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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래가 백핸드를 치고 날아가는 볼을 바라보고 있다 |
2015 코리아오픈은?
국내 유일 WTA대회인 2015코리아오픈 테니스대회가 한창이다.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리고 있는 총 상금 50만달러(한화 약6억원)의 코리아오픈은 9월21일(월) 본선 1회전을 시작으로 추석날인 9월27일(일) 오후 2시부터 단식과 복식 결승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코리아오픈은 단식 32드로, 복식 16드로로 치러진다.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알리제 코르네(프랑스, 34위), 베타니 마텍 샌즈(미국, 82위), 티메아 바친스키(스위스, 14위)를 비롯 얼마 전 끝난 US오픈 준우승자인 로베르타 빈치(이탈리아, 19위)가 대회 직전 출전을 철회함으로써 코리아오픈은 예년에 비해 약간은 김이 빠진 모습이 됐다.
흥행카드 무더기 불참…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코리아오픈의 본선 자동 출전 선수들의 랭킹은 20위~80위의 선수들로 4대 그랜드슬램에 자동 출전하는 선수들이다. 그녀들은 우리나라 선수들이 최근 본선 라운드에 이름을 올려 보지도 못한 그랜드슬램에서 2~3라운드에 올라갈 수 있는 실력을 지닌 선수들이다. US오픈에서 26위로 출전한 플라비아 페네타(이탈리아)가 WTA랭킹 2위인 시모나 할렙(루마니아)을 2대0으로 누르고 결승에 올라 우승하고, 43위였던 로베르타 빈치가 세계랭킹 1위인 세레나 윌리엄스를 누르고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했듯, 올해 코리아오픈에 출전한 선수들 모두 충분히 그랜드슬램에서 언제든 기회만 생겼다 하면 결승에 올라 우승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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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래와 슬론 스티븐스가 코인토스를 하고 있다. 1세트는 한나래가, 2세트는 슬론 스티븐스의 서브로 시작했다. |
무더기 와일드카드... 무더기 탈락
국내 선수들은 단식 예선에 8명(한성희, 이예라, 홍현휘, 홍승연, 이진주, 이소라, 김다빈, 박지민)본선에 2명(장수정, 한나래)이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했다. 복식에는 이소라와 최지희가 와일드카드를 받고 출전했다. 9월 19일 열린 예선 1라운드, 우리 선수 중 이소라, 이예라, 최지희 선수가 2라운드에 진출했다. 예선 2라운드 진출자중 이예라와 최지희 선수는 우리 선수와 붙었고 외국인 선수와 붙어 승을 기록한 선수는 이소라 선수가 유일했다. 이소라는 1라운드에서 일본의 아오야마(3번시드)를, 2라운드에서 레르트피탁신차이(태국)를 누르고 예선 결승인 3라운드에 진출했으나 미국의 니콜 멜리샤에게 패해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선수는 2004년 제1회 대회에서 조윤정이 본선 진출 이후 2005~2015년 까지 코리아오픈에서 단 한 명도 본선 자력 진출 선수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본선 와일드 카드를 받은 장수정은 지난 2013년 KDB코리아오픈에서 8강까지 오르는 활약을 보이며 일약 우리나라 여자 테니스의 대들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해에 한나래에 2대1로 패해 2라운드 진출에 실패한 후 올해에도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한나래와 슬론 스티븐스는?
22일(화) 센터코트에서는 오후 1시부터 우리나라의 한나래(인천시청, 268위)와 미국의 슬론 스티븐스(32위)의 경기가 있었다.
한나래는 현재 장수정(사랑모아병원, 209위)에 이어 국내 2위 이지만 지난해 이곳 코리아오픈에서 장수정을 누르고 1위에 등극한 후 근 1년간 국내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리고 우리나라 여자 테니스의 대들보로서 그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 슬론 스티븐스는 미국의 떠오르는 유망주다. 메디슨 키스(18위)와 함께 세계 1위인 세레나 윌리엄스, 그리고 그녀의 언니인 비너스 윌리엄스(24위)의 뒤를 이을 미국의 차세대 주자로 인정받고 있다.
