정신력이었고 그 정신력이 그를 높이 평가하게 했다.
어떠한 핑계, 힘듬, 아픔도 필요없었다. 보통 축구 연장전에 가면 다 지치는데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았고 하나로 뭉쳐있었다는 것이다.

캐나다와의 데이비스컵에서 손흥민과 같은 모습을 국가대표 홍성찬이 보여주었다.

4단식과 1복식에서 3승을 하면 이기는 데이비스컵에서 첫날 권순우의 패배에 이어 홍성찬 자신도 패배해 팀이 큰 위기에 봉착했다. 둘째날 복식에서 남지성-송민규가 캐나다 복식을 이기자 작은 체구의 홍성찬에게 막중한 승리의 무게가 실어졌다.

상대는 자신보다 랭킹이 100계단이나 위인 장신 강서버 가브리엘 디알로. 첫세트를 5대7로 내주자 분위기는 캐나다의 승리 쪽으로 흘렀다. 2세트도 서브게임을 잃어 0대2가 되자 기운이 빠질 수 밖에 없었다. 상대가 앞뒤로 뛰면 홍성찬은 좌우로 거의 눕다시피하며 공을 막아냈다. 사력을 다해 로브한 볼이 상대 키를 넘겨 베이스라인 안쪽에 떨어지길 서너번. 2세트 4대4에서 기어코 상대 게임을 브레이크해 게임을 원점으로 돌렸다. 백핸드쪽 공을 슬라이스로 줄기차게 대처해 생전 받아보지 못한 공을 접한 캐나다 가브리엘 디알로의 포핸드 공격 실수 유도도 홍성찬의 지혜였다.
2세트 5대4로 홍성찬이 앞서자 권순우가 다음 단식을 준비하려고 벤치 응원을 뒤로 한 채 트레이닝실로 달려갔다. 친구가 2세트는 물론 3세트도 이긴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간전적 1승2패 , 세트스코어 1대1. 홍성찬의 3세트에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운명이 걸렸다.
쿠팡플레이로 국내에 중계된 방송에선 해설자가 연신 대한테니스협회장의 부재와 대표팀의 지원 부족으로 선수들이 힘겨워 하고 있다는 말이 연신 나왔다. 선수들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것이다.

3세트들어 팽팽한 균형은 1대2에서 홍성찬이 자신의 서브게임을 잃으면서 깨졌다. 그리고 가브리엘의 서브는 더 위력을 발휘해 자신의 게임은 쉽게 따냈다. 스코어는 1대4.

4대1로 벌린 가브리엘은 이제 결대로 치기 시작했다. 홍성찬의 가장 먼쪽으로 공을 보내며 득점을 차곡차곡 쌓았다. 자신의 게임만 지키면 된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풀어갔다. 승산없는 홍성찬과의 랠리에는 라켓만 댔다. 코트를 전체적으로 뛰어다니느라 소모한 체력 탓에 홍성찬은 샷에 힘을 주면서 그동안 라인안쪽에 들어간 공이 나가기 시작했다.  3세트 1대5. 가브리엘의 포효가 이가 스타디움에 울려퍼졌다. 

이 순간부터는 체력이나 실력이라기 보다는 정신력이었다.  3세트 5대1에서 가브리엘의 서브는 위력을 더해 대포알로 변했고 홍성찬의 소총과 방패를 무력화시켰다. 서브 넣은 후 3구는 무조건 홍성찬에게서 가장 먼 곳으로 보냈다.  남지성과 송민규의 복식이 믿고 볼 경기라면 홍성찬의 경기는 끝날때까지 가슴 조리면 본다. 백핸드쪽을 잔뜩지킨 홍성찬이 이를 물고 버텼으나 1승을 보태는데 부족했다.

캐나다는 에이스 알리아심, 샤포발로프가 빠진 가운데 어린 가브리엘 디알로가 권순우와 홍성찬을 나란히 상대해 이기면서 성공했다.  김영준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국가대표팀은 2022년 데이비스컵 우승국 캐나다에 1대3으로 패하면서 월드그룹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지역 1그룹에서 승리해 다시 월드그룹 예선을 치러야 본선에 오를 수 있다. 

이로써 2023 데이비스컵 결승진출국 호주와 이탈리아, 와일드카드 영국과 스페인 그리고 예선에서 승리한 캐나다와 슬로바키아, 벨기에, 독일,네덜란드,체키아, 미국,핀란드,프랑스,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16개국이 4개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한 뒤 월드그룹 베스트 8을 가린다. 지난해 아시아국가로는 유일하게 우리나라가 16강에 진출했다.  이번에는 우리나라와 함께 대만과 카자흐스탄이  도전했지만 16강에 못올랐다. 

우리나라는  앞으로의 일정이 어떻게 되나.

월드 1그룹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콜롬비아, 일본, 오스트리아, 이집트, 노르웨이,그리스, 보스니아 헬체고비나, 폴란드, 터키, 덴마크,인도,리투아니 등 12개국이 우리나라를 포함한 월드그룹 예선에서 패한 12개국과 대진추첨해 9월에 경기한다. 이기면 다시 내년 2월에 월드그룹 예선전을 이번처럼 치른다. 

그래서 한번 떨어져 오르려면 2승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2개 국가를 이겨야 월드그룹 조별리그 16강에 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