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다혜와 정영원(오른쪽)

여자 Jr.테니스, 당연한 ‘전패 최하위’

2012 세계주니어 테니스선수권대회 3일째 경기가 열리는 27일 낮(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왕립 바르셀로나 폴로 클럽.

스페인과 조별리그를 치르는 한국 여자선수단의 두 번째 단식 주자인 김다혜(16·중앙여고)가 굳은 얼굴로 코트에서 나왔다.

막 끝난 경기에서 김다혜는 사라 소리베스에게 0-2(4-6, 3-6)로 졌다.

첫 단식에 나섰던 정영원(16·안동여고)이 한국 여자팀에 대회 첫 승을 안겨 ‘혹시나' 하는 희망을 품었던 한국은 김다혜의 패배로 또다시 기세가 꺾였다.

마지막 복식 경기에서 김다혜-정영원이 스페인에 0-2(2-6, 2-6)로 제압당한 한국은 3전 전패, 조 최하위로 조별리그를 마쳤다.

대회에서 1승도 거두지 못한 김다혜는 "치는 것은 잘 치는데 왜 지는지 모르겠다"며 애써 아쉬움을 삼켰다.

미국·스페인 등 강호와 같은 조로 묶이는 불운 때문에 성적보다 경험에 의의를 두겠다던 여자 선수들이었지만 막상 1승을 하기도 벅차다 보니 속이 상한 모양이었다.

여자 대표팀을 이끄는 최준철 감독은 "미국, 스페인의 여자 선수들은 거의 프로급"이라면서 "우리 선수들이 최선을 다했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과 실력 차가 나는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한테니스협회가 올해부터 테니스 기대주를 집중 지원하겠다는 의도로 육성팀을 만들었지만 여자 선수 중에는 육성팀에 들어간 선수가 없다.

육성팀 선수들을 선발한 더그 매커디 전담 코치가 국내외 대회 성적과 체격 조건, 체력 등을 기준으로 프로에 데뷔한 후 세계랭킹 100위 안에 들 수 있는 선수를 선발했는데 여자 선수 중에는 이렇다 할 재목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이번 대회에 나선 남자 선수 중에서 강구건(16·안동고), 홍성찬(15·우천중)은 육성팀에서 훈련을 받고 있다. 정현(16·삼일공고)은 육성팀에 들어갈 만한 조건을 갖췄지만 일반 기업의 후원을 받으며 개인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팀 여자 선수들인 김다혜, 정영원, 송아(16·서일고) 등 세 명은 학교에서 훈련을 받는 게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도자들도 "여자 선수단은 대회 본선에 올라온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입을 모아 얘기하는 지경이다.

한국 여자 테니스가 남자 테니스보다 뒤처진 이유는 얇은 선수층에서 기인한다고 코치진은 답한다.

국내에서 열리는 주니어 대회만 봐도 초·중·고 여자 선수가 남자 선수 숫자에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게 정석진 대표팀 총감독의 설명이다.

선수가 많지 않으니 뛰어난 선수들이 나올 가능성이 작고 선수들 간 경쟁도 줄어들어 여자 선수들의 실력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 총감독은 "국내에서 비슷비슷한 선수들끼리 겨루다 보니 여자 선수들이 발전하지 못한다"며 "그나마 올해 여자팀은 예선이라도 통과했지만 지금으로서는 내년 대회 예선 통과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테니스의 명문인 중앙여고에서 21년간 여자 청소년 선수들을 육성해온 최준철 감독의 마음도 타들어간다.

최 감독은 "남자 선수들은 육성팀에 들어가 국제 대회 경험이라도 늘리는데 여자 선수들은 그렇지 못해 더욱 안타깝다"며 "협회가 아니면 기업이라도 여자 선수들을 적극 후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테니스에 대한 일반 기업의 후원이 점차 줄어들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는 않다고 최 감독은 덧붙였다.

최 감독은 "여자 선수들은 남자보다 2년 정도 성장이 빨라 16살 정도쯤에 실력이 치고 올라가야 하는데 우리 선수들은 국제 대회 출전 기회 자체가 적어 실력 향상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여자 청소년팀에 지원을 늘리는 것 말고는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데 적극적으로 지원하려는 곳이 없다"며 답답한 심경을 전했다.  연합뉴스

-주니어테니스- 女 선수단, 벨라루스 격파

(바르셀로나=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한국 여자 청소년 대표팀이 2012 세계 주니어 테니스선수권대회에서 첫 승을 거두고 13~14위 결정전에 나선다.

최준철 감독이 이끄는 여자 대표팀은 28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왕립 바르셀로나 폴로 클럽에서 열린 대회 4일째 13~16위 순위결정전에서 벨라루스를 2-0으로 꺾었다.

원래 단식 2경기와 복식 1경기가 예정돼 있었지만 단식 2경기만 치르고도 승패가 갈리자 벨라루스 선수단이 남은 경기를 포기해 복식은 열리지 않았다.

여자대표팀은 1단식에서 정영원(16·안동여고)이 사다프모흐 톨리보바를 2-0(6-4 6-2)으로 여유롭게 꺾고 2단식을 향한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었다.

정영원의 뒤를 이어 단식에 나선 김다혜(16·중앙여고)는 이리나 셰리메노비치를 또다시 2-0(6-4 7-5)으로 물리쳐 한국 여자 선수단의 대회 첫 승을 결정했다.

1세트 게임스코어 2-2인 상황에서 비가 내려 약 2시간 동안 멈춘 뒤 재개된 경기에서 김다혜는 1세트를 가져간 후 2세트 한때 2-5까지 밀리다 내리 5게임을 이겨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