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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1회전 포니니- 티아포 테니스 천재들의 향연극장샷 관전기
글 윔블던=박원식 기자 사진 황서진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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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7.03  11:3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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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아포 기술

 

   
▲ 볼을 앞에서 처리한다

 

   
▲ 몸 중심을 확실하게 잡고 볼 터치를 하는 파비오

 

   
▲ 볼 다루는 솜씨가 탁월한 티아포

 

   
▲ 파비오 포니니는 바닥에 붙는 공도 처리한다

테니스 학부모들로부터 문의를 많이 받는다.
테니스는 어디서 배워야 하나요. 국내외 아카데미 소개해주세요. 테니스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 어디 후원 받을 곳은 없나요. 추천해 주세요. 도와주세요. 우리 아이가 이런 대회에서 입상했는데 관심을 좀 가져주세요. 등등.

그런 숙제를 안고 취재를 다닌다. 어떤 학부모는 자신들을 대신해 이곳저곳 다녀와 쓴 기사들이 큰 도움이 된다며 격려의 글을 보내왔다.

이런 가운데 이번 윔블던 1회전 빅매치를 눈 하나 안 떼고 현장에서 직관했다. 테니스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는 것을 느꼈다. 강력히 추천한다.
그동안 국내외 대회에서 직접 관전해 취재한 경기가 하루에 한경기로 치고 1년 200일 정도 봤다면 4천경기는 족히 봤다고 본다.
그 가운데 2일 윔블던 남자단식 1회전 파비오 포니니(이탈리아)와 프란시스 티아포(미국)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 가운데 5 손가락 안에 드는 경기였다.

테니스는 이 선수들처럼 해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윔블던이라해서 모든 경기가 재밌지는 않다. 관중석에서 조는 사람도 많다. 기자를 포함해 경기를 보다 고개 숙이고 자는 경우도 허다하다. 지루하기 때문이다. 실수투성이고 랠리가 안 되는 경기를 보면 재미가 없다.

그러나 이들의 경기는 달랐다. 4시간 넘게 예술적인 공이 오가고 득점마다 박수가 터져 나왔다. 밤 8시가 넘어가는데도 관중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해만 떨어지면 겨울인 런던의 날씨속에 두 팔 다리 서로 비벼가며 경기를 봤다.

포니니와 티아포 두 선수는 경쾌한 발놀림을 했다. 여러 투어대회 토너먼트 디렉터들이 티아포 선수 가족석에 모여 같이 응원을 하고 메모했다. 아마도 젊고 싱싱한 티아포를 자신의 대회에 초청하려고 하는 듯했다. 대회장 흥행 최고의 선수라고 보고 있다. 그 틈에 끼여 경기를 관전했다. 이들은 변화무쌍하다. 슬라이스 강약대결도 하고 코스 구석구석 송곳 샷을 날린다. 서로 수시로 호크아이를 신청할 정도로 매 포인트 예민하다. 세트 끝날 때쯤 챌린지 할 수 있는 것은 다 바닥이 났다. 정교하고 볼 터치감이 환상적이고 볼 다루기는 가히 천재급이다.전혀 졸리지 않고 집중해서 본다. 선수가 볼에 눈을 안 떼듯 관중들도 볼에서 눈을 안 뗐다.

권순우-카렌 하차노프 윔블던 1회전 경기를 한 바로 그 장소 18번 코트다.

두 선수는 5세트를 하는 동안 엎치락뒤치락했다. 1세트를 내주고 2세트를 만회한 파비오 포니니는 화장실을 다녀왔다. 화장실 가는 동안 자신의 라켓을 들고 가며 고개를 절래 절래 저었다. 티아포를 두고 저런 독하고 질긴 놈 처음 봤다는 투다. 껄렁껄렁 걸으면서 눈동자는 연신 주위를 살피며 화장실로 향했다. 한 3분여 공백이 있는 사이에 관중들은 자리를 뜨지 않았다. 대기 줄은 길고 관중석을 송곳하나 세울 곳이 없을 정도로 빽빽했다.
다시 3세트가 시작됐다. 낚시꾼이 낚싯대 바다에 들여놓고 바닷고기와 싸우는 듯 서로 미끼를 물고 달아나려는 고기와 미끼 무는 순간 낚싯대로 낚아채려는 강태공의 신경전이 테니스코트에서 벌어졌다. 볼 랠리를 하다가 한쪽에 팍 치면 그것을 예상하고 바로 순식간에 라켓을 휘둘렀다. 그러기를 수십 차례 반복했다.

이들 경기는 줄다리기와도 같았다. 파비오가 한게임을 브레이크해 4대2로 벌리면 바로 티아포는 바짝 줄을 당겨 3대 4로 추격하고 기어이 4대 4를 만들어 따라간다. 파비오는 세트 초반에 줄을 바짝 당기고 티아포는 세트 막판에 줄을 당겼다. 티아포 관중석의 아버지와 엄마, 형제들은 샷 하나에 엉덩이를 들썩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하기를 반복했다.
티아포 엄마는 티아포가 프로 테니스 선수가 되겠다고 하자 "그 어려운 것을 네가 할 수 있겠냐. 웬만하면 다른 것을 찾아보는 것이 어떻겠냐"하면서 아이의 승부욕을 돋운 엄마다. 애를 오냐오냐 키우는 것이 아니라 해볼 테면 해봐라 대신 스스로 하고 절대 울거나 좌절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키워냈다.

