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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보다 테니스로 운 날이 많았어요"대통령상 받은 무용가 김난현
방극용 기자  |  bgj@tennispeopl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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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2.19  08:4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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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일락향 가득 품은 듯한 김난현 교수.“저보다 실력이 뛰어난 분들이 너무 많은데 구력도 짧고 이제 겨우 개나리부 우승한 제가 인터뷰 한다는 게 송구스럽네요”라고 조심스러워 하더니 카메라를 들이대자 “예쁘게 담아 주세요” 하고 밝게 웃는다

김난현(46세. 화곡클럽). 그녀는 노란 개나리가 몽울져 피어날 즈음인  2013년 3월 웰빙포크배동호인대회에서 이송덕(과기대)씨와 손발을 맞춰 개나리부 우승을 했다. 테니스에 입문하여 실력을 배양하고 좀 더 높은 단계에 이르려는 첫 번째 관문이 개나리부 우승이다. 국화부에 입성한 모든 여성들은 개나리부 우승을 거쳤기에 수 없이 많은 여성들이 개나리 우승을 했다. 때문에 그녀의 개나리부 우승은 어떻게 보면 별반 특별한 이슈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기자가 주목한 것은 그녀가 현재 한국무용에 몸담고 있으면서 테니스에 빠져 들어 개나리부 우승을 한 점이다.

무용 다음 목표는 테니스

휘경여고를 졸업하고 경희대 무용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한 김 교수는 한국무용지도자협회 이사이며 경민대 겸임 교수로 있다. 그녀는 1988년 문화부장관상과 체육부장관상을 비롯하여 10년 전 2002년에는 무용계에서는 매우 어린 35살의 나이에 제92호 중요무형문화재 <태평무>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가 기저귀를 떼고서부터 춤을 추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평상시에는 조용한 아이인데 음악만 틀어주면 얼굴이 밝아지며 흥에 돋아 춤을 춰서 무용을 시켜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고 했다. 선천적으로 무용에 끼가 있었다는 이야기다.
무용만 40년을 했다. 전통무용과 창작무용계에서는 그녀의 이름 석자는 결코 무시하지 못할 무게를 가지고 있다. 그런 그녀가 마음을 딴 곳에 품었다. 그것도 무용에 별반 도움이 되지도 못하고 자칫하면 부상을 가져올 수도 있는 테니스에.
"남편을 어릴 적 만나고 나서 행복했어요. 참 자상한 성격이거든요. 그런데 남편에게 있어 병원에서 일하는 것 이외의 유일한 낙은 테니스에요. 테니스 안으로 내가 들어가지 않으면 그저 동거인일 뿐 나의 존재가 남편에게 없어질 것 같았어요. 테니스를 하지 않으면 이혼해야 겠더라구요."
그랬다…… 그런 거였다. 그것은 남편에 대한 사랑이었다. 그녀의 남편은 신촌에서 이비인후과를 운영(김성구, 46세, 신촌이비인후과원장)하고 있다. 남편은 테니스 홀릭이다. 병원 업무가 끝나면 바로 테니스 코트로 직행한다. 김원장은 그녀가 대회 신청을 하면 출전자들을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그녀에게 정보를 전달 해주고 코칭을 하며 일이 끝나면 바로 대회장으로 달려와 응원을 한다. 그녀가 “남편은 나에게 있어 가장 좋은 테니스 선생님이예요”라며 집안의 전담 코치를 소개한다.

   
 

 