한나래는 올해 23살이고 슬론 스티븐스(이하 스티븐스)는 22살이다. 한나래는 19개의 토너먼트에 참가해서 랭킹 포인트 160점으로 268위(지난주 랭킹은 232위였다)이고, 스티븐스는 18개의 토너먼트에 참가해 랭킹 포인트 1,561점으로 랭킹 32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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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븐스의 백핸드, 공을 노려보는 눈만 하얗게 반짝인다 |
한나래와 슬론 스티븐스의 매치가 의미 있는 이유는?
한나래와 슬론 스티븐스는 각자의 나라에서 차지하는 비중, 나이, 토너먼트 참가 횟수 등 처지가 매우 비슷하다. 때문에 둘의 경기는 승패를 떠나 매우 의미가 있는 매치였다. 우리나라 여자 테니스와 미국의 여자 테니스를 우리 눈으로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척도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스티븐스는 투어를 돌아 다니고, 한나래는 투어 아래인 챌린저와 서키트 무대에서 활약한다. 때문에 두 선수를 단 한 매치 가지고 단순 평가한다는 것이 어불성설임을 안다. 그러나 우리나라 선수끼리, 또는 미국 선수끼리와 같이 자국민끼리 붙었을 때 "우리나라의 테니스 실력은 어떻다, 미국의 테니스 실력은 이렇더라"하며 그 나라의 실력을 이야기하는 것 보다, 오늘처럼 각자 자신의 나라에서 비슷한 위치의 타국 선수끼리 붙었을 때 그 나라의 실력을 평가하는데 있어 더 객관적인 평가가 이루어 질 수 있음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때문에, 선수 자체가 아닌 국가의 테니스 실력을 비교하기엔 한나래와 스티븐스의 경기가 그 나라의 테니스를 분석하는데 있어 충분하진 못할 지라도 의미를 가지기에는 충분할 것으로 여겨진다.
한나래와 스티븐스의 경기 내용
오늘 경기에서 한나래는 스티븐스에게 53분20초만에 세트 스코어 0대2(1-6 2-6)로 완패했다. 한나래와 스티븐스의 경기를 복기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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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래가 1세트 자신의 첫 서브를 넣고 있다 |
한나래의 서브로 1세트가 시작됐다. 게임 스코어 0-0, 한나래는 30-15에서 서브 포인트를 따내며 40-15으로 앞서갔다. 그러나 더블 폴트를 범하며 40-30가 됐고, 다시 랠리싸움에서 져 듀스가 됐다. 한나래의 5구째 샷이 베이스라인 아웃 되며 어드밴티지 리시버가 됐다. 그리고 다시 한나래는 더블 폴트로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잃고 만다.
1-0 스티븐스의 서브다. 스티븐스는 40-0에서 자신의 에러로 한 포인트를 내줬으나 비교적 자신의 서브게임을 쉽게 지켰다.
한나래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2개의 더블 폴트와 함께 스티븐스에게 브레이크 당했고, 스티븐스는 1포인트만 내주고 비교적 순조롭게 자신의 서브게임을 지켜냈다. 자신의 첫 서브게임은 매우 중요하다. 첫 포인트를 어떻게 땄느냐가 그 게임을 이끈다면, 자신의 첫 서브게임, 자신의 첫 리턴 게임을 어떻게 했느냐는 그 세트를 능동적으로 끌고 가느냐, 아니면 수동적으로 끌려 가느냐 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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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래의 서브 임팩트 직전이다 |
