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너스가 세계 1위였던 20여년전 비너스와 닉 볼리티에르 아카데미(NBTA) 에서 STA 한국 주니어 선수들과 찍은 사진:김소정, 임새미, 진슬기, 김차영, 류희선 등 그리고 서박사 네자녀

한 테니스 지도자가 식사를 하면서 고민을 털어놓았다.
제자중에 누가봐도 테니스 잘하고 부문에서 1,2등하는 주니어들이 있는데 스페인이나 동유럽에 가서 베이스 캠프를 차리고 유럽 선수들과 경쟁을 하고 싶은데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부담이 있고 길을 뚫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호주대표팀이 데이비스컵 결선대회를 앞두고 방문한 스페인 남부의 아카데미와 동유럽 세르비아의 아카데미에 문의를 해 보겠다고 하고 올해안에 추진해 보자고 했다.

코로나 이후 프로선수들 상당수가 유럽에서 나오고 우리나라를 비롯해 아시아 선수들이 그들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예전부터 테니스는 유럽이라고 할 정도다. 중국 남자나 여자 선수들이 그나마 아시아 체면을 살리며 프로세계에서 있는 것도 그들이 유럽의 크고 작은 아카데미에서 고도의 강훈련을 받고 유럽 선수들과 어려서부터 먹고 자고 경기하기에 결과로 나온 일들이다.

데이비스컵 월드그룹을 가고 주니어 14세, 16세 대표들이 아시아를 통과해 월드무대에 가고 여자대표팀이 월드그룹 플레이오프에 가지만 벽만 느끼게 된다.

정현, 홍성찬, 정윤성은 14세 대표로 있으면서 월드그룹 결승에 가서 정상급 선수들과 경쟁을 해와 윔블던 주니어 준우승, 넥젠 우승,주니어 세계 톱 5안에 들었다. 정현은 호주오픈 4강까지 갔다. 어려서 유럽선수들과의 경쟁이 결과로 나온 것이다.

모든 길은 유럽으로 통할까.

경북테니스협회 김인술 회장이 최근 일본 기후현을 방문해 일본 테니스인으로 부터 일본주니어들의 유럽 한달간 체류에 대해 들었다.
일본의 테니스 클럽에 있는 학생들이 한달간 나달아카데미에서 훈련을 하고 유럽주니어대회에 출전한다는 것을 소개했다. 코치 비용은 10명의 선수가 10%씩 부담하고해서 학생 1인당 한달간 총경비를 100만엔(약 1천만원) 들었다고 한다.
일본은 클럽에서 학생들이 미국과 유럽에 가는 학생들이 많다고 이야기를 전했다.

우리나라에도 일본이나 중국 부럽지 않은 그런 움직임이 30년전에 있었다. 

미국테니스가 대세일때 일찌감치 미국에 주니어 선수들을 닉볼리티에리테니스아카데미에 보내 세계의 문을 두드린 지도자가 있다. 서의호 박사. 한국 산업의 모유인 포항제철로 인해 생긴 포항공대에서 교수를 지냈다.

교수시절 포항공대한국주니어서키트대회를 자주 열어 우리나라 주니어들이 몰려들었다. 1991년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테니스 아카데미(서의호테니스아카데미, STA)라는 것을 만들어 전국의 내로라하는 테니스 유망주들을 끌어모았다. 홈페이지 http://sta.postech.ac.kr가 있었지만 지금은 존재하지 않고 있다.  98년부터 프로를 지향하는 엘리트 선수 육성을 하고  연 3회 주니어 서킷 (KJTC)을 개최했다.

영어가 능통한 서 박사는 미국 플로리다 닉볼리티에리아카데미와 의견을 교환한 끝에 협조를 얻어 우리선수에게 장학 혜택을 따냈고 미국유학을 주선했다.

그중 초등 1위 류희선은 마리아 샤라포바와 연습을 하면서 세계적인 꿈을 키운 선수도 있었다.

아카데미와 미국 유학의 결과는 수십년 뒤 어떤 결과로 나타나고 있을까.
체육계 연구자로, 투어 선수 지도자라는 결과를 이어지고 있다.

▲ 홍성찬의 투어 담당 석현준 코치는 포항 남부초 출신으로 STA 선수였고 STA가 미국유학을 주선하여 닉에서 훈련하고 돌아왔습니다.석현준 코치가 홍성찬선수와 Stanford Challenger 와 US오픈을 함께 하기위해 조금전 Stanford 대학 근처 San Jose 공항에 도착했다고 합니다. 저의 모교 Stanford (스탠포드) 대회 에서 홍선수가 잘 하리라는 생각이 들어갑니다. 오랜 공백기를 깨고 US오픈에 출전할 권순우 선수의 코치는 유다니엘 코치입니다. 한국의 1, 2 위를 지도 하고 있는 코치들은 모두 1992년 설립하고 1998년 엘리트 아카데미로 전환된 STA 아카데미 출신들인것이 자랑 스럽니다두 코치가 초등학교 선수시절 1998년 미국의 NBTA(닉볼리티에르 테니스 아카데미, 현 IMG 아카데미) 로 유학을 보낸 STA 의 결정은 두 코치가 "영어가 유창하고, 국제 감각을 가진 코치"로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한것을 프라이드로 생각합니다. 두코치와 두선수의 이번 US OPEN 활약에 큰 기대를 걸어봅니다

