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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때 운동장을 몇바퀴씩 뛰면서 마음을 다스린다”20년 초등테니스 지도 탄벌초 정순화 코치
글·사진 양구=황서진 기자  |  nobegu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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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9  13: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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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순화 탄벌초지도자

예나 지금이나 부모노릇하기 힘들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그런데 부모노릇보다 더 어려운게 초등학교 지도자(코치)다. 운동(스포츠)을 가르치고 선수로 만들어야 한다. 대회에 출전시켜 얇은 종이상장 하나라도 받을 수 있게 해야 좋은 지도자라고 평가를 받는다.

특히 요즘은 공부도 잘하는 선수로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형편은 별로 나아지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운동하겠다는 선수는 줄어들어 팀의 존폐가 거론되는건 다반사고 1년마다 새로 계약하는데 재계약을 못하게 되는건 아닐까 불안불안하다.  찾아보면 안정적이고 편안한 직장도 있을텐데 학교코치를 왜 하는지 20년 가까이 테니스선수를 지도하고 있는 경기도 탄벌초등학교 정순화 코치를 8월 13일 만났다.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제45회 대통령기 전국남여 테니스대회 초등부대회장에서 남녀 선수7명을 데리고 출전한 탄벌초등학교 정순화코치는 자신이 가르치는 학교의 남자단식 마지막게임이 끝나자 아이들과 함께 주변에 어지럽게 널린 음료수병을 모으고 있었다. 

탄벌초는 남자 세 명이 출전해서 양구초를 이기고 4강에 올랐고 여자부는 안동용상초에 져서 시상권에 들지 못했다. 정순화 코치는 경기도 광주 초등시절 라켓을 잡기 시작했다. 그시절 광주초에는 테니스부가 없어서 경화여중언니들과 함께 테니스를 배웠고 경화여중-경화여고-강릉대를 졸업하고 모교인 경화여중에서 코치를 했다. 그 후 경화여중팀이 해체되면서 광주시내 초등학교아이들을 지도하다 2003년 탄벌초등학교가 개교와 함께 테니스부 창단이 되면서 탄벌초와 인연이 시작됐다.

- 초등학교 코치하기가 힘들지 않나?
=아이들이 예쁘다.  너무 귀엽고 사랑스럽다.  힘든 것 보다 즐겁고 행복하다

-탄벌초등학교 테니스부의 자랑이라면?
=테니스부 자랑보다 먼저 우리 탄벌초등학교 소개를 하고 싶다. 우리 학교는 전국최대의 학생규모로 총 학생수가 63학급 2천300명이다. 과밀학급으로 한반에 36~38명 정도, 요즘 전국초등학교가 한 학급 평균 20명 내외로 보면 탄벌초는 다른 학교보다 두 세배 많은 편이다. 교감선생님도 두 분이 계시다. 

-왜 그렇게 학생수가 많은가?
=갈대숲이 있는 경안천을 최근에 멋지게 공원처럼 조성해 놓아서 사진작가들도 많이 오는 곳이다. 탄벌동은 예전에 도자기를 만드는 요가 많다보니 숯이 많이 나왔다고 해서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지금은 아파트가 많다. 

-학교 역사는?
=2003년에 개교를 했고 테니스부도 같이 시작됐다. 개인적으로 예전에 경화여중에서 지도자로 있다가 경화여중테니스부가 없어지면서 광주경안초등학교와 광주초등학교에서 테니스를 지도하게 됐다. 그러다가  탄벌초등학교가 개교하면서 교육장님이 그쪽으로 발령을 내주셔서 탄벌테니스부를 맡게 됐고 올해로 17년차다.  

-학급수나 학생수가 많으면 좋은가?
=학교 인원수가 많다보니 학년당 열한반씩 있는데 아이들을 지도하시는 선생님들이 힘드시지만 아이들은 서로 오순도순 때로는 치고박고 싸우고 부딪히면서 정이 쌓이는 것 같다. 예전에 대가족이던 어린시절을 생각해보면 북적북적 식구수가 많을 때 스스로 알아서 커가는 것도 있고 정도 더 많아지는 것 같다. 그리고 유대감이 깊어지는 장점이 있지 않았나. 학교생활도 그런 것 같다. 