자신의 첫 서브 게임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1세트 시작하여 서로 첫 서브게임을 넣은 상황에서 게임 스코어가 0대2가 됐다. 한나래는 앞으로 자신의 서브게임을 모두 지키고 거기에 스티븐스의 서브를 한 게임은 브레이크 시켜야 6:6 타이브레이크에 접어들 수 있는 상황이 1세트 초반에 전개되어 버렸다. 비교적 실력의 차이가 두드러진 선수들간의 시합에서 실력이 낮은 선수가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하게 됐을 때 갖는 불안감은 현저하게 높아진다. 그런데 한나래는 자신의 두 번째 서브게임을 비교적 순조롭게 잘 지키면서 첫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당한 심리적인 압박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임 스코어 2-1, 스티븐스의 서브다. 30-30에서 스티븐스가 3구를 포핸드로 강력하게 때리다 사이드라인 아웃 되면서 한나래가 브레이크 찬스를 맞았다. 그러나 6구째 한나래의 볼이 네트를 넘어가지 못했고 스티븐스의 서브에 이은 3구 포핸드 위너와 중간 랠리인 7구 스티븐스가 날린 강력한 백핸드 샷을 한나래가 받아 넘겼으나 베이스라인 아웃 되어 버렸다. 자신의 첫 서브를 브레이크 당한 후 맞은 스티븐스의 서브게임 브레이크 찬스가 물거품이 되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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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래의 포핸드다. 한나래는 왼손잡이로 포, 백을 양손으로 친다 |
한나래의 가능성을 보여준 2게임
게임 스코어 1-3 한나래의 서브, 40-15에서 한나래가 또 더블 폴트를 했다. 그리고 다시 자신이 친 5구가 베이스라인 아웃 되며 듀스가 됐다. 이후 한나래와 스티븐스는 치열한 듀스 공방을 이어갔다. 둘의 듀스는 5번이나 진행됐다. 그러나 5번의 듀스 끝에 한나래의 3구 백핸드가 사이드라인을, 5구가 베이스라인 아웃 되며 한나래는 다시 자신의 서브게임을 스티븐스에게 브레이크를 당하고 말았다. 이후, 나머지 게임을 모두 스티븐스가 가져가며 1세트는 6-1로 스티븐스의 몫이 됐다.
한나래는 게임 스코어 2-1에서 스티븐스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반면 1-3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5번의 듀스 끝에 스티븐스에게 브레이크를 당하고 말았다.
두 게임 모두 한나래가 스티븐스에게 내줬으나 1세트 통틀어 한나래가 가장 좋은 스트로크와 게임 운영을 보여준 게임이었다. 한나래는 스티븐스를 상대로 슬라이스 서브를 넣은 후 3구 5구를 스티븐스의 좌·우로 보냈다. 그 볼은 비교적 사이드라인에서 50cm가까이 떨어졌고 스티븐스를 뛰게 만들어 에러를 유도했다. 스티븐스의 강력한 포핸드 위닝샷에 버금가지는 못했지만 포핸드 위닝샷도 나왔고 서브 포인트도 나왔다.
그러나 그 샷들이 모두 어드밴티지 한나래 한 번 없이 자신이 브레이크 위기인 어드밴티지 스티븐스일 때 나왔다. 만약 한나래가 스티븐스의 서브게임을 브레이크 시켰다면 이기긴 힘들었을 지라도 이렇게 일방적인 게임은 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포인트,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찬스를 살리는 그 한 포인트가 그 선수의 실력이자 경쟁력임은 어찌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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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론 스티븐스의 서브 슬롯 자세다 |
2세트는 스티븐스의 서브로 시작됐다. 한나래는 스티븐스의 첫 서브게임을 러브 포인트로 내줬다. 그리고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다시 러브 포인트로 브레이크 당했다.
2-0 스티븐스의 서브, 15-15에서 스티븐스가 강력하게 친 볼을 한나래가 간신히 받아 넘겼다. 그 볼은 네트 가까이 높이 떠 올라왔고 스티븐스가 강력하게 스매싱을 날렸으나 네트에 걸리고 말았다. 스티븐스의 이지 에러였다. 15-30가 됐다. 스티븐스가 서브를 넣었고 랠리가 시작됐다. 5구 스티븐스의 백핸드가 베이스라인 아웃 됐다. 한나래가 더블 브레이크 찬스를 맞이했다. 그러나 스티븐스는 첫 서브에 이은 강력한 3구 포핸드 위닝샷에 이어 서브 포인트로 듀스를 만들면서 위기를 탈출했다. 이후 또 한번의 듀스가 있었으나 한나래의 4구 에러, 그리고 스티븐스의 서브 포인트로 게임이 마무리 됐다.
이후, 게임 스코어 0-5까지 순식간에 밀려갔고 한나래는 0-5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하나 따면서 베이글 스코어를 면할 수 있었다. 2세트까지 모두 끝난 시간은 53분이었다.
