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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이양 가는 길 2 ... '지성이면 감천'
구이양=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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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4  07:4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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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산 대구 광주 인천 여수 울산 포항 충주 고양 홍천 전주 등 전국 각처에서 테니스에 오랜 기간 혼신의 힘을 기울여 일한 인사들이 중국 구이양 데이비스컵 우리나라팀을 응원하고 격려하기 위해 13일 구이양에 도착했다.

각 시도 사무국장을 비롯해 한창시절에 국가를 위해 뛴 메달리스트 양정순 여자연맹 부회장을 비롯해 생활체육에서 한일전, 한중전 테니스때 태극마크를 단 이영애 여성위원장, 대학생 동아리 테니스선수들을 인솔해 일본과 대항전을 이끈 배슬아 대학동아리위원장 등등이 응원단에 합류할 정도로 멤버는 쟁쟁하다.

13일 오전 7시55분까지 인천공항 1터미널 3층 출국장에 모이기 위해 먼 지역이거나 대중교통이 약속시간까지 대지 못하는 분들은 추석 전날 공항 근처에 와서 하룻밤을 지내고 아침 일찍 집결지에 도착했다.
새벽 2시 심야 공항버스를 타고 4~5시간 고속도로에서 몸을 뒤척인 분들도 있고 공항 인근 지역 거주 인사들도 최소 새벽 4~5시에 짐을 싸서 집을 나온 경우가 허다하다.
27명중 한분의 지각도 없이 모여 차질없이 중국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모임의 이름은 대한민국 데이비스컵 응원단.

목적지인 중국 구이양은 별지비자(단체비자) 발급 지역에서 제외되어 응원단 한분 한분이 개별적으로 여행사를 통해 혹은 중국 비자 발급 센터를 직접 방문해 단수비자를 발급했다. 신청서도 직접 작성해야 하고 도장도 찍고 최근 6개월내 안경 미착용 여권크기 사진을 첨부해야 하는 중국 입국용 비자발급을 위해 한달전부터 신청했다. 대사관 하계휴가 등등 공휴일이 많아 며칠 안되는 워킹데이 기간중에 전원이 비자발급에 성공했다.
다른 나라에 비해 중국입국하기가 번거롭고 까다로운 편이다.
이렇게 준비를 마친 전국 각처의 테니스계 인사들은 추석 명절 가족 밥상을 뒤에 남겨둔 채 우리선수 응원단 길에 나섰다.

목적지인 중국 구이양 들어가는 길도 만만찮다. 응원단은 구이양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 충칭(중경)까지 국적기를 이용해 3시간 20분만에 도착한 뒤 대절 버스로 충칭기차역으로 이동해 구이양동역행 고속철을 탔다. 기차 차창을 통해 2시간 동안 뾰족 동산을 생전 처음 숱하게 본 응원단은 계림과 구이양 일대 지역에 수만개가 산재한 뾰족 고분 같은 산을 접했다. 손오공의 활동무대이자 중국 무협지, 무협 영화 배경지를 지나온 것이다.
구이양동역에 도착해 버스로 중국 단체 패키지 관광이면 늘 따라붙는 저녁식사 장소에서 하루종일 공복상태를 해결하고 숙소에 여장을 풀었다. 푼 짐에선 김치, 각종 통조림, 건어물, 컵라면 등등이 가방속에서 속속 나왔다. 늦은 시간임에도 간단한 미팅으로 결의를 다지고 결전의 날을 대비했다.

중국 성도와 베이징에서 구이양을 찾은 교민도 선물보따리를 들고 응원단에 합류했다. 뭔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다. 중국 베이징에서도 구이양까지 비행기로 4시간 이상 걸린다.
다들 귀한 시간들을 냈다. 지극정성이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살까.

사람들은 누구나 지금 이시간 그나마 다른 일보다 의미가 있는 일을 염두에 두고 사는 듯하다.
거의 24시간 걸려 도착한 구이양.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테니스를 위해 오랜 기간 고생과 수고를 아끼지 않은 이들이지만 그래도 쉽지 않은 여행길이라 생각이 든다. 더욱이 대표선수만큼이나 한국테니스가 잘되야하는 것에 대한 책임감이 잔뜩 있다.

보통 데이비스컵은 오전 10시에 경기가 시작되면 때를 거르기 일쑤다. 경기가 이어져 열려 별로 틈이 없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볼 하나에 승부가 휙 바뀌고 한눈 파는 사이에 흐름이 넘어간다. 그래서 볼 하나하나에 선수들은 정성을 들이고 응원단은 그 볼에 눈을 떼기 어렵다.
그래서 어떤 경기보다 국가대항전은 편안하게 묘기를 즐기고 누가 이기든 상관없는 테니스가 결코 아니다.
국가대항전은 전기 감전 되듯 짜릿한 순간의 연속이고 눈에선 눈물이 나올 정도의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몸과 마음이 편하지 않다.

우리나라 테니스 대표팀은 보통 원정경기면 선수단과 경기장을 찾은 몇몇 교민이 있는 가운데 경기를 치렀다. 이기면 무슨 죄나 지은 듯 홈팬들 눈을 피해 나오고 지면 쓸쓸히 짐을 싸서 고개 푹 숙이고 한시간이라도 빨리 귀국행 비행기를 찾는다. 귀국도 조용히 하고 차 한잔 마시는 해단식 없이 각자 마음 편한 곳으로 발길을 향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번 중국과의 데이비스컵에는 사상첫 해외응원단이 형성되어 선수들의 플레이에 힘을 불러 넣어 주게 되었다.
핫샷 때마다 막대 풍선이 두들겨지고 대한민국 구호 등등이 실내코트에 울려 퍼질 것이다. 이 소리는 응원단의 귀에 다시 들어가 심장을 때린다. 그것을 이틀동안 하게 된다. 이 모습은 선수들 플레이와 함께 네이버 스포츠 중계방송 채널을 통해 전국과 전세계에 고스란히 전해진다. 준비해간 꽹가리는 사용하기 어려워 졌지만 데시벨 제한없는 응원소리는 한국테니스 발전과 도약에 또하나의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오픈때 정현이 경기장이 한국인 것처럼 느낄 정도로 한국 응원단에 둘러싸여 경기를 했다고 말한 것처럼 대한민국데이비스컵 응원단의 움직임은 중국을 상대하는 우리나라 대표 선수들이 중국내 한국에서 경기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리라.

종목과 상관없이 대표팀에 대해서 자부심과 긍정적인 자세를 갖기 마련이다.
협회, 선수들, 미디어, 국내외 응원단 등 나라의 모든 테니스 직접, 간접적 관계자들은 국가대표와 국가대표 감독을 존중한다. 감독을 보호받는 사람으로 만들고 함께 서서 승리를 거든다. 설사 어려운 경기를 하고 힘든 결과를 받더라도 이미 선수단과 응원단의 지성스런 과정은 모든 것을 명예롭게 하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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