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피플
피플국내선수
테니스 선수 신우빈의 선택
대구=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2.10.19  21:23:05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네이버 구글

 

   
▲ 늘시원한 위대항 병원 노성균 원장이 테니스 선수 신우빈 후원을 결단했다

 

   
▲ 대구 두류테니스장에서 정기적인 모임을 갖는 대구패밀리클럽이 신우빈 선수 클럽 방문 기념으로 한자리에 모여 기념촬영했다

지난 9월 9일부터 10월 10일까지 한달간 스페인에서 지냈다. 나흘간격으로 짐을 싸고 명품도시와 도시를 이동했다. 마드리드 프라도 미술관, 소피아갤러리의 게르니카, 바르셀로나 가우디, 마지막 이슬람의 저항지 그라나다의 알함브라, 스페인 민주주의 시발지 말라가 해변, 세고비아, 톨레도 등등. 교통수단은 버스, 비행기, 기차 등등. 가장 효율적인 교통수단을 택했고 잠자리도 식사를 해먹을 수 있는 아파트를 정했다.  미리 예약을 하고 아파트를 찾아가고 매일 먹을 것을 고민하기 마련이다.  기자는 그나마 테니스 선수보다 짐이 적고 원하는데로 했다.    

그러면서 해외 대회 찾아다니는 테니스 선수들을 생각했다.  경기를 하고 탈진을 하고 식사도 제때 못하고 평소 먹던 원하는 음식도 못먹고 하면서 이민 보따리 같이 크고 무거운 짐 들고 홀로 이동을 하는 그 테니스 노매드들은 그 고생이 어느 정도 일까. 이루 상상할 수가 없었다.  무조건 해외 나가라고 등 떠민 것이 안타깝고 미안할 따름이었다. 

귀국후  이틀이 지나 대구 이호칠 선생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후원 협약식이 있는데 내려오라는 것이다. 사진 찍어 톡으로 전해주시면 좋겠다고 몸은 반응했지만 입에서 나온 말은 "네. 시간 맞춰 가겠습니다"였다.

전화기 놓고 반나절만에 이것저것 준비하고 주문하고 해서 대구로 향했다. 

취재 명칭은 '한국테니스주니어 1위 신우빈의  후원협약'. 후원은 대구 북구에서 늘시원한위대항병원 노성균 원장이고 수혜자는 테니스 선수 신우빈이다. 

노 원장과의 만남은 세번 정도. 이호칠 선생의 주선으로 연암클럽에 새벽에 나가서 운동을 하고 오후에 병원을 방문해 둘러보고 토요일 대구테니스페스티벌때 잠깐뵙고 하는 정도. 인터뷰를 잠깐 했는데 쉽게 글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병원 복도 벽에는 온통 노 원장 관련 신문 스크랩. 한 개인의 활동상을 보는데는 이만한 것이 없었다.  깊고 넓은 마음은 측량하기 어려웠다. 그러던 차.  노 원장의 신우빈 후원 결심에 기자로서는 충격을 받았다. 

주니어 후원이 말이 주니어 후원이지 밑빠진 독에 물붓기다. 그리고 성공 할지 여부도 미지수인 기대주일뿐이다. 그런데 후원을 결심했다는 말에 대기업도 종합병원도 아닌데도 정기 후원을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도 신우빈에게 기도하는 마음으로 선수를 지원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가장 약한 자를 귀하게 쓰시는 그분의 뜻에 순종하자고 했다. 100% 신앙인이 아님에도 그 뜻에 의견을 같이했다. 

왜 신우빈인가.

대한테니스협회 주니어 랭킹 산정에 큰 변화가 있었다. 국제대회 점수를 반영하지 않다가 반영해 코로나 기간중에 각고의 노력끝에 해외대회에 도전하고 그랜드슬램에 출전한 신우빈은 국내 주니어 1위가 됐다.  실업팀 안성시청에 입단을 했다.  하지만 주니어상비군 훈련때 실업팀소속이라고 해서 소집 통지서 한장 받지 못했다. 실업팀 후원받는 선수들도 출전하고 2004년생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 초청받은 장호배에도 주니어 랭킹에 없다고 초청받지 못했다.  

핀란드의 경우 어머니가 한국계인 손익영은 주니어 1위로 핀란드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데이비스컵에 출전하기도 했지만 국내 주니어 1위 신우빈과는 아무 관계가 없었다.

한살이라도 어렸을때 해외 테니스 유학을 결심한 신우빈은 선수들의 보금자리인 실업팀 생활을 조용히 접었다.  지나온 다리를 불태우면 안된다는 말에 공감을 했다. 

신우빈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자고 작정했다.  그런데 갑자기 대구에서 연락이 왔다. 내려오라고. 해외 투어 경비 지원이 아닌 정기 협약이었다. 

후원자인 노성균 원장님에게 물었다. 왜 신우빈이냐고. 

노 원장은 지난 대구퓨처스때의 이야기를 꺼냈다. 염두에 둔 선수 응원차 대회장을 찾았는데 운동을 하고 밝은 얼굴로 인사하는 선수 신우빈이 눈에 들어왔다고 한다. 직업상 워낙 많은 사람을 상대하는 관계로 사람을 대하는 태도와 밝은 빛은 노 원장의 마음에 들기에 넉넉했다. 

