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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테니스 살 길-건강한 대회] 우리는 '국수한그릇'대회 할 수 없나'우동한그릇'대회하는 와세다 퓨처스
박원식 기자  |  editor@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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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21  07:5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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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pan F2 Futures

TOURNAMENT DETAILS

M-FU-JPN-02A-2018
Host nation: Japan
Date: 12 March - 18 March 2018
Category Futures
Surface: Hard - Outdoor
Prize Money: $15,000 USD
Promotional Name: Waseda University Futures Int'l Tennis Tour
City/Town: Nishi-Tokyo, Japan
Tennis club: Waseda University Tennis Club
Address: Nishi-Tokyo shi Higashi-fushimi 3-5-27, Nishi-Tokyo, 202-0021, Japan

 

   
 

일본 도쿄 서쪽 히가시 후시미 지역 와세다대학 서부캠퍼스에선 해마다 벚꽃 피는 3월 중순에 국제테니스대회가 열린다. 총상금은 1만 5천달러의 퓨처스대회로 프로대회치곤 가장 낮은 등급의 대회다.
도쿄 시내에서 전철로 3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히가시후시미 지역에서 열리는 대회는 임규태(해설위원) 안재성(아카데미 원장) 권순우(건국대) 등이 입상한 대회로 우리나라 선수들이 많이 참가하는 대회다.
전철역에서 내려 물어물어 찾아간 대회장 가는 길은 소박하다. 그 흔한 대회 홍보 현수막하나 없었다. A4용지로 컬러프린트한 선수사진 몇장 만이 한두군데 붙어 있어 대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을 알렸다. 대회장 입구에는 대학생들이 일어서서 반갑게 맞는다. 코트에선 대회 운영요원들이 미팅을 한다. 라인즈맨과 스텝들 모두 와세다 대학생들이다. 대학 테니스 동아리 학생들이 방학기간중에 국제대회를 연다(일본은 개학이 4월이다).
상금 등 대회 운영비는 어떻게 조달할까? 우리나라 같으면 퓨처스 대회 하나 하는데 보통 7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소요되는데 일본대학에서 하는 퓨처스대회는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마련할까 궁금했다.
총상금 1만5천 달러의 대회에 와세다대학에서 전체 경비의 20%를 대고 와세다대학 전체 대학스포츠팀의 스폰서인 아디다스재팬이 60%를 후원한다. 그리고 나머지는 졸업생들이 운영하는 기업과 대회가 열리는 히가시후시미 지역 상인조합이 조금씩 보탠다.
델몬트 바나나 유통회사는 하루 200송이를 대회장에 공급한다. 이렇게 후원받은 바나나는 관람객들에게 점심 대신 제공하고 선수들에게 무한 공급한다.
선수들에게는 점심 식사로 우동 한그릇을 제공하고 대회 진행자들 인원수에 맞춘 도시락이 먹는 것의 전부였다. 경기 마치고 의례하는 전체 회식은 와세다퓨처스에선 없다.

   
 

대회 운영은 어떻게?

대회 팜플렛부터 대진표 게시, 내빈 접대, 볼보이,청소, 시큐리티 등등을 모두 와세다대학생 테니스부원이 한다. 인원은 대략 60명.
대회에 참가한 한 선수는 "퓨처스대회 운영 수준은 그랜드슬램급이다"라며 "볼보이들이 날라 다닌다"고 흡족해 했다.
그랜드슬램에서나 있을법한 일일 대회 리포트도 학생기자들이 만들어 내놓는다. OB(OLD BOY) OG(OLD GIRL)로 불리는 선배들은 대회에 경제적으로 거들고 몸으로도 봉사한다. 대학테니스동아리 졸업생 선배들은 아침부터 대회장 곳곳을 지키며 후배들을 격려한다. 이들 OB, OG들이 현재 와세다테니스코트에서 구락부(클럽)를 유지하고 있다.
코트 뒤로 이어져 있는 길고 좁다한 대회장 마당에서 학생들이 기념품을 판다. 팔것이 있을까 했는데 내놓은 상품들이 참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대단했다. 판매 물건 가운데 대회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가 인기가 많았다. 로고는 졸업생이 디자인했다. 카지오 나오라는 학생은 자신이 디자인한 티셔츠를 들어보이며 자랑했다. 미술에 관심이 많아 티셔츠와 대회 포스터, 대회 그림등을 담당하고 있다고 했다. 기념품 판매소에서는 테니스 관련 그림 엽서와 일본 테니스의 영웅들의 이야기가 담긴 자서전 등을 판매했다. 대략 하루에 1만엔씩 대회기간동안 8만엔 정도 팔릴 것으로 보고 있다. 판매 액수보다는 자신들이 만든 것을 대회장을 찾은 인근 주민과 테니스인들에게 내놓는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 같다.