-탄벌초테니스부는 학교안에 테니스코트가 없다고 들었다. 전용 코트없이 훈련이 가능한가?
=예전에 코트가 학교안에 있었는데 체육관을 지으면서 코트가 없어졌다. 하지만 다행히 학교에서 자동차로 10분정도 거리에 우리아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1면의 하드코트가 있다. 또 외부에 광주시민코트가 있어서 그곳에서도 훈련을 한다.  

-전체 학생수로 봤을때는 전국에서 제일 큰 학교인데 선수는 7명뿐이고 거기다 훈련을 위한 전용 코트도 없어서 매번 차를 타고 밖으로 나가는 번거로움이 있어 보인다. 교기가 테니스인 것 치고는 열악한 환경이 아닌가?
=처음 시작은 11명으로 시작을 했었지만 현재는 여자선수4명 남자선수3명이다. 정원이 7명을 넘을수가 없다. 왜냐하면 방과 후 학교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선수가 많으면 자동차 한대로 이동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수가 많아지면 지도하는데 어려워진다. 욕심내지 않고 소수정예를 뽑아서 지도하고 있다. 선수선발은 항상 9월에 하는데 현재 6학년에 3명이 있어 벌써 3명이 대기하고 있다. 

-중학생 선수와 초등선수가 지도하는데 다른점이 있나? 아이들이 어리면 어려움도 있을 것 같은데
=예전에 경화여중에서 지도자생활을 하다가 초등으로 옮겨 왔는데 우선 아이들이 순수 그 자체다. 장난으로 거짓말을 해도 선생님의 말이라면 그것을 그대로 믿는다. 아마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을 것 같다. 말 그대로 스폰지 시기라고 느끼게 된다. 그래서 요즈음은 아이들과 대화할 때 특히 고운말 바른말을 쓰려고 노력한다. 욱! 하다가도 참게 된다.

-어느때 욱! 하게 되나? 그럴 때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아이들이 코트밖에서 생활하면서 서로 다툴 때 제일 힘들다. 말하자면 욱! 할때가 그때다. 하지만 바로 개입하거나 잔소리를 하지는 않는다. 일단 지켜본다. 그러다가 불러서 대화로 푼다. 예를 들어 자매가 싸울 경우 ‘집에서는 어떻게 하니’하고 물어본다. 그러면 아이들이 대답한다. 가족이라서 형제 자매끼리는 싸우다가도 곧 풀어지고 잊어버린다‘고

그래서 ‘학교에서도 그렇게 해라. 우리도 가족이다. 오늘 기분 나쁜일 싸웠던 일이 있으면 집에 가기전에 학교에서 해결하고 마음 풀고 가라’고 지도를 한다. 그래서 그런지 큰 학교치고는 사건사고가 적은 편이다. 

-테니스는 자매나 형제가 같이 하는 경우가 많은가?
=탄벌은 많은 편이다. 이경서-이예서 전선영-전서현. 원윤재 원예영등 보통 한녀석을 시켜봤더니(테니스를) 괜찮아서 둘째도 시키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학부모들이 저를 믿어주시는 것 같다. 

-어린 선수들을 지도하다 보면 힘들때도 있고 화가 날때도 있을 것 같은데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는지 지도자로서 어떤 가르침의 철학이 있는지 궁금하다. 
=일단 참아본다. 그리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그래도 마음이 안풀리면 풀릴때까지 운동장을 몇바퀴씩 뛴다. 

-탄벌초는 시합을 많이 나가는 편인지, 
=방학을 포함해서 연중 10개대회정도 나간다. 다른 학교에 비해 많이 나가는 편이 아니다. 교보생명컵. 대통령기. 국제주니어1차 그리고 방학때 창원대회와 김천종별을 나간다. 경기도 소년체전평가전과 회장기도 나간다. 