노 원장은 사람을 통해 연암클럽에 와서 신우빈에게 운동을 하러 오라고 초청하면서 와서 하는 행동들을 지켜보았으리라. 게임은 어떻게 하고 사람들과 어떻게 사귀고 지내는 지를 눈에 담았을 것으로 보인다.  몇달간의 과정속에서 선수의 마움에 그리고 후원자 노 원장의 마음에 싹이 텄다.  그 마음이 완두콩 줄기처럼 자라났다.  그 결과는 후원 협약으로 나왔다. 

협약식 자리에 앞서 노 원장에게 스페인 국기 이야기를 했다. 

 

   
▲ 스페인 국기

스페인 국기 방패 양쪽의 기둥은 헤라클레스 기둥을 뜻하는데 세계의 끝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고대 유럽은 지중해 밖이 세계의 끝이라고 생각했고 북쪽으로는 지브롤터 남쪽으로는 세우타가 그 끝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방패 기둥에 감긴 글씨는  플러스 울트라(PLVS VLTRA)로  뜻은 '보다 더 멀리'. 

그리스신화에서 헤라클라스가 지브롤터 해협 양끝에 세상의 끝임을 알리려 기둥을 세우고 NE PLUS ULTRA 라고 새겼는데 ' 이 너머로는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었다. 후에 16세기 스페인 카를 5세 국왕이 NE를 없애고 '보다 더 멀리'라는 뜻으로 바꾸었다고 설명했다.  즉 노 원장님의 우리나라 테니스선수들에게 평소에 수시로 이야기하는 '세계로 보다 더 멀리'라는 뜻이 스페인 국기에 일맥상통으로 나타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스페인은 대제국을 건설했고 지금은 테니스 측면에서 세계 1위를 비롯해 남녀 프로선수들을 많이 보유하는 나라로 성장했다고 풀이했다.   노원장은 '꿈 보다 해몽'이라고 하면서 윳으며 동의했다. 

노성균 원장은 "신우빈 같은 귀한 선수가 내게 다가온 것은 행운"이라며 "좋은 인연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좋은 선수들을 후원할 수 있는 분들이 많이 나와 우리나라 테니스가 발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 원장의 병원에는 유난히 인쇄물이 많다. 병원 신문도 있다. 병원 개원이래 거래한 인쇄소 한곳을 한번도 바꾸지 않았다. 물량으로 인쇄소를 압박하며 단가조정하고 거래처 바꾸는 일을 한번도 하지 않고 주문하고 송금하기를 수십년간 했다고 한다. 한곳하고.  이런 분이 선수 후원을 결심한 것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신우빈은 최근 이집트에서 4시간 반 경기하고 길을 가다 실신해 사경을 헤맨 적도 있다. 주위 의사의 도움으로 응급조치를 받고 생명을 건졌다. 죽을 각오를 하고 테니스를 하고 있다.   이달말 인도로 가서 4주간 대회 출전한뒤  한국선수를 지도했던 외국인 코치의 아카데미에 가서 본격적인 해외 테니스 유학을 할 계획이다.  얼마나 힘들까. 얼마나 외롭고 지칠까. 그런데 도전을 해보겠다고 한다. 아마 자식이나 손자가 한다고 하면 십중팔구 말렸을 것이다.  그런데 해보라고 하고 등을 떠민다. 든든한 후원자도 있고 잘되기만을 바라는 가족과 주변 사람들이 있고 서포터스가 있는데 무엇을 두려워할게 있냐 하면서.

될까. 

된다. 기자생활 30년간 많은 도전하는 선수들을 봤다. 그들은 끝을 봤고 목적지에 도착했다.  기회는 누구에게나 오기 마련이고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  

14일 협약식을 마치고 대구 두류테니스장 패밀리클럽을 갔다. 일부 테니스 인들이 신우빈을 알아봤다.  운동도 두게임 같이 하고 다들 지켜봤고 공을 즐겼다. 역시 선수볼이야 하면서 리턴하는 상대도 좋아했다.  회원중 한사람이 경기 뒤 다들 모이라고 해서 사진을 찍었다. 나무는 물과 햇빛, 뿌리의 힘으로 크듯 선수는 팬들의 사랑과 성원을 받고 크는 것 같았다.  말없는 이들이 지켜보고 있기에 죽을 고비를 불사하고 코트에 덤벼들고 죽을 각오로 전후좌우 뛰어 다니며 심장 터지는 소리 듣기를 주저하지 않을 전사로 거듭날 것이다. 

테니스가 도대체 무엇이길래.  선수나 후원자나 서포터스나 클럽이나 등등. 사람을 이렇게 움직이게 하는가. 그저 공 넘기는 유희에 불과한데.  그런데 그렇게만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다. 

[관련기사]

대구=박원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스토리 네이버 네이버 구글 뒤로가기 위로가기
테니스피플 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 614-2 원당메디컬프라자 606호  |  대표전화 : 031)967-2015  |  팩스 : 031)964-7780
정기간행물·등록번호 : 경기 다 50250(주간)  |  출판사 신고번호:제2013-000139호  |  상호명 : (주)스포츠피플 | 테니스피플  |  사업자등록번호:128-86-68020
대표이사·발행인 : 김기원  |  인쇄인:김현대  |  편집국장 : 박원식  |  정보기술책임 : 최민수  |  청소년보호책임자 : 최민수
Copyright © 2011 테니스피플.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tennispeopl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