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에 이어 조만간 투어 100위안에 들어 우리나라 테니스를 빛낼 유망주 정윤성(양명고)이 장호배 우승 커리어 시험을 통과했다.
정윤성은 10일 서울 장충장호테니스장에서 열린 제60회 장호 홍종문배 전국 주니어테니스대회 마지막날 남자 단식결승에서 라이벌 오찬영(동래고)을 6-7(2) 6-1 6-1로 역전승을 거두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정윤성은 고등학교 3학년으로 프로 무대에서 한창 활약해야할 중요한 시기임에도 선수로서는 꼭 통과해야할 장호배 우승에 정윤성이 출전해 1회전 1세트부터 어려운 경기를 하며 결승에 진출, 볼을 다스려가며 우승에 성공했다. 장호배는 예년처럼 애초 5~6월에 열릴 예정이었으나 갈라진 코트에 대해 서울시가 5억4천여만원을 들여 새롭게 전면적으로 보수해 대회 직전 자정까지 마무리하느라 대회 개최가 늦어졌다.
새로 단장한 센터코트에서 열린 경기에서 정윤성은 1세트 초반부터 기선 제압을 하며 게임스코어 3-1로 앞서나갔다. 하지만 정윤성은 다섯 번째 게임에 이어 연달아 잡아야할 포인트를 못 잡으면서 게임스코어 3-4로 역전을 허용했다. 오찬영은 이 틈을 타 플레이가 되살아나면서 경기는 타이브레이크까지 흘러갔다.
정윤성은 2014년 고등학교 1학년때 결승에 올라와 준우승을 했다. 선배들과 했을 때 겁 없는 대담한 플레이로 관중들을 사로잡았다. 이어 2년이 흘러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인 정윤성은 부담이 되었는지 첫 세트 경기가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경기를 지켜본 윤형준 코치는 “올해 장호배를 뛰면서 1학년 때 뛰던 느낌이랑, 3학년 때 뛰던 마음가짐이 다르다고 얘기했다. 본인도 고등학교 3학년이고 마지막 장호배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어 부담을 느꼈다고 생각한다”며 정윤성 경기를 지켜봤다.
1세트 하이라이트는 타이브레이크 2-2 상황에서 정윤성이 경기 평정심을 잃으면서 내리 다섯 포인트를 허용했다. 첫 세트 타이브레이크 7-2로 오찬영이 선취했다.
2세트 정윤성은 또 다시 게임스코어 3-1로 격차를 벌리면 앞서나갔다. 정윤성은 첫 세트와 달리 긴 랠리를 주고받으며 좌우로 오찬영을 괴롭혔다. 새로 단장한 데코터프 코트 표면 페이스가 느려 정윤성의 볼 스피드가 장점으로 작용하지 못했다. 하지만 오찬영은 뒷심을 발휘해 수비전향으로 대응했지만 경기흐름은 정윤성 쪽으로 쏠렸다. 이 세트는 정윤성이 6-1로 가져오면서 경기는 세트올로 전개됐다.
3세트 시작 전 오찬영의 체력이 떨어진 것을 본 오찬영의 윤다니엘 코치는 홍삼액기스를 가져와 오찬영에게 전달했다. 시작과 동시에 정윤성은 파상공세 공격을 퍼부으며 게임스코어 4-0로 앞서나갔다. 오찬영은 집중력을 발휘해 한게임을 따내며 게임스코어 4-1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추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마지막 세트올 상황에서 정윤성 스윙 스피드가 많이 달라졌다. 예전에 비해 스윙 스팟이나 스윙스피드가 더 가속되었다. 윤형준 코치는 이 프로그램을 동남아 퓨처스와 연습때 동영상촬영으로 동작 하나하나 분석했다고 한다. 윤코치는 “(정)윤성이는 파워풀한게 장점이다. 스윙스피드를 더 올려 이 선수에게 최대한 장점을 살리고 싶으며, 테크닉 쪽으로는 서브와 스트로크이다”며 마지막까지 정윤성 스윙스피드를 체크하고 있었다.
▲ 오찬영
이어 정윤성은 내리 연달아 두게임을 따내며 3세트도 6-1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2014년도 준우승이어 올해 결승에 올라와 우승에 성공한 정윤성은 “1세트 때는 급한 경향이 많았으며 브레이크 찬스도 차분하게 못 풀었고 잘 못 잡은 게임들도 많았다. 2세트와 3세트는 마음가짐을 새롭게 다듬어 차분하게 긴 랠리와 찬스기회만을 기다리며 경기를 풀어나갔다”며 “통틀어서 2년만의 우승이다. 고등학교 1학년때 준우승을 해서 아쉬웠다. 하지만 올해 마지막 주니어대회를 우승으로 장식해서 기쁘다”며 우승소감을 밝혔다.
오찬영 경기를 지켜본 윤다니엘 코치는 “찬스가 왔을 때도 불가하고 수비적으로 경기를 풀어가다 보니 체력적으로 한계를 느낀 경기인 것 같다”며 “앞으로는 연습량을 올려 공격적인 패턴으로 다양하게 만들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준우승에 그친 오찬영은 “첫 세트 이기고 역전패 당하게 아쉽다. 경기를 세트올까지 갔지만 정윤성보다 체력적인 부분에서 많이 떨어진 경기였던 것 같다”며 “먼저 공격적으로 시도를 못하게 아쉽고 소극적인 플레이로 좌우로 끌려 다닌 게 패배의 원인인 것 같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