히가시후시미역 에서 내려 도보 10분 거리에 위치한 와세다퓨처스대회장은 4면의 경기용 코트,2개의 연습코트, 2면의 실내코트 그리고 사무실로 구성되어 있다. 인근에 야구장이 있는 등 대학 스포츠부들이 운동을 하는 지역에 함께 있다.

역사를 말해주는 오래된 건물의 사무실 공간은 대회 운영본부로 쓰고 선수 라운지는 실내코트 바닥에 비닐을 깔고 사용했다. 코트 주변은 온통 조그마한 아파트로 둘러쌓여 있다. 퍽퍽대는 공치는 소리로 인해 민원이 있을 법하지만 주민들이 국제대회를 운영하는 대학생들이 기특해 되레 경기장을 찾아 격려해 주고 있다. 평일 대낮임에도 자리는 주민들과 졸업생들로 가득차 선수들의 경기를 관전하고 격려했다.

와세다대학은 개교 125주년을 맞아 전 부문에서 국제화를 위한 사업 아이디어를 모았다.
대학테니스동아리에서는 자국 선수들의 랭킹점수를 주기 위해 가장 손쉬운 것인 퓨처스대회를 운영해보자고 제안했다.
압도적인 찬성으로 채택된 제안은 이후 운영을 위해 묘안을 짜냈다. 비용은 최소화하고 운영은 알차게 하자는 작전이 시행됐다.

웬만한 운영 인력은 동아리회원 60여명이 감당했다. 국제대회 운영과 관련한 사항은 대학테니스부 감독이 토너먼트디렉터를 맡았다. 재정문제는 동아리 출신 졸업생들이 굵직굵직한 아이디어를 냈다. 십시일반 회비도 모았다. 학교쪽에서는 대회 상금 일부를 댔고 학교 스포츠팀 메인 스폰서인 아디다스를 소개시켰다. 동아리도 손을 놓고 있지 않았다. 일본인들이 즐기는 온천목욕권 판매 사업을 벌여 수익을 남겼고, 수차례에 걸친 유료 동호인 클리닉도 실시해 운영 자금을 모았다.

와세다 퓨처스는 2007년 첫 대회를 연 지 11년이 지났다. 대회 토너먼트 디렉터는 츠치하시 토시히사에 이어 야오키 이시이가 맡고 있다. 대회 토대를 구축한 토시히사 전 토너먼트 디렉터는 "아디다스와 3년 계약으로 대회를 하는데 3년만 잘 치르면 계속할 자신이 있다"고 말했는데 11년간 꾸준히 하고 있다.
츠치하시는 88년 서울올림픽 본선에도 뛴 일본의 테니스 스타. 송동욱 유진선 김봉수 이형택과 현역시절 경기를 했고 김재식 울산대 감독과 같은 나이다. 한국의 대표급 선수 이름을 줄줄댈 정도로 한국테니스에 해박하다.

결론적으로 대학생들이 퓨처스를 운영하지만 일본 대표 선수출신이 주도해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전혀 불편함이 없게 했다.

학생들은 대회를 운영함으로 국제경험과 사회 경험을 익히고 OB OG들은 졸업이후에도 테니스를 매개로 학교에 기여하고 후배들과 연을 맺고 있다. 대학 입장에서는 외국 선수들을 초청해 대회를 치르면서 국제화에 한 몫을 하는 셈이다.

10년이 넘은 와세다대퓨처스는 미쓰비시 전기가 특별후원을 하고 아식스,던롭, 오츠카,히가시후시미 상인회 등 12개 회사가 대회 후원을 하고 있다. 올해 와세다 퓨처스는 홈페이지를 운영하면서 라이브 스코어, 결승전 유투브 방송 등을 하고 있다. 학생들의 기술력과 정성이 보태져 대회를 운영하고 있다.

대회 경비로 상금 1만5천달러, 감독관 등 국제심판 일비와 교통비, 자원봉사자를 위한 점심 도시락, 우승, 준우승자 상장과 선물 등 2만달러(약 2천만원)가 들어간다.

