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오픈이 월드투어로 자리잡으려면 관중들의 뒷사람 배려와 경기장 분위기 조성이 과제로 남았다

 부산오픈 남자 준결승때 상황이다.  선수가 첫 서브 폴트를 하고 세컨드 서브를 넣으려고 했을때 관중석에서 양산을 펴는 소리와 동작이 서브 넣으려는 선수의 신경을 건드렸다.  양산 움직이는 동작이 멈춰지고 나서 서브 인터벌을 놓친 그 선수는 더블 폴트를 했다. 이후 듀스를 거듭해 자기 게임을 지켰기에 망정이지 그것을 놓쳤다면 첫세트를 따놓고도 역전패 흐름이었다.  그만큼 선수들은 서브 넣을때 예민하다.

부산의 명물은 영화제, 씨앗호떡, 미항 시드니에 흡사한 광안대교 주변 등 많다.  그중에서도 부산오픈챌린저도 명물에 속한다. 우리나라 최고의 상금대회로 테니스를 사랑하는 모임, 일명 테사모 회원 13명이 출발한 부산오픈이 이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제대회로 부상했다.   경기장 곳곳에 부산오픈챌린저를 월드투어로 발전시키자는 격문이 붙어있다.

십수년의 역사속에 대회 진행의 노하우가 쌓이고 관중도 많아 대회 출전하는 선수들의 수준도 투어급이다.  그래서 서브 동작 하나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프랑스 출신의 스테판 부산오픈 슈퍼바이저는 출전 선수 수준이 아시아챌린저 중 최고라며 극찬했다. 유럽 유서깊은 챌린저대회에 출전하는 선수 수준이라고 보면 된다고 한다.

문제는 관전 방식.  부산오픈이 월드투어로 가고 그랜드슬램급으로 가려면 가장 시급히 개선할 것이 관중들의 햇빛 가리개용 우산의 철거다. 대형 우산을 뒤집어쓰고 허리 구부려 경기를 보면 건강에도 좋지 않고 경기장 그림상으로도 노굿이다.

그러면 햇빛은 받기 싫은 데 대안은 있나.   

테니스 선진국 프랑스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에서는 파나마햇이라는 밀집 모자를 20~30유로에 판다. 우리돈으로 3~4만원. VIP에게는 자리별로 띠 색깔을 달리해 무료로 제공해  빨간 코트 색과 관중석 모자 띠색이 조화를 이룬다.   십시일반 모아 대회 여는 부산오픈에서도 대형 골프우산에 테사모 로고 새겨 판매하는 대신 파나마햇을 제작해 테사모 로고 새겨 판매를 하면 어떨까.

경기장의 스탠드 시멘트가 연륜을 이야기해주고 있는 가운데 관중석을 자리별로 띠색 다른 파나마햇을 쓰게하면 드론 이용해 촬영해 멋진 그림이 나올 수 있다.  월드 투어는 선수와 상금 그리고 관중이 만들어 낸다. 

▲ 지난해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을 지켜보는 파나마햇 쓴 관중들

▲ 파나마 햇

파나마 햇

밀짚 모자의 일종으로 페도라와 비슷하게 크라운이 움푹 패인 형태의 것이 많다. 에콰도르, 콜롬비아 등 중남미 야자류인 토퀼라(Toquilla) 또는 지피자파(Jipijapa)라는 식물의 잎에서 나온 섬유를 손으로 짠 챙 있는 모자를 말한다. 크라운을 따라 천이나 리본을 두른 디자인 역시 특징 중 하나.

에콰도르의 토퀼라를 짜는 방식은 2012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바 있다. 특히 에콰도르의 몬테크리스티 마을에서 생산하는 최고의 품질 파나마햇을 '몬테크리스티 수페르피노(Montecristi Superfinos)'라고 부르는데, 이를 제작하는 데는 무려 6개월이 걸린다. 섬유질을 균일하고 촘촘하게 엮어 빗방울이 스며들지 않고 통기성이 뛰어나 시원한 착용감을 선사한다. 파나마햇의 가격은 10만원선이 보편적이지만 최상급 제품은 30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파나마햇은 파나마 운하에서 작업하던 인부들이 더위를 피하기 위해 쓰던 모자로 '파나마'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햇빛은 가리면서 통풍이 잘 돼 여름철에도 시원하게 착용하기 좋다. 과거 남성용 여름 모자로 통용됐으나 패션의 성별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현재는 남녀 구분없이 착용하는 제품이다.

▲ 뒷사람 배려와 경기장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