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의 호주오픈 활약에 호주 관중들이 깜짝 놀라고 있다. 

정현은 이번 호주오픈에서 자신보다 랭킹이 높고 커리어가 좋은 선수들을 상대해 좋은 결과를 획득했다. 코트에 들어서면서 자신이 갖고 있는 기량을 100퍼센트 발휘한다는 심정으로 경기에 임했다. 

24일 열리는 8강전은 다르다. 일단 상대 선수 테니스 샌드그렌은 정현보다 랭킹이 낮고 보름전에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한번 이긴 적이 있는 선수다. 따라서 객관적인 전력상, 예측상 정현의 승리를 낙관할 수 있다.  

팬들의 직관투표 결과도 정현에게 유리하게 나왔다. 전체 8400명 가운데 5700여명이 정현의 승리를 예측했고 샌드그렌의 손을 들어준 사람은 1700여명이다. 비율로 보면 정현이 77%이고 샌드그렌이 23%다.

이번 대회에서 1회전부터 16강전까지 결과 예측에서 정현이 이길 것이라는 것을 내놓은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이번 8강전이 처음이다. 조코비치때는 2대 8로 절대 열세라고 하고 전세계 어떤 전문 기자도 정현이 조코비치를 이긴다고 하지 않았는데 뒤집었다. 3회전 알렉산더 즈베레프와의 경기때도 정현은 3대 7로 열세였다. 2회전 다닐 메드베데프도 정현보다 랭킹이 높고 연초에 우승한 선수였다. 

그래서 정현은 배운 것을 코트에서 마음껏 펼치고 한수 배운다는 자세로 상대를 대했고 볼에 대해 신중함을 보였다. 

스카이 스포츠 김성배 해설위원은 "정현이 그랜드슬램 4강 이상 가려면 이번 8강전이 중요한데 이전 경기처럼 배운다는 언더독 자세로 경기에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자신보다 랭킹이 낮더라도 도미니크 팀과 스탄 바브링카를 이기고 올라온 실력자다.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테네시에서 태어나고 테니스를 사랑해 테니스라고 이름을 붙인 테니스 샌드그렌은 도미니크 팀을 6-2, 4-6, 7-6<4>, 6-7<7>, 6-3으로 이기고 8강에 기적처럼 올랐다. 샌드그렌은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며 자신이 일궈낸 것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 샌드그렌은 호주오픈 본선도 처음이고 8강은 더더욱 처음이다. 이번대회 2회전에서 샌드그렌은 스탄 바브링카를 이기는 등 숨은 실력자다. 지난해 미국과 프랑스의 와일드카드 교환 협정에 따라 프랑스오픈 본선에 처음 출전했다.

정현과 샌드그렌은 이번에 두 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지난 1월 9일 오클랜드대회 1회전에서 정현이 6-3, 5-7, 6-3으로 131분만에 이겼다.  

정현이 샌드그렌을 이기고 4강에 오르면 2008년 조 윌프리드 송가 이후 10년만에 시드 없는 선수가 두 명 호주오픈 4강에 오르게 된다. 1999년 호주오픈에선 시드없는 선수(토마스 엔크비스트, 토미 하스, 니콜라스 라펜티)가 세 명이나 4강에 오른 적이 있지만, 이후에 노시드 두 명 이상 4강에 오른 적은 없다. 그만큼 그랜드슬램 4강 구도는 시드들이 나눠가졌다.

정현이 이기면 2004년 86위 마라 사핀이후 준결승에 최저 랭킹으로 오른 선수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