시합은 학기중에는 한달에 한 번 내가 데리고 나가고 나머지 대회는 개인적으로 참가를 한다. 시합을 너무 많이 나가다 보면 수업결손이 생길수가 있는데 나중에 선수생활을 계속하는 선수는 괜찮지만 운동을 그만두는 학생의 경우는 곤란해진다. 

예를들면 이번에 탄벌출신중 고등학교 졸업생이 세 명 있었다. 이은혜,배선아,박민정. 이렇게 세명이 있었는데 이은혜만 실업팀 농협으로 갔고 두명은 대학으로 갔다. 초등 중등때 선수생활을 하더라도 모두 실업선수가 되는게 아니기 때문에 학교생활이나 수업도 챙겨줘야 한다.
 

   
▲ 전선영ㆍ전서현ㆍ김아리ㆍ이예서ㆍ원윤재ㆍ김병준ㆍ김지원 ㆍ정순화 탄벌초지도자

-학교에서의 관심도는 어느 정도인가
=지난번 순창에서 열린 교보생명컵 단체전에 나가서 남초부가 경북과 서울을 이기고 우승을 했다. 여초부는 3위를 했다. 학교에서도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다. 오늘도 방금 학교 체육부장선생님이 오셔서 격려를 해주셨다.  

순창대회때는 교감선생님이 오셔서 격려를 해 주셔서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다. 학교 부장님은 시합 때 선수들의 안전관리 때문에 늘 오신다.  지난 9월에 부임하신 임경섭 교장선생님은 테니스도 좋아하시고 특히 아이들을 무척 예뻐해 주신다. 늘 교장실 냉장고에 아이스크림을 사다 놓으시고 아이들을 교장실로 와서 먹으라고 하신다. 

-선수들이 소체 경기도대표로도 선발되었다고 들었다. 도협회에서 지원은 많이 해주는가
=경기도테니스협회는 다른 도시에 비해 월등히 지원을 많이 해주시고 관심을 많이 가져주신다. 특히 정용택사무국장님은 정말 여러 가지로 세세하게 챙겨 주셔서 늘 감사하는 마음이다.  

-탄벌출신 선수는 누가 있나
=정자중의 박정은 지도자를 비롯해 안유진, 박수빈, 이은혜 이은지, 한형주, 김다인희, 이경서가 탄벌출신이다.

최근엔 테니스하다가 여자축구로 해서 상무까지 간 제자도 있다. 

-테니스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나
=학교에 코트가 없다보니 아침에는 수업들어가기 전에 미니네트를 쳐놓고 훈련을 한다. 미니네트는 유아들이 매직테니스할 때 쓰는 네트를 말한다. 학교 인조잔디에서 수업을 하는데 등교하는 학생들이 벤치에 앉아서 응원도 하고 관전을 하며 박수를 쳐준다. 

자연스럽게 관중이 만들어 지는 환경이다. 학교친구들이 게임을 하는 것을 보고 누구야 파이팅 하며 응원도 하고 박수도 치면 아이들은 더 잘하려고 노력하는게 보인다.

그리고 한켠에는 스텝박스와 보스(둥근 반달을 엎어놓은 것 같은 운동기구)를 학교에 두고 밸런스운동과 스텝연습을 시킨다. 아침에 하는 훈련은 테니스기술을 익히는 것보다는 지구력을 길러주는 훈련이 목적이다. 

-탄벌초테니스부에 들어가려면 어떤 테스트과정을 거치는가?
=첫 번째 성실성을 최고로 중요시 생각한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테니스로 테니스를 하지는 않는다. 

처음 3주정도 훈련을 하면서 적응기간을 갖는다. 보통 아침8시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이 기간에 3번 지각하면 자동탈락이다. 

지금은 시합에 나갈 때 부모님들이 차로 직접 데려다 주는게 많은데 예전엔 학교에 모여서 가곤 했었다. 그때도 시간을 어기면 알아서 찾아오라고 하고 기다려 주지 않는다. 

두 번째 팀웍을 중요시한다. 

