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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 이제 ‘AO’다···그랜드슬램 대회를 브랜드화살아있는 테니스 전설 이름 딴, 로드 레이버 아레나
글 오룡(코멘터리 편집주간) 사진 테니스피플  |  tennis@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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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1.14  20:3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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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오픈의 계절이 돌아왔다. 올 시즌 프로 투어가 시작되는 것이다. 물론 호주오픈(1월14~27일)에 앞서 새해 벽두에 열리는 대회도 있다. 정현(22·한국체대)이 출전했던 인도 타타오픈, 뉴질랜드 ASB 클래식, 호주오픈 전초전이라는 브리즈번 인터내셔널 등이 그것이다.

정현은 지난해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렌(27·미국)을 꺾었다. 당시 경기 도중 특별한 손님 하나가 관중석에 등장해 전 관중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다름 아닌 호주 출신 테니스 전설 로드 레이버(Rod Laver)였다. 호주오픈 센터코트인 로드 레이버 아레나는 바로 그의 이름을 딴 경기장이다.

   
 

80세인 레이버는 1세트가 끝날 무렵 파란색 정장을 입고 정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장내 방송과 화면으로 소개되자 관중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어 화답했다. 센터코트 이름의 주인공이 자신의 경기를 참관했으니 정현 선수에겐 영광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정현은 그 경기를 세트 스코어 3대0으로 이겨 4강에 올랐다.

로드 레이버가 누구인가. 한 해 4개 그랜드슬램 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것을 ‘캘린더 그랜드슬램’이라 한다. 레이버는 선수생애에 이를 두 번이나 달성하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다. 처음은 1962년 아마추어로, 두 번째는 1969년 프로 자격으로 이룩했다. 말 그대로 ‘살아있는 전설’이다.

메이저 대회에 프로선수 참가가 허용된 1968년 이후 이른바 오픈시대에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남자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통산 단식 타이틀 198회, 그랜드슬램 대회만 호주오픈 3회를 포함해 11회 우승컵을 차지했다. 1964~72년 7년 연속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켰으며, 설문조사에서 테니스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로 꼽히기도 했다.

그런 만큼 호주오픈 센터코트에 그의 이름이 붙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멜버른 올림픽파크에 조성된 경기장은 1988년 개축 이후 내셔널테니스센터로 불리다 2000년 1월 이름을 바꿨다. 프랑스오픈의 코트 필립 샤트리에, US오픈의 아서 애시 스타디움 같이 센터코트에 자국 테니스 전설의 이름을 붙인 것이다.

정현 8강 경기 참관 때 ‘기립박수’

윔블던만 그냥 센터코트라 하는데, 이는 ‘센터코트’란 말 자체가 윔블던 창설 당시 잔디 크로켓 경기장 한가운데 테니스장을 설치해 생겨난 유래를 존중해서다. 이후 센터코트는 꼭 중앙에 있지 않더라도 메인 코트를 지칭하는 테니스 용어가 됐다.

요즘엔 그랜드슬램 대회는 브랜드화가 대세다. 테니스의 원조이자 아이콘인 윔블던의 브랜드 가치는 말할 것도 없고 다른 메이저 대회들도 특유의 매력을 테니스 브랜드로 각인시키고 있다. 호주오픈 주관기관인 테니스 오스트레일리아(TA)는 호주오픈의 이니셜 ‘AO’를 단순하게 디자인해 상징 비주얼로 내세우고 있다.

TA 관계자는 “새 모노그램 로고 디자인은 테니스와 호주가 공통적으로 지닌 역동성을 형상화했다”고 밝혔다. 알파벳 디자인은 ‘A’의 가운데 선을 없애 단순미를 강조하고, 정방형 두 글자 사이에 역동적 에너지가 느껴지도록 했다는 설명이다.

이 로고를 도입과 함께 호주오픈을 ‘AO’라 부르는 브랜딩이 시작됐다. 과거 ‘Ausopen’이란 줄임말은 있었지만 ‘AO’는 새로운 브랜드네임이다. 프랑스오픈의 경우 경기장 이름인 롤랑 가로스를 브랜드로 밀고 있다. 프랑스테니스협회는 지난해 5월 “더 이상 프랑스오픈이 아니라 롤랑가로스라 불러달라”고 공식화했다.

호주오픈은 호주를 대표하는 스포츠 이벤트다. 호주인들의 테니스 사랑은 유별나다. 1월 내내 온 나라가 테니스로 들썩인다. TV든 전광판이든 화면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테니스가 넘쳐난다. 대회장인 멜버른 플린더스 공원은 테니스와 각종 문화행사를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북적인다.

남반구인 호주는 지금 한창 여름 휴가시즌이다. 올해는 특히 40도를 웃도는 폭염이 자주 나타나 주최측이 특별 대책을 마련했다. 수은주가 섭씨 40도 위로 오르면 3세트 이후 10분간 휴식을 취하게 하는 ‘폭염 브레이크’다. 1만4800석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는 개폐식 지붕을 갖춰 최악의 폭염은 막을 수 있다.

호주오픈은 1905년 호주와 뉴질랜드가 함께 개최하는 오스트레일레시아선수권대회(Australasian Championships)로 출범했다. 1세기 넘는 연륜이지만 4대 메이저 대회 중에선 가장 연륜이 짧은 막내다. 하지만 관중 동원력은 막강하다. 약 70여만 명의 관중이 찾고, 전 세계에서 5억 명 이상이 TV 중계를 지켜본다.

호주오픈은 정현이 좋은 성적을 내온데다 기아차가 메이저 스폰서여서 우리에게 친숙한 대회가 됐다. 2002년부터 스폰서를 맡아온 기아차는 펜스와 전광판, 관중석 곳곳에서 막강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시선이 집중되는 네트 양끝에도 기아 로고가 새겨져 경기장을 찾는 한국인에게 뿌듯함을 안겨준다.

<테니스피플>은 올해 35명의 투어단을 꾸려 1월12일 현지로 떠났다. 지난해 20명에 비해 규모가 크게 늘었다. 투어단에 참여한 동호인들은 경기 명장면을 눈과 카메라에 담다 보면 자연스레 테니스를 보는 안목이 높아진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상하이오픈에 이은 투어대회 참관행사는 세계 테니스 기류를 직접 호흡하는 소중한 기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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