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이널8 경기장 천정에 있는 본선 16개 진출국. 대한민국도 2년 연속 당당히 들었다. 조금만 더하면 조별리그 16강에 진출하고 거기서 조금만 더 강력해지면 8강, 4강, 결승도 간다. 우리나라도 데이비스컵 우승할 수 있다 .100위내 단식 선수 2명, 복식 전문 선수면 충분해 보인다

 2년 연속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리는 데이비스컵 파이널 8을 취재했다. 

우리나라도 안나오고, 아시아 기자 한명도 없는데 왜 취재를 할까.

테니스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프로 테니스 선수들이 조국의 이름하에 국기를 달고 테니스를 평소 투어대회에서 보다 더 열심히 한다. 땀과 눈물,정신 집중이 어우려져 스포츠 본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비록 5세트, 4단 1복이라는 포맷은 2단1복 3세트 경기로 축소되었지만 복식에서 노애드가 아닌 듀스게임으로 치러졌다. 

개최국 스페인이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는데 말라가 8강 토너먼트대회에 관중이 있을까 생각했는데 기우였다. 거리는 온통 데이비스컵 알림판이 도배를 하다시피했다. 시내를 누비는 버스에 대회 광고가 붙어있고 주요장소에 가로등 배너가 있었다. 말라가 피카소 국제공항에도 데이비스컵 안내소가 설치되어 말라가를 찾는 테니스팬들을 반겼다. 

21일 오후 4시에 시작한 핀란드- 캐나다 첫 단식부터 많은 관중이 자리를 잡고 응원했다. 대부분 핀란드인들이었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말라가까지 4시간의 직행 비행시간이 걸리고 항공권은 조기에 구입하면 왕복 10만원대.  따라서 핀란드 사람들은 말라가를 가까이 여긴다. 일찌감치 핀란드 국영 핀에어가 말라가 노선을 개척해 다닌 지 오래다. 

핀란드-캐나다전 관중이 보기좋은 장면을 그렸다면 조코비치가 출전하는 세르비아가 영국과 경기하는 23일에는 조코비치를 보러 스페인 테니스 팬들이 대거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자국 스페인의 알카라스를 울리는 선수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려고 할 것이다. 

지난대회에는 코로나 바이러스가 여전해 검문 검색이 심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위생 검열은 전혀 없어 경기장 출입이 자유로운 점이 달라진 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대회장 주변에 온데간데 없고 마스크 착용한 사람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지난해 우승팀 캐나다는 왜 핀란드에 패했을까.

지난해에 우리나라에도 조별리그에서 어렵게 경기를 해 8강에 오른 캐나다는 매경기, 매포인트마다 선수단이 일어나 박수를 하며 코트 전사를 격려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해 우승 공신 펠릭스 오제 알리아심이 선수로 출전하지 않고 선수단 좌석에 앉아 있었다. 응원단도 지난해 절반도 안되었다. 결국 첫 단식에서 모처럼만에 경기에 나온 밀로스 라오니치가 승리해 주도권을 잡았지만 캐나다 막내 가브리엘 디알로가 캐나다 에이스 오토 비르타넨에게 46 57로 패해 복식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복식에서 캐나다는 옷도 제각각으로 입고 출전했다. 흔히 복식의 경우 옷을 똑같이 입어 상대가 혼동이 되도록 하는 것이 기본이다. 특히 데이비스컵에서는 더욱 그렇다. 캐나다에 비해 핀란드는 옷을 똑같이 입고 플레이를 해 보는 관중도 누가누군지 분간못하게 했다. 하지만 캐나다는 바섹 포스피실과 갈라노는 색이 다른 옷을 입어 핀란드가 한쪽을 택해 공격하는데 용이하게 됐다.

첫 단식에 패한 핀란드는 두번째 단식때 연세가 지긋한 핀란드 팬들의 응원으로 캐나다 디알로를 제압했다. 보통 투어 테니스는 박수의 힘으로 이기는데 데이비스컵은 박수와 함성으로 승패를 가른다. 코트에 선 선수들의 랭킹은 별로 결과에 작용하지 않아 보인다.

