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의 베이스라인 근처 포핸드

▲ 니시코리의 베이스라인 근처 포핸드 스트로크

정현이 3일 프랑스오픈 3회전에서 일본의 니시코리와 경기도중 4세트 3대0으로 앞서다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다.

정현 팬들은 비가 안왔으면 4세트 따고 5세트마저 이겨 정현이 16강 진출했을것이다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과연 경기가 계속 진행됐으면 정현에게 유리하게 경기가 끝날 수 있었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정현은 패배 위기를 넘기고 주도권을 잡아 좋은 분위기를 만들었다.

정현이 국면을 전환한 것은 다음 몇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첫서브가 터지기 시작하고 전진공격을 해 주도권을 잡았다.

1,2세트 경기 내용으로 봐서는  대등하게 싸웠지만  아쉽게 결정적인 순간에 마무리 못하고 경기를 마칠 것으로 보았다.  하지만 정현은 3세트 막판 첫서브가 터지고 베이스라인 안쪽으로 들어와 니시코리를 몰아붙이니 니시코리가 베이스라인 뒤로 물러났다.  1,2 세트는 니시코리가 라인 안쪽으로 수시로 들어와 좌우로 갈라쳐 세트를 획득한 것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졌다. 정현이 전진공격하면서 코스를 니시코리의 백핸드쪽으로 몰아부쳤다.  결국 코트 형국을 유리하게 만들었다.

둘째, 경기시간이 2시간 59분이나 되면서 니시코리가 체력적으로 불리해졌다.

니시코리는 아픈 부위를 많이 갖고 있는 선수다. 그래서 1세트 어렵게 따고 2,3세트 마무리해 경기시간을 단축하는 것이 평소 경기 풀어가는 스타일이다.  정현과의 경기에서 1세트를 한시간 넘게 하면서 체력 소모가 많았다. 땀을 많이 흘려 언더셔츠와 티셔츠를 벗고 셔츠만 입고 2세트부터 경기했다. 모자도 흰색 모자에서 곤색 모자로 바꿀 정도로 많은 땀을 흘렸다.   3세트 타이브레이크 첫 점수를 잃고 정현에게 끌려가는 경기를 해 3세트를 내줬다. 그리고 4세트 초반 서브게임 브레이크 당했다. 좌우 이동이 둔해졌다. 라켓을 부러뜨리는 니시코리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는 행동이 나타났다. 그리고 메디컬 타임을 불렀다. 니시코리가 허리를 만지며 통증을 호소했다.  비가 내리면서 슈퍼바이저가 코트에 입장해 여러 상황을 보고 결정했다.

지난해 이정도 비면 한두게임은 더해 4세트는 마치고도 남았다. 질척한 가운데 게임을 한 경우가 허다했다. 하드코트는 바로 경기를 중단하지만 클레이코트는 어느 정도 속행한다.  그런데 니시코리에게 메디컬 타임을 허용하고 경기를 중단하는 것이 낫다고 슈퍼바이저는 판단했다.    그리고 코트 매니저들이 바로 코트를 비닐막으로 덮지 않고 코트 브러시를 한 뒤 커버링했다. 

셋째, 니시코리는 정현의 공세에 좌절했고 당황했다.  

경기를 지켜본 기자들은 정현이 경기 주도권을 잡았다고 판단했다.  일본의 한  테니스 전문 기자는 "정현이 많이 뛰고 공격적인 태도로 바뀌면서 니시코리를 압박했다"며 "니시코리 볼이 3세트 후반부터 짧아지면서 정현에게 득점 기회가 많아졌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이순간 니시코리는 좌절하고 정현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보았다. 다만 비로 인해 경기가 순연된 것이 누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지는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니시코리가 무리해 경기를 할 지 아니면 부상을 이유로 기권해 윔블던을 대비할 지는 경기 30분전에 알 수 있다.

12시간 이상 휴식을 취한 상태에서  파리 시각 오전 11시(한국시각 저녁 6시)에 경기는 속개된다.
세계 9위를 상대로 한세트를 획득하고 4세트마저 3대0으로 리드한 상태에서 정현이 서브권을 쥔 상태에서 경기는 재개된다.  정현이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켜 4대 0을 만들고 니시코리 서브게임에서 긴 랠리로 니시코리의 상태를 점검하면 4세트 막판과 5세트를 어떻게 풀어나갈 지 그림이 나온다.  

정현은 니시코리와의 경기전 인터뷰에서 "니시코리는 1, 2회전에서 했던 선수들과 다른 스타일이다. 니시코리는 랠리를 많이 가져가는 스타일이다 보니 아마 그 경기는 체력적으로 준비해야 될 것 같다"며 게임을 길게 가져가면 해볼만하지 않을까하는 의견을 냈다.  일단 정현이 세계 9위를 만나 한세트를 획득하고 4세트까지 간 것은 대성공이다.   조심스레 내다보면 승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