이날 관중석에선 볼 하나에 힘을 불어 넣어 주었다. "굿 포인" "헤이 고" "포 빅" "댓츠 라잇" "굿 추라이"하며 아들이 코트에서 결코 물러나지 않도록 주문했다. 티아포 형제는 파비오가 서브를 넣다가 풋 폴트를 하자 "한 번 더"를 외치며 티아포에게 행운이 있기를 빌었다. 파비오가 더블 폴트를 하면 아버지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좋아 어쩔줄 몰라했다. 파비오는 순간 자신이 코트에서 할 수 있는 눈초리 레이저 광선을 티아포 부모석에 보냈다.

그래도 분이 안 풀리면 파비오는 체어 엄파이어에게 이탈리아어로 시끄럽게 떠든다. 체어는 그냥 빙그레 웃으며 경기를 하라고 권유한다. 파비오의 분위기 주도 작전을 다 아는 듯한 태도다.

경기는 3세트를 파비오가 따면서 세트스코어 2대1이 되고 4세트 초반도 파비오가 공세를 취하면서 2대0으로 달아나고 4대1까지 벌려 승부는 4세트에서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티아포의 무심타법이 통해 치는 족족 라인을 물었다. 경기는 4세트 주인공 티아포로 판명이 나면서 예측 불허의 5세트로 접어들었다.

페더러, 나달, 조코비치가 특급 배우라면 파비오나 티아포는 조연급이다. 그랜드슬램 결승은 못가고 중도에 탈락한다. 하지만 재미는 엄청나다. 특히 이들이 1회전에서 만나 아주 흥미로운 경기가 됐다.

사실상 주연급 조연들의 농익은 플레이, 190cm 정도는 되야 하는 신체조건에서 조금 못 미치지만 테니스에 대한 이해도와 볼 다루기 라켓 핸들링은 최정상급이라고 보면 된다.

빠를 때의 볼 스피드는 번개 같고 네트 살짝 위에서 오가는 직선타와 다운더라인은 보석 같았다. 감각적 볼 처리는 테니스의 묘미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이들은 찬스가 오면 실수하는 게 아니라 꼭 득점으로 연결한다. 그때를 유심히 들여다보면 나무처럼 정면을 보고 똑바로 서서 볼에서 눈 을 안 떼고 처리한다. 드롭샷 대결을 하다가 먼저 드롭샷 건 쪽이 차분하게 득점으로 마무리한다. 그만큼 바둑에서 두세 수 앞을 보고 하듯 테니스를 한다.

이날은 승패가 선수 개개인에게 관계가 있겠지만 관중들 대다수는 이들 테니스 기교에 만끽을 했다. 그라운드 패스 25파운드. 한 4만 5천원 되는 돈이 전혀 아깝지 않게 하는 경기를 봤다고 보여진다.

다시 서두에 언급한 것을 마무리로 사용하자면 테니스는 파비오나 프란시스처럼 하는 것이라고 본다.  프란시스 티아포는 아프리카 빈국 시에라리온에서 미국으로 이민온 이민 2세대다. 아버지는 워싱턴 테니스장 건설때 인부로 참여해 테니스장 관리 자리하나 맡았다. 그때 아들 티아포는 공짜로 벽치기하고 회원들 테니스하는 것을 어깨너머로 보다가 선수의 길에 들어섰다. 코트에서 건들건들 다니는데 가족들은 온통 티아포 기분 맞춰주려 애썼다. 선수는 4세트 따면서 가족 향해 하얀 이빨 보이며 딱 한번 씩 웃었다. 그 미소에 가족들은 녹아났다.

파비오는 서른 중반을 바라보면서 테니스가 농 익었다. 나이가 들수록 랭킹은 올라가고 테니스 이해도는 박사학위를 받고도 남을 정도다. 그랜드슬램마다 파비오의 단, 복식 경기를 빼놓치않고 본다. 하루 일정표가 나오면 꼭 동그라미 치는 선수다.
이날 롤랑가로스 신데렐라 아만다 아니시모바의 여자단식 1회전 경기가 있었는데 의외로 실수가 많아 흥미를 끌지 못했다. 그러나 루마니아의 소라나 키르스테아를 상대로 세트 중반에 휙휙 달아나 세트를 마무리했다. 큰 경기장에서 잘하는 지 두고 볼 일이다.

여자는 아만다처럼 테니스를 하게 하고 남자는 파비오나 티아포처럼 한다면 우리나라 선수들도 세계 무대에 많이 설 것이다. 권순우의 사례가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1회전 한경기하고 그것도 패했는데 끈질김과 닥공에 우리나라팬들은 반했다. 다만 파비오나 티아포의 플레이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변화무쌍, 감각적 볼 터치, 포핸드 위너, 라인타고 나가는 볼 구사 등등. 가능성을 보았기에 테니스 자녀에게 시키는 부모들의 마음이 콩닥콩닥 뛸 것으로 보인다. 테니스 기술 수준을 페더러와 나달 정도는 아니고 파비오나 프란시스에게 맞춰야 한다.

   
 
   
체어 엄파이어가 티아포 벤치 주변의 물건 어질러짐을 보고 산만하게 여겼다

 

   
신발, 물건 등등 여러가지가 어지러이 놓여져 있다. 경기 뒤 이를 주섬주섬 들고 나간다

 

   
파비오는 기술외에도 보여줄 것이 많다

 

   
유연함, 강함, 센스를 장착한 티아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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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chung
기자님 기사처럼 그런 선수를 가르칠 코치가 국내엔 없다고 봐요...ㅠㅠ
그렇게 치게 가르칠려면 해외아카데미에 보내야 합니다..
시간, 경비, 언어, 문화이해...이런 여건을 장벽을 해소할려면....

(2019-07-03 17: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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