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정부가 2016년 5월 제정한 체코 새 국호 '체키아'가 데이비스컵 현장에 등장했다. 

체코를 부르는 영어식 한 단어로 체키아라는 용어를 만들어 병용한다고 유엔에 통보했지만 국민들은 '체코 공화국'(Czech Republic)으로 불러왔다.

프랑스의 정식 국호가 프랑스 공화국(France Republic)이지만 대개 프랑스라고 부르듯 체코 역시 국제 행사나 스포츠에서 체키아를 사용함으로써 쉽게 부르고 친근감을 더하자는 뜻에서 체키아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체키아가 유엔의 데이터베이스에 추가된 후 체코를 체키아로 부르는 것을 권고했고, 미국 국무부도 체코 공화국과 함께 단축어로 체키아를 사용한다고 공식 결정했다.

체코는 슬라브족이 7세기에 세운 모라비아 왕국과 뒤이은 보헤미아 왕국을 모태로 한 때 중부 유럽의 강국이었으나 15세기부터 오스트리아-헝가리 이중제국의 속령으로 300여 년간 지배를 받다가 1918년 체코슬로바키아로 독립했다. 체코슬로바키아는 국민투표를 거쳐 1993년 체코와 슬로바키아로 분리했다.

그런 체키아가 22일 말라가 데이비스컵 파이널8 8강 토너먼트에서 호주에게 1대2로 역전패했다. 

야로슬라프 나브라틸 감독은 "우리에게 준결승에 진출할 큰 기회가 있었다, 두번째 단식 2세트 5대4에서 서브 게임을 내준 것이 뼈아프다"며 "호주 선수들이 우리 선수들보다 네트에서 빨리 움직이고 서브도 좋았다"고 말했다. 

나브라틸 감독은 경기 뒤 호주 선수들 전원과 체코 선수들이 악수를 나누며 우정을 나눴다. 경기장을 빠져나가기전 단식과 복식을 뛴 레헤츠카와 함께 체코 응원단에게 손을 들어 감사인사를 했다. 

남자테니스국가대항전, 4강 티켓을 거의 다 쥐었다 바람에 날린 체코. 자포자기하다시피 귀국길에 오를 뻔한 호주. 끝까지 승부의 끈을 놓치않고 버티고 기회를 찾다 4강 티켓을 잡은 호주. 7시간의 경기 뒤에 상대를 존중했다. 

경기 뒷모습도 품위가 있는 국가대항전의 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