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나 카멜리아 베구(루마니아, 55위)가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2017 WTA투어 KEB하나은행 인천공항 코리아오픈 1회전에서 바랏차야 옹텐차이(태국, 279위)에게 2-6, 6-3, 6-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2회전에 올랐다.

2015년 코리아오픈에서 정상에 올랐던 베구였지만, 이날은 랭킹 차이가 많은 상대에게 고전했다. 누구에게나 그렇듯 1회전이 가장 어려운 경기였다. 1세트를 2-6으로 내주고 2세트를 간신히 따냈지만, 3세트 중반까지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3세트 3-3에서 두 번이나 브레이크 포인트에 몰렸다가 겨우 서브게임을 지켰고, 곧 이은 게임에서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승리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었다.

아래는 경기 후 일문일답.

- 힘겨운 1회전 경기를 치렀는데
= 1회전은 항상 힘들다. 리듬을 찾기도 힘들고, 코트에 익숙해지는 데도 시간이 걸린다. 센터코트 경기였는데, 센터코트는 그 외 경기장과는 또 다르기 때문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에 비해 상대는 예선통과자였기 때문에 이미 이곳에서 두 번의 경기를 한 상태였다. 오늘 경기 시작이 좋지 못했는데, 첫 세트 한때 0-5까지 끌려갔었다. 첫 세트에서는 실수가 많았지만 3세트 2-0으로 앞서기 시작한 뒤부터 내 게임을 해나갔다.

- 어떻게 다시 리듬을 찾게 되었나
= 일단은 긴장을 좀 했고, 초반에 두 게임을 잃고 힘들었다. 이후 공을 더 코트 안으로 집어넣으려 했다. 좀 더 게임 자체에 집중하려 했고, 모든 상황을 좀 더 긍정적으로 보려했다. 그리고 결국 경기를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 오늘 센터코트 세 번째 경기였기 때문에 혹시 기다리기 지루하거나 피곤하지는 않았나
= 사실 세 번째 경기면 제법 양호한 편이다. 때론 마지막 다섯 번째가 배정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랜드슬램에서는 간혹 밤 7~8시에 경기가 시작되기도 한다. 이정도 경기라면, 경기 전 충분히 연습하고 훈련하고 어느정도 쉴 수도 있기 때문에 제법 괜찮은 스케줄이라고 생각한다.

- 두 번째 세트가 끝나고 온코트 코칭을 받았는데, 그 때 코치가 무슨 말을 해주던가
= 그 때 코치가 정확히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도 내 게임 운용전략에 대해 말했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처한 상황과 이에 대한 현재 나의 태도에 대해 코칭을 해주었던 것 같다. 그리고 조급해하지 말라는 말도 해주었다. 경기 자체를 좀 더 즐기라는 말도 해주었다. 당시 너무 긴장했기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그런 기본적인 부분들에 대한 코칭이었던 것 같다. 경기 중 코치가 이렇게 들어와서 내 상황을 한 번 진정시켜주는 것은 참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 경기 직후 코치와 몇 마디 하는 것 같던데 어떤 말을 했나
= 경기 자체가 좀 힘들었기 때문에 스스로에 대한 자책을 하고 있었는데, 오히려 코치가 긍정적인 말을 해줬다. 코치는 "오늘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진 못했지만, 그러한 상황에서도 이겼고, 그 사실이 중요하다. 이제 2회전에 진출했으니 2회전에서 다시 멋진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라며 나를 다독였다.

- 현재 톱100에 루마니아 선수가 4명이나 포진하고 있다. 루마니아 선수들이 이렇게 투어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유가 무엇인가
= 그러한 질문을 많은 사람들이 우리에게 한다. 하지만 나 역시 그 이유는 잘 모르겠다. 루마니아에서는 자국 선수들을 위해 표준화된 육성 시스템이 있지도 않다. 모든 선수들이 가족과 후원기업들의 응원과 지원 하에 각자의 스타일대로 열심히 투어생활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루마니아 테니스 협회가 특별히 지원을 해준다거나 하는 부분은 거의 없다. 모든 선수가 자신의 훈련스케줄을 각자 세우고 계획하며, 이를 따른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나 역시도 왜 루마니아 선수들이 현재 톱100에 이렇게 많이 포진해 있는지 모르겠다.

- 2015년 챔피언이다. 이번 대회 목표가 있다면 두 번째 우승인가
= 물론 우승을 하고 싶다. 매 대회에 들어갈 때마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는 것이 목표다. 그리고 코리아오픈은 이미 한 번 우승을 한 대회이기 때문에 나에게 좀 더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것 또한 사실이다. 2011년 이후 계속해서 코리아오픈에 출전하고 있다는 사실이, 내가 얼마나 이 대회를 좋아하고 이곳 사람들을 좋아하는지를 반증해주는 것이다. 물론 우승을 하고 싶지만, 하나씩 하나씩 차근차근 스텝을 밟아 나아가겠다.

- (2회전 상대에 대해 질문하려고 대진표를 보여주려고 하자)
= (웃으면서 고개를 휙 돌리며) 절대로 다음 대진을 보여주지 마라. 벌써부터 다음 상대를 보고 싶지는 않다. 다음 경기를 준비하면서 자연스레 알고 싶지, 벌써 알고 싶지는 않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