한나래와 스티븐스의 경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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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팩트 직후 모습이다 |
1 서브
1세트에 비해 2세트에서 스티븐스의 서브가 매우 좋아졌다. 첫 서브의 확률이 26%→77%로 현격히 높아졌고 첫 서브가 들어갔을 경우의 확률도 80%→88%로 늘었다. 한나래는 첫 서브의 확률이 51%→62%로 높아졌으나 승률은 56%→38%로 오히려 낮아졌다. 1,2세트 토탈로 하면 한나래와 스티븐스의 첫 서브가 들어간 확률은 54%로 같다. 1세트에 워낙 스티븐스의 첫 서브 확률이 낮았기 때문이다.
1세트와 2세트의 한나래와 스티븐스의 서브를 정리하면 아래 표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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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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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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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st 서브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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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에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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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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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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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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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 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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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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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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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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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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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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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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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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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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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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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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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 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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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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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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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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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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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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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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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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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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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 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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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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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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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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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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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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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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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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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적으로 1세트에는 한나래가, 2세트에서는 스티븐스의 서브가 좋은 것으로 나타난다. 1,2세트 통합에서도 스티븐스에 비해 더블 폴트에서 6:1, 그리고 서브 포인트에서 4:7의 차이가 났고, 첫 서브 확률은 한나래가 더 많다(참고: 확률은 54% 동률임에도 개수가 서로 다른 것은 서브를 넣은 숫자가 틀리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스티븐스와 한나래의 2가지 차이점이 생겼다.
그 첫 번째는 더블 폴트다.
더블 폴트는 한나래가 6개, 스티븐스가 1개를 범했다. 그런데 6:1이라는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더블 폴트를 한 시점이 언제였는가 하는 시점이 문제이다.
한나래는 1세트 자신의 첫 서브게임에서 40-15으로 앞서가다 더블 폴트를 했고, 어드밴티지 스티븐스상황에서 더블 폴트로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그리고 다시 1-3 자신의 서브게임 40-15에서 더블 폴트를 했고 3번째 듀스 상황에서 또 더블 폴트를 했다. 한나래는 자신이 앞서가고 있는 상황에서 더블 폴트를 했고, 그리고 에러를 범하며 듀스까지 가서 결국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했다.
스티븐스를 보자. 스티븐스는 1세트 2-1, 2세트 2-0 상황에서 각각 한 차례씩 한나래에게 브레이크 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스티븐스의 위기 상황은 더블 폴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볼을 때리다 아웃 된 것이 원인이었다. 2세트 위기 상황에서는 서브 포인트가 터지며 위기를 벗어나게 했다. 한나래가 자신이 앞서가는 상황에서 더블 폴트를 범하며 위기를 자초한 반면, 스티븐스는 위기상황에서 서브가 자신을 구해준 역할을 했던 것이다.
그 두 번째는 서브의 구질과 속도다.
스티븐스가 속도를 겸비한 플랫과 스핀서브를 섞어가며 서브를 넣은 반면 한나래의 서브는 거의 슬라이스 서브를 넣었다. 한나래가 왼손잡이이니 오른손잡이를 향한 각도 큰 슬라이스 서브는 매우 유용한 서브가 될 수 있다. 비교적 1세트에서 한나래의 서브가 위력적이진 못했지만 서브 포인트를 낼 수 있었던 이유다.
2세트에 들어서 한나래는 자신의 서브 게임을 러브 게임으로 내주자 서브가 예리한 각을 잃고 가운데로 몰리기 시작했다. 가운데로 몰리는 서브는 양 사이드에 비해 낮은 네트 높이로 인해 네트에 걸릴 확률은 낮아 졌으나 무난한 서브가 되고 말았다. 각이 예리하지 않은 슬라이스 서브는 공략 당하기 딱 좋은 서브다. 플랫, 스핀, 슬라이스 서브 중 슬라이스 서브는 속도가 가장 안 나는 서브다. 한나래의 첫 서브가 들어간 확률이 1세트 51%→2세트 62%로 높아졌으나 승률이 56%→38%로 오히려 떨어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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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븐스는 강력한 포핸드를 품어냈다. 그러나 한나래와의 경기에서는 지난 프랑스오픈에서 세레나 윌리엄스와의 경기에 비해 50~60%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
2. 스트로크
첫 번째 - 3구 공략.
