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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수록 경기에 필요한 감각을 익히는 운동을 해야"SPOSA 김병곤 대표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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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3.31  07: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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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운동부들이 연습하는 것을 보면 운동장을 한참 뛰고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스페인 레알마드리드 유소년 클럽이 나이대별로 체계적으로 운동을 시키는데요. 14세가 될 때까지는 런닝훈련을 잘 하지 않습니다. 14세 까지가 아이들의 감각이 가장 발달하는 시기거든요. 공간 속에서 감각을 익히게끔 해주는 것입니다. 축구라는 운동에 필요한 감각이 익혀지면 공간을 점점 넓혀가면서 체력을 조금씩 강화시켜줍니다. 그런데 우리는 어릴 때부터 체력훈련을 지나치게 강조합니다. 그러다보면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필요한 세밀한 감각을 익힐 기회를 잃어버리는 겁니다. 운동을 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몸이 지치면 감각은 떨어지거든요. 에너지가 소진되면 신경들이 무뎌져 버립니다. 어렸을 때는 지치지 않고 감각을 살리는 운동을 해야 하는데 우선순위가 바뀌어 버린 것이죠. 워밍업을 위해서 한두 바퀴 정도 뛰는 것은 모르겠는데 어린 선수들에게 체력단련을 목적으로 열 바퀴, 스무 바퀴 뛰게 하는 것은 약간 주객이 전도된 듯 합니다.

재밌다고 시작한 운동인데 그런 반복되는 체력훈련에 지쳐서 그만두는 아이들도 꽤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기회가 있을 때마다 하는 이야기인데요, 법적으로 아이들의 훈련시간을 제한할 필요가 있습니다. 3-4시간 안에 운동을 끝나게 만들어서 아이들이 지쳐서 운동을 그만두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최근에 NC 다이노스에 지명된 경희대 이호중 선수의 이야기를 보니까 어느 순간 구속이 갑자기 4~5km가 늘었는데, 어떤 특별한 훈련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갑자기 몸이 안좋아져서 5일을 푹 쉬고 나니까 자신도 모르게 구속이 늘었다는 말을 하더군요. 아이들이 제대로 쉬지 못하면 몸에 어떤 일이 벌어지나요?

제일 큰 문제는 필요한 성장을 못하는 것이죠. 실제 예로 저희 센터에 중학교 학생이 왔는데, 키가 굉장히 작았습니다. 중학생인데 초등학생 같았거든요 팔꿈치 부상이 있어서 6개월 정도 재활을 하기로 했는데, 4개월만에 키가 8cm가 큰 거에요. 아이들은 길이성장과 부피성장을 위한 에너지가 필요한데 그 에너지를 운동을 위해 대부분 소진해 버리니까 성장을 못하는 거죠. 방금 말씀하신 그 선수의 구속이 4~5km 늘어난 것도 늘 방전상태에서 던지다가 에너지가 충전되니까 힘이 생겼을 가능성이 큽니다. 아무튼 휴식 없이 운동하는 것의 가장 큰 문제는 성장이 둔화된다는 겁니다. 성장에는 외형적으로 키가 크는 것도 있지만 근육의 질적인 성장도 포함하는데요. 그런 부분도 떨어질 수 밖에 없죠. 보통 요즘 운동하는 중학생들 밤 10~11시까지 운동하고 12시에 잔다고 하는데요. 아이들에게 충분한 수면시간을 확보해주는 게 상당히 중요합니다.

조시 베켓 선수 같은 경우도 고등학교 때 일 년에 두 달은 아무 것도 안하고 쉬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겨울에 2개월을 쉬는 건 프로선수들도 지켜야 하는 것이지만 학생선수도 지켜야 할 규칙입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가 고속도로를 2시간 달리면 쉬는 게 상식이 되어있듯이 야구도 겨울에 두 달 가량 쉬는 건 특이한 게 아니라 기본적인 겁니다. 지금 학원스포츠의 현실에서 쉽지는 않지요. 그래서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런 학원스포츠의 현실 속에서 부모는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요?

가끔 부모님들이 직접 코치가 되거나 트레이너가 되고 싶어하세요. 하지만 부모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시고 가급적 전문가에게 맡겨야 합니다. 체력이든, 기술이든 지도의 주체가 둘이 되면 아이는 혼란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많이 하고, 열심히 하는 것에 대한 맹신의 문제도 있습니다. 열심히 하는 것은 물론 참 중요하긴 하지만 올바른 방법을 선택해서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틀린 방법으로 열심히 계속 하면 오히려 아이들의 성장을 방해합니다. 저희 센터에서 어깨 재활을 마치고 간 친구가 있는데요, 학교에서는 어느 정도 조절을 잘 해줬는데 부모님이 조급한 마음에 무리하게 던지게 해서 다시 재활을 오게 되었습니다. 그 부모님은 아이가 정신력이 약하다고 말씀하시더군요. 부모가 전문가의 역할을 대신하려고 할 때는 위험의 소지가 생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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