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론진 랑레뷰 롤랑가로스 대회 2일차.

8강에 합류한 선수들은 전날에 비해 몸놀림이 가벼웠다. 공을 쫓아서 달려가는 슬라이딩에 당황하는 모습도 드물었고, 바운스후 반박자 느린 공에 임팩트 타이밍이 어긋났던 부분도 해결책을 찾은 듯 능숙히 처리하는 여유가 보였다.

롤랑가로스 본선 티켓을 놓고 주니어 선수들의 경합은 치열했다.

경기 후반 신정호(건대부고)의 거센 반격에 주춤했던 박민종(안동고)은 톱시드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며 4강에 올랐다.
전국종별대회 우승자(18세부) 김재우(전곡고)는 영월국제주니대회 단·복식을 석권한 김동주(마포중)의 돌풍을 잠재웠고, 순창국제주니어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근준(양구고) 역시 이태윤(용인고)을 상대로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3시간에 이른 접전 끝에 성하연(금천고)은 2번 시드 한성용(효명고)을 상대로 마지막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어제 경기 이후 선수들이 대체적으로 안정을 찾았다고 평한 최주연(ATA아카데미) 감독은 "주니어는 아직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에 실력 차이를 떠나 많은 대회에서 경험을 축적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하며 몇몇 선수들이 간과한 아쉬운 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내 선수들은 하체보다 상체를 이용하여 스윙하는 경향이 있다. 유럽선수들이 클레이에 능한 이유가 단단하게 고정된 하체, 지면에 닿은 발부터 몸통, 팔, 스윙까지의 동작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는 점이다(키네틱체인). 힘의 원천인 발의 움직임부터 먼저 묶어두고 공을 치는 것이 발란스에 좋다"며 미끄러운 코트에서 발란스가 깨져 힘있게 칠 수 있는 공도 상체힘으로만 치다보니 로테이션과 타이밍 등에서 미숙한 처리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같은 시각 경기를 치른 여자부 8강.

힘 있는 스트로크를 앞세운 이은혜(중앙여고)가 윤혜란(중앙여고)을 6-1, 6-0로 일축하고 건재함을 알렸다.

디펜딩 챔피언이자 강력한 우승후보 이은혜는 지난해 ITF국제대회에서 승승장구하여, 지난 2월 주니어그랜드슬램 호주오픈에서 예선을 거쳐 본선에 오르는 기염을 보여줬다. 메이저대회 '맛'을 본 그는 "또 가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며 프로무대에 입성하기 위해 ITF창원서키트에 참가한다고 전했다.

1번시드 박소현(중앙여중)은 떠오르는 유망주 구연우(중앙여중)를 6-4, 7-5로 돌려세웠다.

전매특허인 민첩한 발놀림과 라이징볼 처리로 팽팽한 스트로크 대결에서 앞선지만 경기 내용은 불만족스러웠다고 스스로 지적했다.

-경기중에 범실이 많았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오늘 경기는 내가 원하던 내용이 아니었다. 시합전 이미지트레이닝하고 생각한 것이 많았는데, 서로 공격적인 경기스타일이 비슷해서 에러가 많았다. 시합중에는 하나라도 더 넘기는 사람이 이기는데, 누가 더 에러를 많이 하는가 하는 양상으로 진행 되었다.

-첫 세트는 1-3으로 지다가 역전했는데
=쫓아가는 입장에서 결정짓는 공이 많았고 범실로 이어졌다. 두번째 세트는 리드하고 있었지만 상대도 실력있는 선수라서 마음이 급했다.
경기하면서 상대방 표정을 읽는다. 연우도 경기가 풀리자 않자 당황하는 기색이 보였고, 표정과 행동이 다운된거 같아 내 분위기를 올릴수 있었다.

박소현 선수가 또래 중 가장 템포가 빠르다던데
=라이징 볼을 중간쯤에서 눌러 치는 장점을 살리다 보니 템포가 빨라진 것 같다. 미드코트존에서 공을 처리할때 큰 각을 만들수 있고, 상대방에게 주는 데미지가 크다.

-주로 활용하는 공격패턴은
=백핸드 다운드라인을 좋아한다. 포핸드로 크로스랠리하다가 상대가 치기전에 다운드라인으로 먼저 깊숙히 친다. 그러면 상대가 미드코트존이나 백쪽으로 오게되면, 앵글을 넣어 오픈코트를 만들고 확실하게 다운더라인으로 끝내는 패턴을 좋아한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수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높은 바운스의 공이라면 빠르게 처리하고 네트 어프로치를 하는 편이다.

-이 대회에서 두번째 매치를 치뤘는데 클레이코트는 어떠가
=뛰는 것은 익숙해졌지만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 어려운점은 미끄럽기 때문에 원하는 템포 타이밍을 잡기 힘들다. 빠르게 칠수 있는 공을 반템포로 쳐야 한다. 그리고 클레이는 한번 좌우로 뛰게 되면 수비를 계속해야 한다. 수비가 부족해서 클레이가 더 어려운거 같다'

-4강에서 백다연(정자중) 선수랑 붙는데
=다연이는 포기가 없다. 수비가 좋고 끈질기다. 컨디션에 따라 변화를 줄것 같지만 힘든경기가 될 거 같다.
-국제경대회를 많이 경험했는데 외국선수들은 어떠한가
=해외선수들은 대게 스케줄이나 컨디션 관리를 스스로 한다. 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인다. 시합을 가게 되면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확실하게 트레이닝을 풀고 경기에 나선다. 생각의 차이가 많았다. 미국 메드클럽은 코치나 감독이 선수들에게 훈련에 대한 강요가 없다. 개인 자율적으로 몸 풀고 트레이닝을 해야한다. 하루 스케줄이 있지만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하고자 하는 의지나 마음이 없다면 버틸수 없는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