2세트 들어 스티븐스는 자신의 첫 서브가 들어가면 3구 공략으로 나갔다. 스티븐스는 퍼스트 서브를 넣고 한나래가 리턴한 볼이 약하면 강력한 포핸드를 한나래에게 날렸다. 그 볼은 위닝샷이 되거나 한나래가 포스드 에러(상대편이 잘 쳐서 에러)를 하게 만들었다. 베이스라인 안쪽에 들어와 날려대는 포핸드는 한나래를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두 번째 – 리턴 공략.
서브는 자신으로부터 시작하는 가장 강력한 공격 무기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서브가 강한 선수에게 해당할 뿐 서브가 약한 선수들에겐 오히려 서브가 자신의 약점이 된다. 서브가 약한 선수들은 대신 공략 당하지 않을 만큼 까다로운 서브를 넣고 랠리에 중점을 둔다. 그리고 리턴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둔다. 여자 선수들의 경우 톱 10이내의 톱 플레이어들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킬 확률이 매우 높지만 그 외 대부분의 선수들은 서브게임과 리턴 게임의 승률이 50대 50정도의 비율이라 생각하면 비교적 맞다.
슬론 스티븐스 역시 서브가 비교적 좋기는 하지만 톱 플레이어에 비하면 매우 강력한 선수로 보이지는 않는다. 대신 리턴은 비교적 좋았다. 지난 프랑스 오픈에서 남자 서브에 버금가는 속도를 가진 세레나의 서브도 큰 무리 없이 잘 받아 넘겼다. 스티븐스는 한나래의 예리하지 못한 세컨드 서브를 집중 공략했다. 스티븐스가 한나래의 세컨드 서브를 리턴 했을 때의 승률은 64%나 된다. 반면 한나래는 37%다. 스티븐스의 64%의 승률은 일반적으로 자신의 서브게임에서 세컨드 서브가 들어갔을 때의 승률 범위다.
세 번째 – 스트로크.
톱 플레이어들의 플레이를 보면 정말 박진감 넘친다. 연결 샷이라는 것은 없다는 듯 볼을 강력하게 때려댄다. 그들의 샷이 강력하지 않을때는 수비샷일 때 뿐이다. 강력하게 때려서 찬스볼을 만들어 내고, 찬스볼이라 생각되면 주저없이 때려 마무리 짓는다. 네트 높이 떠 오는 볼은 주저없이 네트로 대시하며 스윙발리로 마무리를 짓는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매우 약한 부분으로 많이 배워야 할 점이다.
스티븐스의 스크로크는 강력했다. 특히 포핸드 스트로크는 가공할 만 했다. 스티븐스 역시 랭킹에 걸맞는 스트로크 스타일을 갖고 있었다. 베이스라인 밖에서 치는 스트로크는 한나래 선수와 별반 다를 바 없었다. 그러나 베이스라인 안쪽에 들어와서 치는, 찬스 볼이라 생각되는 샷에는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강력한 포핸드를 날렸다. 좌우로 뛰면서 치는 샷보다 앞으로의 전진 샷이 훨씬 자신감 있게 한나래를 향해 날아왔다. 그녀의 포핸드는 한나래가 따라가기 버거웠고 라켓이 닿았어도 그 파워에 밀린 샷이 속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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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세트 중반, 스티븐스가 랠리 도중 드롭샷을 놨다. 한나래가 애드 코트에서 달려갔으나 받아 넘기기엔 한 발이 모자랐다. |
우리나라 여자 테니스와 미국의 여자 테니스 차이
한나래와 스티븐스의 랭킹은 32 대 268로 무려 8배의 차이가 넘는다. 상금 역시 7만 1281달러 대 358만539달러로 50배의 차이다. 위에서 언급했듯 챌린저와 서키트를 뛰는 한나래와 투어 무대를 뛰는 스티븐스 선수 개인을 단순 비교한다는 것은 많은 무리가 있다. 그러나 국가의 테니스 수준을 가늠하기에는 충분하다 여겨진다.