100위권 1명, 700위 이하 선수 1명, 심지어 34살로 대회를 접은 선수까지 모은 핀란드는 16강 조별리그를 통과하고 8강 토너먼트에서 지난해 우승국 캐나다를 무찌르는 놀라운 집중력을 보였다. 핀란드 보다 나은 우리나라의 현 대표팀 전력으로도 핀란드처럼 8강에서 4강으로 갈 수 있다. 결국 한두명의 다식 주자면 충분하고 거기에 경기내내 긴장의 끈을 놓치 않고 상대 공격을 되받아 치는 복식 전사 둘만 있으면 결승 진출도 가능해 보인다. 

데이비스컵 파이널 8의 취재는 언젠가 좋은 시절을 만나면 우리나라에서도 이 대회를 개최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비전과 우리나가 8강, 4강, 결승에 오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진행됐다. 그때가 되면 어떻게 될까하는 상상을 해보고 미리 연습해보는 것이다.

스페인 대회장은 실내농구장 바닥에 코트를 설치해 경기를 하고 스포츠센터 공터에 에어돔 실내코트 2개면을 임시로 설치해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즉 코트 세면만 있으면 연습코트와 플레이 코트의 기본 충족 조건이다.  이 정도의 시설로 일주일간의 데이비스컵 파이널 8을 치를 수 있다. 

아침 9시부터 30분~1시간 훈련 시간이 8개 팀에 주어지고 4시부터 두팀씩 출전해 경기를 한다. 단식으로 승부가 가려지면 최소 2~3시간이면 승리국이 결정된다.  중간 전적 1대1이 되어 복식으로 승부를 내려면 4시부터 시작한 경기는 10시에도 끝나지 않는다. 선수들은 밤이 짙을수록 볼 하나 하나에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테니스의 묘미고 국가대항전의 묘미다. 

▲ 데이비스컵의 꽃 응원단장. 각나라마다 응원단장이 필요하다. 포인트때마다 일어서서 관중 응원을 유도하고 그 응원단장의 팔 동작에 맞춰 고수가 북을 둥둥 친다. 우리나라의 꽹가리 하나면 이 큰 북소리와 함성 소리를 잠재울 수 있다. 그정도로 꽹가리는 세계적으로 강력하다

▲ 핀란드 벤치. 캡틴과 함께 나란히 앉았다

▲ 영국 출신의 체어 엄파이어 제임스 케사봉. 영어, 프랑스어에 이어 스페인어에 능통하다데이비스컵 핀란드-캐나다 복식 경기 체어 엄파이어로 경기를 진행하는데 스코어 콜을 스페인어로 먼저하고 이어서 영어로 마무리했다. 19살때 윔블던 라인엄파이어를 시작을 75회 연속 그랜드슬램과 15차례의 그랜드 슬램 단식 및 복식 결승 체어 엄파이어 경력이 있는 골드 배지 심판이다

▲ 복식 경기 도중 백 스크린 광고판이 꺼져 경기가 잠시 중단됐다

▲ 백 스크린이 제대로 켜진 상태. 현수막 백스크린은 이제 사라지고 LED 판으로 꾸며져 다양한 광고와 대회 알림을 하고 있다

스칸디나비아 청십자가 있는 핀란드의 국기에서 파랑색은 핀란드의 수많은 호수와 하늘을, 흰색은 겨울의 눈에 덮인 하얀 토지를 의미한다

▲ 복식 에이스로 핀란드가 승리하자 네트 앞 전위가 두팔을 뻗어 기뻐하고 벤치의 캡틴도 환호했다

▲ 관중들은 일제히 일어났다

▲ 핀란드여 일어나라 구호가 적힌 수건을 일제히 펼쳤다

▲ 국가대항전에서 한번 이기면 캡틴은 영웅이 된다.핀란드의 캡틴 야르코 니에미넨(1981년 7월 23일 출생)은 2006년 7월 세계 13위에 올랐던 핀란드 간판스타였다. 2번의 ATP 단식 타이틀과 5번의 복식 타이틀을 획득했다 . 그랜드 슬램 최고 성적은 2005년 US 오픈 , 2006년 윔블던 챔피언십 , 2008년 호주 오픈 8강 진출이었다. 대표팀을 맡아 올해 4강에 오르는 지도력을 발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