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면 기자들과 공식 인터뷰를 한다. 인터뷰 시간은 선수가 코치와 상의한 뒤 정한다. 보통은 샤워하고 체인징 드레스하고 마무리 스트레칭을 한 뒤 인터뷰를 갖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상하이마스터스 8강전을 마친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는 1분도 안돼 바로 공식 인터뷰룸에 나타났다.  이유가 무엇일까.  전혀 여유가 없는 선수처럼 비쳐졌다.

 14일 중국 상하이 치중경기장에서 열린 상하이마스터스 1000시리즈 8강전에서 조코비치는 독일의 미샤 즈베레프에게 3-6  7-6 6-3으로 이겼다. 

조코비치는 첫세트 즈베레프의 서브앤 발리와 슬라이스 샷에 번번이 당하며 힘든 경기를 펼쳤다.  2세트 5대6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키지 않았더라면 1번 시드의 탈락은 불을 보듯 뻔했다. 하지만 조코비치는 대회 관계자들의 당황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여유를 보이며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2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여유있게 즈베레프를 따돌린 조코비치는 마무리 세트에서 4-1로 벌리며 여유있게 경기를 마쳤다.   경기도중 자신의 샷에 어이없는 표정을 짓기도 하고 8개의 연꽃잎이 열린 치중경기장의 밤하늘을 향해 두팔을 올리며 웃기도 했다.   질 수도 있는 경기 분위기에서 조코비치는 한번도 초조한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조코비치는 "상대 슬라이스 샷에 대해 포핸드 한번 제대로 못치고 공을 걷어 올리기 바빴지만 이번 대회에서 가장 재미있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조코비치는 "동갑나기인 즈베레프와는 주니어때 유럽클레이대회에서 경기를 한 적이 있지만 프로무대에 들어와서는 거의 만날 일이 없었다"며 "즈베레프가 경기 템포를 여유있게 가져가며 좋은 기술 테니스를 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조코비치는 "상대 변칙적인 스타일에 밸런스를 잡으며 샷을 구사하려고 힘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결국 조코비치는 이길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 상태를 유지한 것이 승리의 요인이었다는 결론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