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이석채 회장이 2012 런던올림픽에 대표선수로 출전하는 KT 사격선수단 진종오 선수(왼쪽)와 클레이 트랩의 기대주 강지은 선수(오른쪽)를 지난 7월 5일 격려했다.KT는 85년부터 아마추어 사격종목을 지원해 왔다. 비인기 종목인 사격은 KT의 지원으로 지난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이은철 선수가 금메달을 따는데 큰 역할을 했다

▲ 런던올림픽 핸드볼 국가대표 출정식 단체사진(2012년 7월 18일, SK핸드볼경기장)

▲ 한화 김승연 회장이 2010년 5월 경남 창원에서 열린 한화회장배 전국사격대회에서 이번 런던 올림픽 사격 2관왕을 차지한 진종오 선수를 격려하는 모습

4000억원 투자는 성적으로 이어졌다

올림픽 출전과 성적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오랜 투자의 결실이었다. 우리나라 스포츠의 숨은 손을 살펴 보았다.

사격 (금 3 은 2)=한화, KT

한화 김승연 회장(60)은 5일 밤 사격 진종오 선수의 50m 권총 결승전을 가족과 함께 시청한 뒤 변경수 사격 국가대표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진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축하했다. 한화는 김정 고문이 대한사격연맹 회장을 맡은 2002년부터 사격 발전 기금 80여억원을 지원했고 2001년 갤러리아사격단을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
특히 2관왕인 진 선수에게 김 회장은 "비인기 종목이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도전과 투혼을 만들어낸 승리의 역사가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사격선수단 귀국 시 포상을 하도록 관계자에게 지시했다.

2004년부터 진종오 선수를 후원한 KT 이석채 회장은 오스트리아 총기회사 스테이어 스포츠가 만든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총기를 직접 지원해 주었다.

양궁(금 3 동 1)=현대차

지난 1985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대한양궁협회장을 맡았고, 2005년부터 정의선 부회장이 맡았다. 지금까지 현대차그룹은 양궁협회에 300억원 넘게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양궁 선수단은 올림픽 첫 출전이었던 로스앤젤레스(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후 런던올림픽까지 금메달 18개, 은메달 9개, 동메달 6개를 휩쓸며 세계 최강의 자리를 확고하게 다졌다.
정 부회장은 남녀 단체전과 개인전을 모두 관람했으며, 경기 후 여자 양궁 선수들과 직접 포옹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펜싱(금 2 은 1 동 3)=SK텔레콤

펜싱협회는 SK텔레콤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3년부터 우수선수를 발굴, 국제대회 유치 등의 역할을 해왔다.특히 2009년 손길승 SK텔레콤 명예회장이 대한펜싱협회 회장에 오르면서 펜싱협회의 지원금은 종전 3억5000만원에서 20억원으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손 회장이 취임초 전문가 컨설팅을 통해 중장기 펜싱발전계획을 수립한 것도 주효했다.
최근 수년간 펜싱 대표팀이 1년의 절반 가량을 전지훈련을 위해 해외에서 보낼 수 있었던 것도 이 같은 체계적인 지원 덕이다.

수영(은 2)=SK텔레콤

SK텔레콤은 박태환 전담팀을 꾸려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70)은 부인 홍라희씨를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 자녀들과 함께 박태환 선수를 응원했다. 삼성생명이 박태환 선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있다. 수영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의 척박한 환경을 극복했고 꿈과 희망을 주는 이미지에 맞아 모델로 쓰고 있다.

핸드볼=SK(4강 진행중)

대한핸드볼협회장을 맡고 있는 SK 최태원 회장은 올림픽 현장을 찾아 여자 핸드볼 대표팀을 응원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434억원의 공사비를 들여 국내 첫 핸드볼 전용 경기장을 완공했고, 이번 올림픽에도 여자 핸드볼팀을 직접 응원하러 런던을 방문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림픽에서 메달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정신력과 투혼이다. 우리는 올림픽에서 끈끈함을 발휘해 왔다. 이번 올림픽에서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을 재현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레슬링=삼성(금 2 진행중)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과 레슬링의 인연은 각별하다. 이 회장은 서울대사대부고 재학시절 레슬링 선수로 뛰기도 했다. 1982년부터 1997년까지 대한레슬링협회 회장을 맡아 비인기종목인 레슬링을 한국 금메달 밭으로 만드는데 일조했고 1996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됐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정지현(60kg)·김현우(66kg) 선수와 자유형 김진철(55kg)·이승철(60kg) 선수가 삼성생명 소속이다.

이밖에 탁구는 한진그룹, 체조는 포스코그룹이 후원하고 있다.

전국 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0대그룹의 스포츠 지원관련 지출액은 약 4천억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