상식적으로 결승전하고 시상식하고 선수소감듣고 단체사진 찍으면 대회가 끝나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의 퓨처스는 다르다. 특히 대학생들이 운영하는 퓨처스는 다르다. 우승, 준우승자에게 메달과 꽃다발이 전해졌다. 하지만 이상하게 단체사진을 찍지 않았다. 학교 로고가 있는 표지판을 배경으로 선수 사진만 찍는다. 그리고 대회장이 스폰서와 볼보이, 학생들, 선수들, 관중들께 감사하다는 인사말로 세레머니는 끝난다.
한켠에선 기념티셔츠를 사들고 선수들 사인을 기다리는 줄이 선다. 학생들은 장내 정리로 분주하다. 그런데 어디선가 유치원에서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40여명의 아이들이 코트를 메운다. 샤워하고 다음대회장 고후로 이동해야하는 선수들을 붙잡고 어린이 수준별 원포인트 레슨을 시킨다. 선수들의 공 넘겨주는 것을 대하는 아이들의 눈빛은 매우 진지하다, 실수하면 뒤로 빠지는 터라 자기 키만한 라켓을 들고 안간힘을 쓰며 공을 넘겼다. 방금 결승전을 마친 자신들의 우상이 건네는 공을 하나라도 더 받아보려고.
격전 뒤의 육체적인 고통을 인내로 버티던 선수들의 표정은 금새 밝아진다. 선수들은 어린아이의 공을 받다 익살스럽게 코트를 데굴데굴 구르는 등 아이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테니스하는 기쁨을.

대회진행에 직접적인 일을 거들지 못한 재학생들은 다른 일을 맡는다. 예를 들면 대회 기념품을 만드는일.
가지오 나오라는 학생은 자신이 직접 디자인한 티셔츠를 들어보이며 활짝웃었다. 곤색바탕에 오른쪽 하단엔 테니스공을 왼쪽엔 와세다 퓨처스라는 글을 새겼다. 판매를 담당하는 학생들에게 나오가 만든 티셔츠가 잘 팔리냐고 물으니 판매되는 7종 가운데 두번째로 잘 나간다는 답이 돌아왔다. 나오의 말로는 티셔츠 디자인 뿐 아니라 대회 로고도 선배들이 만들어 사용하게 됐다고 한다.

티셔츠를 판매하는 학생들은 관중들이 선호하는 선수들에게 티셔츠에 사인을 받아 판매하는 아이디어도 냈다.

   
 

와세다퓨처스를 둘러보면서 인상에 남는 것은 안내데스크다.
흔히 관람객이 오면 안내 팜플렛과 대회 일정표를 나눠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곳에선 오는 사람마다 동창인지, 재학생인지, 일반 관객들도 처음 왔는지 아니면 두번째 왔는지하는 기록을 하게 했다. 대충 설문에 가까운 기록을 마치면 관람객 에게 일일이 바나나 한 뭉치씩을 나눠준다. 이 기록이 모여 대회를 착실하게 키워내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떤가
퓨처스대회 하나 하는데 상금의 세배이상이 든다고 한다. 한 지방의 주니어대회에서는 매일 저녁 식사비로 70여만원이 들었다. 5일에 350만원 정도 들고 진행자와 일부 지도자 인건비로 수천만원씩 들어간다. 심지어 지방자치단체에게서 대회 유치비 명목의 액수를 받는다. 일본 와세다대학퓨처스같은 대회를 서너개 할 비용이 한 주니어대회에 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비단 주니어대회뿐 아니다. 다른 연맹체의 대회도 크게 차이가 없다.

대한테니스협회에서는 올해부터 대회 예산 가운데 회의비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는 대회운영지침을 확정했다. 운영지침에 따르면, 대회 공식적인 회식은 대회 기간중 1회로 한정하고 참석 인원은 경기부, 심판부, 협회 임직원 전체로 했다. 또한 회식비를 1인당 2만원을 넘지 않게 책정했고 주류는 절대 금지하는 것으로 정했다. 3월 12일부터 김천에서 열리는 전국종별대회에서는 선수들에게 기념품을 제공해 회의비에서 절약한 예산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테니스대회는 보통 진행자 인건비와 '먹어 없애는' 대회 회의비가 주를 이룬다. 외국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일본 와세다퓨처스에선 당일 경기 끝나면 호텔이나 집으로 바로 돌아가 다음날을 준비한다. 대회가 건강해지고 국가 세금이 온전히 쓰여지면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대회)가 많이 만들어지고 좋은 선수가 나오게 된다. 지금도 호텔비와 항공료 아껴가며 국제대회를 하나라도 더 뛰어 랭킹을 올리려는 우리나라 주니어, 대학, 실업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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