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테니스하는 현장에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관전하는 경우가 있다.  테니스를 하시냐고 물어보면 안한다고 한다. 그런데 테니스코트를 찾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었다. 코트에 있는 손자들의 모습이 너무너무 재미있다는 것이다.

페더러나 나달, 조코비치, 세레나의 경기를 현장에서 보는 것 보다 자기 자손이 하는 테니스가 제일 재미있고 손에 땀을 쥐게 할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이 해외이고 국제대회라면, 그리고 결승전이라면 더욱 더 그러하리라. 그래서 테니스 선수 출신 부모들이 그 어렵고 힘든 테니스를 자녀에게 권하고 테니스의 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게 하는 것일까.

27일 중국 쓰촨성 청두테니스센터에서 열린 중국국제주니어 5차대회(4그룹) 결승전을 지켜본 한 한국 선수 부모의 심정은 어땠을까. 모르긴 몰라도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해 폭발 직전이었을 것이다.

그것도 결승전 스코어가 4-6 7-5 6-3일 정도로 롤러코스터 스코어라면 더욱더 그러했으리라.

박의성(서울고)은 27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주니어대회 결승전에서 부모가 보는 앞에서 체크의 토마스 지루제크(2번 시드)에게 4-6 7-5 6-3 으로 이겼다.  쉽게 이길 것으로 예상한 경기는 의외로 결승전 긴장이 들어간 탓인 지 박의성은 첫세트를 내주고 시작했다. 이어 2세트가 끝날 때 까지 우승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7-5로 잡고 세트올을 만들면서 박의성은 우승에 대한 강박관념과 긴장을 떨쳐내고 6대 3으로 마무리했다.

부모는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이었고 아들이 잘 했다고 느낌을 전해왔다.  이 모든 과정을 그동안 한국테니스의 아들로 커 온 정현이나 정윤성, 홍성찬 등 유망주들 부모라면 이미 다 겪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테니스가 뭔지. 우승이 뭔지. 그것에 모든 것을 거는 선수나 그의 부모들이 많다. 테니스에는 뭔가가 있어 보인다. 

아무튼 박의성은 중국 청두 4그룹주니어대회에서 단식(40점)과 복식(30점)에서 우승해 70점을 보태 361위의 랭킹에서 200위권으로 진입하게 됐다. 

박의성은 28일부터 쓰촨국제테니스센터에서 열리는 중국주니어 6차대회(3그룹,호텔 제공) 본선에 출전해 포인트 추가에 나선다.  주니어대회도 3그룹 이상 대회의 본선에 출전하는 선수는 탈락하기 전까지 호텔을 제공한다. 

▲ 중국주니어5차대회 결과. 오성홍기가 여럿 있는 가운데 태극기 달린 선수 이름이 두군데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