테니스는 개인운동이지만 골프와 달리 공을 주고 받는 상대가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싸웠다가도 화해할 수 있는 기술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남을 배려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에 지각을 해서 남들의 시간을 뺏는건 안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3주를 못버티는 아이들도 있다. 성실함이 부족하면 선수로서의 싹수가 보여도 미련없이 보낸다. 자매가 있더라도 봐주지 않는다. 나만의 룰은 꼭 지킨다.

-어른으로 선생님으로 그리고 테니스선수의 선배로서 학생들에게 어드바이스를 해 준다면
=늘 아이들에게 내가 하는 말이 있다. ‘선생님은 테니스를 40년 쳤다. 학생때부터 지금 너희들을 가르치는 지금까지 테니스라켓을 놓지 않고 있다. 그래서 테니스로 성공했다고 자부한다. 너희들도 열심히 해라. 테니스선수로 시작을 했지만 꼭 프로선수가 되지 않을수도 잇다. 대학생이 돼서 다른 진로를 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떤 길을 가던지 늘 자신감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는 학생선수가 되길 바란다’고 

-학교도 크고 학생들도 많은 좋은 학교에서 착하고 순수한 아이들을 가르치니 행복할 것 같다. 하지만 어려움도 있을텐데
=어려움이라면 우리아이들이 초등학교를 졸업 하면 진학할 학교가 마땅치 않다. 여학생의 경우는 정자중으로 보통 진학을 하는데 남자아이들이 갈 곳이 적당하지 않아서 중도에 포기하는 일도 많았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경기도에서 시행하는 G스포츠클럽이다. 부천이나 오산 그리고 의정부에는 만들어져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 광주시에는 아직 없다. 이번 대통령기 대회 끝나면 관계자와 회의를 해서 광주에도 G스포츠클럽이 생길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할 생각이다. 스포츠클럽 만드는 일이 학교에 테니스부 생기게 하는 것 보다 쉬울 것 같다.  

-일반적인 평범한 어린이가 테니스선수를 하고 싶다면 어느 시기에 입문을 하면 적정한가?
=요즘은 모두 일찍 테니스를 시작(입문)을 하기 때문에 3학년 이상이면 늦는다고 본다. 지금은 새싹부 10세부 12세부가 있기 때문에 3학년 4학년은 따라 가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선수생활을 할 때 초등시절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어떤부분인가
=기초체력이 중요하다. 테니스기술은 그 다음이다. 그리고 나는 학교코치이기 때문에 기술보다는 기본기에 충실한다. 선수생활을 오래 하기위해서는 개인 피티를 권한다. 탄벌초에도 1년 넘게 피티를 꾸준히 하는 선수가 있다. 우리 학교는 보통 나의 제자인 맹현진 맹주효 남매가 하는 트레이닝 센터에서 몸만들기를 한다.

-그래도 테니스선수이니 기술의 중요성도 크다고 보는데
=물론 당연히 기본기는 다 가르친다. 서브부터 스트로크 발리까지 다 한다. 실전에 대비했을 때 복식경기에서 발리를 잘 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쓴다. 물론 초등학교때는 복식보다는 단식을 중요시 하다보니 네트플레이나 발리를 많이 쓰게 되지 않고 그러다보니 고학년이 돼서야 발리를 하게 하는 곳도 있는데 혹시라도 중도에 테니스선수를 그만두는 일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 선수를 했다는 아이가 서브도 제대로 못넣고 스트로크만 할 줄 안다면 얼마나 이상한 일인가

기본적으로 게임을 하고 시합에 나가서 아무 문제없이 기량발휘할 수 있도록 제대로 지도한다.

그 외에 영어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외국시합에 나가서 의사소통은 해야 하지 않을까, 나중에 성인이 되어 큰 무대에서 시합을 하게 되고 혹시라도 인터뷰를 할 일도 생길지 모르는데 영어를 못하면 얼마나 갑갑하겠는가, 그때를 대비해서 열심히 공부해라”고 얘기한다. 

-언제까지 지도자를 하게 될 것 같은가
=테니스가 싫어질 때 그만 두지 않을까? 아이들이 예뻐서 아마도 오래 오래 하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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