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순우

▲ 유뱅크스

그랜드슬램은 5세트중 먼저 세 세트를 획득하면 이기는 경기다. 먼저 두세트를 획득해도 한세트 더 이겨야 승자가 된다. 

28일(미국시각) 뉴욕 USTA테니스센터 그랜드스탠드에서 열린 US오픈 본선 1회전에서  권순우는 미국의 30위 크리스토퍼 유뱅크스를 맞아 1,2세트를 3-6 4-6으로 내주고 3세트 6대0으로 따내 한세트를 만회하며 추격의 발판을 만들었다.

1,2세트 경기에서 유뱅크스는 자신감있는 강한 포핸드 스트로크와 각 깊은 서비스, 변화있는 다양한 공격(드롭샷,리턴 슬라이스), 5대4에서의 서비스 게임 압박감 탈출, 랠리보다는 서브에 치중, 상대 가장 먼곳에 강한 포핸드 스트로크 구사, 서브 에이스로 세트를 마무리하는 등 자기 서비스게임에 집중했다. 실수를 하더라도 각을 보면서 스트로크를 했다.   특히 포핸드 바깥으로 빠져나가는 유뱅크스의 슬라이스 서브의 위력은 권순우로 하여금 대처하지 못하게 했다.  상위랭커의 장점을 유뱅크스는 모두 갖춘 채 권순우를 상대했다. 

백핸드 크로스 드라이브 샷을 구사하고 베이스라인에서 잘 물러나지 않는 유뱅크스를 맞아 권순우는 1,2세트를 획득하지 못했다. 

하지만 2세트 뒤 위장 장애로 약을 복용하고 3세트에 나선 유뱅크스를 상대로 권순우가 착실한 플레이를 했다. 네트앞 득점찬스에서 번번이 실수를 한 유뱅크스는 이때 권순우의 노련한 경기 운영을 이겨내지 못했다. 

빠른 리턴, 서브 포인트, T존 서비스가 있고 그랜드슬램 경험이 많은 권순우로서는 게임을 길게 보고 두세트를 내주고 한세트를 만회하며 새롭게 시작했다. 3세트에서 상대 서브게임을 세번 브레이크해 6대0으로 획득했다.   

4세트 1대1에서 권순우가 자신의 게임을 잃었고 유뱅크스는 이 게임을 따내면서 심기 일전하는 계기로 삼았다.  그랜드슬램 5세트 경험이 상대보다 많은 권순우는 뭔가 해보려는것보다 착실한 플레이로 이어가며 기회를 노렸다. 

결국 이날 승부는 4세트 5대4 유뱅크스의 서비스게임에서 났다. 

3대5에서 권순우는 브레이크 위기가 있었으나 T존 서브 에이스로 탈출해 4대5를 만들었다. 유뱅크스의 서브 게임을 3세트때 세번 브레이크한 것처럼만하면 승산이 있었다. 

권순우는 리턴 코스를 한손 백핸드를 구사하는 유뱅크스 백핸드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15-15를 만들었지만 이후 유뱅크스가 대비해 30-15. 그리고 서브 포인트가 터져 매치포인트가 됐다.  유뱅크스가 매치 포인트 압박감에서 더블폴트를 해 40-30.  유뱅크스의 다음 서비스는 권순우의 가장 먼쪽인 백핸드 깊게 빠져나가는 노터치 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날 권순우도 에이스 13개, 유뱅크스도 13개의 에이스를 기록했다.  에이스가 결정적일때 위력을 발휘한 유뱅크스는 이미 30위권에 든 선수 실력임을 보였다. 

유뱅크스에게도 이날 위기가 있었고 권순우로서는 역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3세트 위장 장애로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유뱅크스는 한세트를 거저 내주며 몸의 회복을 기다렸다. 이후 자신의 서브 게임은 지키고 권순우 서브 게임은 무리하지 않았다. 권순우가 이날 코트에서 뛴 거리는 3073m, 유뱅크스는 2390m. 유뱅크스가 683m를 덜 뛰며 경기했다.

4세트를 앞두고 화장실 타임을 사용한 뒤 코트에 복귀한 유뱅크스는 1,2세트의 경기력을 4세트 초반에 다시 보이며 권순우의 게임을 초반에 브레이크해 4세트를 운영했다. 

유뱅크스는 결국 특기인 서브의 장점을 살려 권순우를 3대 1(6-3 6-4 0-6 6-4)로 이기고  개인 처음 US오픈 2회전에 진출했다.  경기시간은 2시간 29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