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프랑스오픈 주니어 대회에서 준우승한 프리츠(왼쪽)

미국은 2015 프랑스오픈에서 4종목(여자단식, 남자주니어단식, 혼합복식, 여자복식)에 걸쳐 우승했다. 미국 테니스는 준우승도 4종목(남자복식, 남자주니어단식, 남자주니어복식, 여자주니어복식)이나 차지했다. 국가별로 종합 성적을 따지면 미국이 단연 1위다. 미국의 세레나 윌리엄스와 비너스 윌리엄스 자매는 20년 가까이 여자 세계 1위를 나눠 가지며 여자테니스계를 주름잡고 있다. 미국 테니스는 현재 남자 세계 1위를 빼고는 다 있다. 존 맥켄로, 지미 코너스, 안드레 애거시, 피트 샘프러스 등이 2000년대 중반까지 활약을 하며 미국 테니스는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그러면 조만간 미국에서 세계 남자 1위가 나올 수 있을까? 프랑스오픈 남자주니어의 활약으로는 가능해 보인다.

롤랑가로스의 6월 6일은 여자 단식에서 미국의 세레나가 우승을 차지한 날이다. 이날 오전 11시 3,802석의 좌석을 보유한 1번 코트에서 두 명의 미국 주니어 선수가 섰다. 그들의 이름은 토미 폴과 테일러 헤리 프릿츠다. 둘 다 97년생인 폴과 프릿츠는 같은 코트에 선 것이 아니라 네트를 가운데 두고 섰다. 단식 결승에 자국 선수들끼리 맞붙은 것이다. 미국의 기자들이 다 몰렸다. 둘의 단식 결승은 앤디 로딕 이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미국 남자 테니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미국은 주니어 남자 단식 본선에 8명을 진출 시켰다. 본선 진출의 50%인 4명이 8강에 진출해 3명(마이클 모, 토미 폴, 테일러 헤리 프릿츠)이 4강에 진출했다. 자국 선수인 마이클 모에게 져 4강진출에 실패한 레일리 오펠카(98년생)를 제외하면 모두가 타국 선수를 상대로 승리를 거뒀고, 토미 폴과 테일러 헤리 프릿츠가 결승에 올랐다.

미국 주니어 선수들의 경기는 매우 박진감이 넘쳤다. 수비적인 플레이가 아닌 공격적인 플레이로 상대편 코트를 향해 매우 강력한 공을 날려보냈다. 사이드라인 가까이, 베이스라인 가까이 볼을 보내려고 노력했다. 임팩트 된 볼은 길게, 양 사이드를 향해 파워 있게 날아갔다. 네트에 걸리는 볼에 비해 라인 아웃 되는 볼이 절대적으로 많았다. 그럼에도 그들은 파워를 낮추지 않았다.

톱 프로 선수들에 비해 기술적인 완성도, 전술적인 능력도 떨어졌지만 아직 배우는 주니어답게 기본에 충실한 테니스를 선보였다. 승리에 대한 열망은 두 눈을 크게 뜨고 볼을 바라 봤고, 축을 세운 몸은 안정성과 일관성이 있었다. 두 발로 코트 바닥을 꾹 누르고 테이크 백을 하고 회전력을 이용하여 치는 스트로크는 힘이 있었다.
남자 단식에서 1,2,3위를 휩쓴 미국 주니어들은 복식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뒀다. 단식 우승을 차지한 토미 폴-윌리엄 블룸버그 페어가 결승에 진출해 준우승을 한 것이다. 복식 우승은 스페인의 마틴-무나 선수가 차지했다.

‘포스트 세레나’인 미국 여자 주니어 선수들은 단식에서 캐서린 벨리스 혼자 4강에 진출했다. 러시아의 칼린스카야에게 져 결승 진출엔 실패했다. 16살인 벨리스는 단식랭킹 168위로 2015롤랑가로스 프로무대에서 예선을 통과해 본선에 진출했다. 비록 1회전에서 탈락했지만 나이를 감안하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미국 여자 주니어는 복식에서 캐롤라인 돌레이드-카테리나 스튜어트 페어가 결승에 진출했다. 이들은 시드 1번조인 체코의 마리암 콜로지에조바-마케타 본드로우소바에게 패해 우승컵을 들어올리지는 못했다. 복식 준우승을 차지한 스튜어트는 시니어 무대에도 출전했다. 단식 예선을 통과해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스튜어트는 WTA랭킹 159위로 16살이다

미국은 지금 WTA랭킹 100위 이내에 12명이 포진해 있다. 이들 중 1위인 세레나, 비너스(16위) 자매와 렙첸코(38위)를 제외하고 모두 90년 이후 출생자다. 특히, 21위를 기록하고 있는 메디슨 키는 19살 밖에 되지 않았다. 롤랑가로스 4회전에 올라 세레나와 인상에 남은 경기를 펼쳤던 슬론 스테판(43위)도 93년생이다. 남자 100위권 이내에는 존 이스너를 비롯 6명이 있다.
미국의 테니스는 현재 성장 일로에 있다. 얼마 전까지 남자 테니스는 앤디 로딕이 이끌었다 은퇴 후 존 이스너가 이끌고 있으나 별 의미 있는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여자는 세레나와 비너스가 여전히 활약하며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이제 막 프로세계에 뛰어든 미국의 여자 선수들과 주니어들, 그리고 조만간 프로 무대로 접어들 남자 주니어들이 이대로만 성장한다면 미국의 테니스가 세계를 주름잡을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 하다.      테니스피플 2015년 6월 27일자(8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