▲ 1999년 어느 여름날, 포스텍 테니스 코트로 한 어머니가 딸을 데리고 나타났습니다. STA 아카데미가 출범하고 선수들이 미국투어에 나가고 NBTA에 유학을 보내던 시절입니다. 그 엄마는 "딸이 테니스 유망주입니다. 여기서 함께 훈련하고 싶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동래여고 선수 였던 그 딸은 STA 아카데미와 훈련과 해외투어를 함께 했습니다. 김지영 박사 ! 김박사는 테니스 국가대표 출신의 체육학 박사입니다. 지금도 대학에서 강의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유다니엘 코치(오른쪽)

▲ IBK그랜드슬램 주니어 육성팀 손승리 감독(오른쪽 첫번째)

▲ 이병구 코치(오른쪽 두번째). 왼쪽부터 류희선, 윤용일 코치, 이병구. 미국 투어중 윤용일 선수를 만났다

그랜드슬램 방송 해설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김지영 박사, 실업선수후 공부해 학위를 취득한 임새미 박사, 진슬기 컬럼비아대 박사, 석현준 홍성찬 투어코치, 유다니엘 권순우 투어 코치, 손승리 IBK 기업은행 그랜드슬램 주니어 육성팀 코치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손승리 코치는 STA 아카데미 코치로 있다가 공부하는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고 현재 IBK팀을 꾸려나가고 있다.

서박사는 개인적 아픔으로 테니스를 떠났다가 이들 때문에 다시 테니스판으로 돌아와 어드바이스를 하고 있고 길을 제시하고 있다. 과거 못다한 결실을 맺고자 재야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 목소리가 메아리쳐 무슨 결과가 올 지 아무도 모를 일을 밤잠 설쳐가며 하고 있다.
거북한 말을 듣는 사람은 훈수나 꼰대의 이야기로 거북해 하지만 서 박사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은 테니스계 훈수꾼을 자처한다.

초저녁잠 많은 기자의 잠을 흔들어깨워 선수들 경기보라는 것도 서 박사의 카톡 메시지다. 경기 보고 기사쓰다보면 동녁에 해가 뜬 경우가 부지기수다.

홍성찬, 정영원 등 선수들의 노력을 보고 높이 평가하는 일도 서 박사는 주저않고 한다. 최근 백다연이 국제대회 낮은 등급에 결승 가고 하는 것에 대해서도 보다 큰 무대로 옮겨 버티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한다.

한창때 본업인 포항공대 산업공학과 교수보다 테니스 아카데미로 선수들에게 장을 열어주고 꿈을 키워내고 이땅의 테니스 지도자로 키워온 서 박사는 여전히 꿈과 기대를 잃지 않고 있다.

테니스라는 것이 묘한데가 있다.

어린이에게 테니스 라켓을 쥐어주고 테니스를 하게 하면 평생 취미나 직업으로 재미와 땀과 노력, 눈물 그리고 도전하게 한다. 공이 네모안에 들어가게 하는 목표가 있듯이 인생의 목표 설정을 하게 하고 부지런히 테니스와 인생에서 도전하게 한다.

다시 서두로 돌아가서 한 지도자의 유럽 전지 훈련 프로젝트를 어떻게 실천해 갈 수 있을까.

일단 지도자가 유럽행 비행기표를 끊고 몇몇 사전 접촉한 아카데미를 방문해 환경과 정서를 파악한 뒤 12월, 1월, 2월 선수들을 대동해 유럽 테니스에 발을 담그면 된다.

스폰서나 도움의 보이지않는 손길에 설득력있는 계획서가 필요하고 부모들에게 이 일을 한 뒤 결과는 어떻게 이어진다는 그림까지 그려 보여 주어야 한다.

선수들에게는 그저 유럽 여행이 아니라 끝없는 단단한 백사장을 수시로 뛰며 단련을 하고 클레이코트에 들어가 누구와도 경기해도 이기고야 만다는 정신 자세, 책을 통한 인성, 꼭 성공해내고야 만다는 의지를 되새기는 멘탈 훈련 등등이 요구된다.

보통 외국한번 다녀오면 뭔가 삶이 달라지기 마련이다. 꿈많고 머리좋고 신체능력 뛰어난 어린 선수들이 큰 물, 큰세계에서 인생 역전의 한방 샷을 날리길 기대해 본다. 유럽에 캠프를 둔 제2의 STA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