   
 무형문화재<태평무>로 대통령상 수상

경기, 부상 그리고 우울증


출산을 하고 살이 빠지지 않아 테니스를 시작했다는 김교수는 올해로 구력 9년이 되었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했기에 더블 레슨을 받았지만 게임에 대한 욕심은 없었어요. 그러다 2010년에 대회에 나가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그녀는 첫 대회에서 8강에 올랐다. 제주 서귀포를 비롯 여기 저기 시합에 출전하기 시작했고 내리 몇 번을 8강에 오르다가 7월 홍재배에서 준우승을 하고 그 다음달인 8월에 무릎 십자인대 파열이라는 부상을 당했다. 포칭을 나가다가 부상을 당한 그녀는 휠체어 신세를 질 수밖에 없었고 2년여의 공백기간을 가져야만 했다.
"무언가를 시작하면 푹 빠져서 사는 성격인지라 부상으로 그 좋아하는 테니스를 못하자 우울증이 찾아 왔어요. 참 많이도 울었어요."
코트에서 운동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저 사람들은 그어 놓은 네모 틀 안에 갇힌 바보들이다” 라고 생각하며 테니스를 하지 못하는 자신을 위해 스스로 위안을 삼았다는 그녀. 그녀는 무엇인가를 해야만 했고 그 무엇인가가 인터넷 쇼핑몰에서 물건을 사재기 하는 쇼핑중독으로 나타났다.
그런 그녀를 꺼내 준 것은 옆에서 지켜주는 남편이었고 열망하는 테니스였다.
병원에서는 십자인대 복원 수술을 하라 했다. 그러나 그녀는 수 십 년간 무용으로 다져온 자신의 몸을 믿었다. 수술을 거부하고 재활 훈련에 들어갔다. 트레이닝 센터에서 PT(Personal Training)를 시작했고 비가오나 눈이 오나, 영하 10도가 되어도 집 근처의 청담공원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1시간 반 정도를 걸었다.
피나는 노력에 응답하듯 그녀의 다리는 회복되었다
“무릎이 따로 노는 느낌……참 섬뜩해요. 그러나 통증은 많이 느끼지 않았어요. 병원에서도 내 무릎이 참 특이한 케이스래요. 아마도 무용 때문에 무릎 관절 인대가 매우 강해져 있었기에 그 인대가 깁스한 것처럼 보호를 해줬고, 회복도 빨랐던 것 같아요.” 라며 웃으면서 말하지만 그녀는 지금도 책상 다리를 하지 못한다.

몸, 멘탈,끼

회복을 하고 출전한 2012년 5월 수원 만강배에서 3위를 한다. 그리고 또 그 다음달인 6월 현충일에 또 부상을 당한다.
"2년 전의 부상에 비해 심한 것은 아니었기에 통증을 무릅쓰고 많이 움직이지 않는 발리 위주로 연습을 했어요."
그리고 10월에 준우승을 하고 올 3월에 개나리부 우승을 차지했다.
"저는 멘탈이 엄청 강해요. 코트에 들어서도 전혀 떨림이 없지요. 사람들이 많으면 저는 오히려 힘이 나요."
멘탈이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한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말이다.
40여 년간 크고 작은 무대에서 공연을 하고 또 학생들을 지도하는 그녀에게 무대 공포증이 있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듯이 코트에서 사람들이 많으면 더 힘이 나는 끼가 발동했다. 어릴 적부터 무용으로 다져진 몸은 테니스를 하는데 있어 꼭 필요한 유연성과 근력을 이미 완성해 놓고 있었다. 거기에 공연으로 자연스럽게 강화되어 온 멘탈까지 탁월했다.

   
▲ 운동장을 몇 바퀴 돈 후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 모습. 곧게 편 허리와 등근육을 느낄 수 있다.몸에 땀이 날 때 까지 워밍업을 한다는 그녀는 친선 게임이 있는 날도 코트를 돌며 스트레칭을 한다. 그 스트레칭은 운동이 끝나고서도 했다
   
 한국테니스발전협의회(KATO) 부회장인 남편 김성국도 테니스마니아

 

   
   
 

어떤 꽃이든 혹독한 겨울을 보내지 않고 피지는 않는다.
그녀가 개나리부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어떻게 보면 쉽게 땄을 수도 있겠지만 이미 그녀는 어릴 적 부터 테니스를 위한 몸과 정신을 만들어 왔고 여기에 기술적인 부분이 더해 지면서 빛을 보기 시작하고 있다. 이제 그녀의 목표는 최단 기간 국화부 우승이다. 개나리가 필 때쯤 개나리부 우승을 했으니 국화가 필 때쯤 국화부 우승할 수 있을지 기대해 본다.  출처: 테니스피플 33호 2013년 5월11일자 

 

   
 

 

   
▲ 개나리부 우승 현수막 걸려있는 하계동 청솔코트

 

   
▲ 테니스피플 2013년 3월 31일자 33호 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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