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믈라데노비치

 크리스티나 믈라데노비치(프랑스, 99위, 1번시드) 준우승 인터뷰

Q. 버블 환경에서 대회가 치러졌는데 오늘 날씨도 몹시 추웠다. 이번 대회 전반적으로 만족하나?
A. 사실 버블 환경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았다. 물론 버블 환경이 없었다면 예쁜 서울의 이곳 저곳을 볼 수는 있었을 것이다. 나에게 대회 중 문제가 되었던 것은 바로 ‘기온’이었다. 경기하는 내내 나에게는 너무 추웠다. 오늘 역시 그랬다. 추위에 약한 편이라, 더운 환경이 내가 경기하기에는 더 좋다. 오늘 경기 역시 너무 추웠기에 움직임과 경기 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Q. 2회전에서 한나래(236위) 선수와 경기했다. 올 8월 WTA 500대회인 무바달라 실리콘밸리 클래식 본선 1회전에서도 한나래 선수와 경기했는데(믈라데노비치가 6-4 6-4로 승리) 혹 한국 테니스에 대해 이외에도 아는 정보가 있을까?
A. 한나래 선수와는 이전 인터뷰에서 말했듯 8월에도 함께 경기했었고 지난 2016년 코리아오픈에 방문했기에 당시 한국 선수들이 연습하는 것을 보긴 했다. 하지만 당시 선수들 이름이 기억나진 않는다(2016년 믈라데노비치는 본선에서 1회전 루크시카 쿰쿰(태국), 2회전 사라 소리베스 토르모(스페인)와 경기). 그리고 올해 ATP 250 아스타나오픈에서 우승한 권순우 선수(53위)는 안다. 이렇게 멋진 코리아오픈이 많은 사람들의 관심으로 꾸준히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한국 테니스가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코리아오픈 복식 결승에서도 한국 선수들이 경기 중이지 않는가? 이렇게 꾸준히 한국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한다.

Q. 경기 중 엔드체인지 할 때 마다 핫팩을 무릎과 손에 두면서 추위에 많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오늘 같은 추위가 본인의 경기력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을까?
A. 오늘 경기를 승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변명을 찾고 싶진 않지만 추운 날씨가 내 경기력에 영향을 끼친 것은 맞다. 너무 추워서 온몸 구석구석이 아팠다. 두 무릎 뿐 아니라 허리 역시 아팠다. 사실 너무 추워서 경기 중 손의 감각을 제대로 느낄 수도 없었다. 그랬기에 라켓 그립에 대한 느낌 역시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 이러한 추위가 익숙하지 않았던 부분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 것은 맞다. 추위로 몸 여러 곳이 아팠기에 특히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선수는 경기를 해야 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이것이 결코 오늘 승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변명이 아님을 확실히 하고 싶다.

Q. 이번 대회 전 2주간 고국인 프랑스에서 동급의 WTA 125K 대회를 연속 참가 (앵거스, 라모주, 두 대회 모두 8강)했다. 두 대회 모두 이번 대회와 같은 등급의 대회였는데, 그렇다면 두 대회와 코리아오픈을 비교한다면 어떤가? 두 프랑스 대회 모두 실내 대회였는데 그렇다면 두 곳에서는 경기장 기온이 어땠나?
A. 프랑스에서 열린 두 대회 모두 시설과 환경이 좋았다. 그리고 이번 코리아오픈 역시 앞선 두 대회만큼 전체적인 시설은 좋았다. 단지 차이가 있었다면 경기장의 ‘온도’였다. 세 대회 모두 실내 대회였는데,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는 대회 내내 경기장에서 히터를 틀어줌으로써, 실내 경기장 온도가 섭씨 25도를 유지했다. 경기장에 들어가면 자연스레 땀이 날 정도였기에 평소 여름에 입는 경기복으로 경기를 했다. 하지만 이곳은 경기장 온도 역시 너무 추웠다. 그래서 레깅스 뿐만 아니라 긴팔 상의도 준비했지만 그래도 너무 추웠다. 아마도 확실친 않지만 프로생활 하면서 가장 추운 날 경기한 것 같다.

Q. 2017년 단식 10위까지 올라갔었다. 당시 랭킹이 상승했던 주 요인이 무엇이었다고 생각하나?
A. 2017년에 참 멋진 시즌을 보냈다. 당시 내가 생각하기에도 랠리가 참 좋았는데 랠리에서 공격적이었고 꾸준함을 유지했었다. 그 정도의 수준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꾸준함’이 가장 중요한 열쇠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때와 같은 좋은 성적을 내려면 지금보다 내 경기가 좀 더 공격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시 내 가장 큰 장점은 ‘꾸준함’이었다.

Q. 이번 대회 항상 쓰고 있는 마스크가 인상적이다. 흰색 바탕 마스크에 빨간줄과 파란줄이다. 프랑스 국기를 오마주한 것처럼 보이는데 맞나?
A. 맞다. 도쿄올림픽에 프랑스 대표로 참여했다. 이 마스크는 당시 프랑스 대표팀 선수들에게 지급한 ‘프랑스 올림픽 대표팀 마스크’이다(웃음). 당시 마스크를 많이 지급해줘서 계속 사용하고 있다. 남들이 볼 때는 매일 같은 마스크를 쓰고 있지만, 하루에 한 번씩 새 걸로 교체하고 있다(웃음).

Q. 2009년 프로데뷔 후 꾸준히 투어 생활을 지속하고 있다. 투어 무대에 도전하는 어린 선수들에게 충고해준다면?
A. 투어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내가 그들에게 하고 싶은 얘기는, 투어선수로서의 ‘꿈’이 있다면, 투어 선수를 ‘직업’으로 삼고 싶다면, 그 길로 가는데 분명 많은 희생도 따를 것이라는 점이다. 열심히 운동해야 하고, 노력도 많이 해야 한다. 하지만 어떠한 상황에서도 확실한 ‘꿈’이 있다면, 불가능 그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Nothing is impossible, 믈라데노비치의 스폰서인 아디다스의 광고 문구이기도 함)이다. 꿈이 있다면 매 순간 그 꿈을 위해 싸우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그 꿈을 이뤄 가는 과정에서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과정을 통해 이 스포츠가 여러분의 삶에 주는 아름다움이 있다. 그리고 그것은 충분히 그렇게 해볼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이다. 그 모든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실현시키기 위한 과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