한나래는 스티븐스에게 세트 스코어 0대2(1-6 1-6)로 졌다. 모든 면에 있어서 우리 나라 시니어여자 선수들의 실력이 미국 선수들에 비해 2 vs 12, 10게임 차, 무리한 비유일지는 모르겠지만 1게임당 1년으로 잡아 10년은 뒤져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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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래와 슬론 스티븐스의 게임은 세트 스코어 0대2(1-6 2-6)으로 끝이 났다 |
시니어 여자 테니스보다 더 큰 문제는...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주니어다. 이번 US오픈에서 미국 주니어는 여자 16명이 출전하여 4강에 2명이 올라 준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는 15명 출전에 8강에 4명, 4강에 2명, 그리고 미국 선수끼리 결승전을 치렀다. 결승전을 치른 두 선수는 프랑스오픈에서 우승, 준우승을 했던 테일러 프리츠와 토미 폴이었다. 와일드 카드가 있는 것을 감안 하더라도 양적으로는 전체의 25%가, 질적으로도 남녀 결승 4명중 3명이 미국 주니어였다. 이번 US오픈에서는 남자 주니어에서 정윤성이 4강, 홍성찬이 8강에 올라 비교적 좋은 성적을 낸 것으로 평가하고 있으나, 이래저래 주니어 육성에 힘쓰고 있는 미국이 우리나라로서는 마냥 부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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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점심시간, 선수와 코치가 서로 볼을 던져 주고 받으며 몸을 풀고 있다. |
우리나라 여자주니어의 경우 맥이 끊겨 있다고들 이야기한다. 한나래, 장수정 정도 국제무대에 도전해 200위대 랭킹에 있을 뿐 그 이하는 전멸이다. 초등학생과 중학생 한두명 정도만 유망주로 꼽힐 뿐 ITF 랭킹도 거의 없는 셈이다. 코리아오픈이라는 투어대회를 통해 우리나라 여자테니스의 발전을 도모하려하지만 여자 선수들의 세계 수준차는 더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번 코리아오픈 코트에서 외국 선수들은 자신이 실점을 하고 경기가 안풀리자 코치를 보면서 "왜 내가 안되는 거야. 문제가 뭐야. 당신이 똑바로 안가르쳐줘서 이런거 아냐"하면서 코치에게 화를 내는 듯한 말과 행동을 했다. 선수가 코치를 고용하고 선수의 상금과 후원금의 일부를 떼서 코치에게 지급하는 외국의 선수와 코치 관계에서 코치는 경기전 선수에게 최상의 기량을 발휘하도록 잠스트가 제공한 세평짜리 트레이닝 공간에서 입에 단내나도록 몸을 만들어 준다. 공간만 있으면 경기전 테니스볼, 배구공, 축구공 좌우로 던져 가며 선수가 잡게 한다. 그리고 선수는 코트에서 배운바 최선을 다한다. 실제 경기에선 좌우 몸놀림이 다르다.
외국의 코치들은 자신이 지도하고 있는 선수와 함께 코트에 들어선다. 선수는 코트로, 코치는 코치석에 앉아 선수를 지켜보며 샷을 체크하고, 라인을 봐주며(선수의 챌린지 요청을 돕는다), 위기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들만의 신호로 코칭을 한다. 선수들은 상승 분위기에서 코치를 바라보고 잘 했다는 눈길을 받고, 다운 분위기에서 코치에게 격려를 받는다. 우리의 경우는 어떤가. 우리 선수들의 코치들은 대부분 관중속에 뭍혀 있다. 선수 자신이 코트에서 실수를 하면 코치에게 미안해 하고 코치는 선수를 힐난한다. 선수가 경기에서 지고 나오면 코치는 선수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 수시로 목격된다. 외국과는 다른 모습이다. 외국처럼 선수가 주가되고 코치가 조력자 관계가 되지 않는 한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하는 선수, 본선 와일드카드 말고 예선을 통과해 자력으로 본선에 오르는 선수가 나오기는 어렵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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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일라 톰니아노비치가 다테와의 게임에서 실수를 반복하며 끌려가자 톰니아노비치 코치가 코트에 들어가 조언을 해주고 있다. |
코리아오픈이 12년째 열렸다. 그간 그랜드슬램 우승자도 많이 출전했다. 그랜드슬램 16강 이상 선수들이 많이 출전했다. 그 사이 우리는 무엇을 했는가. 외국 선수들은 워밍업을 어떻게 하고 그립은 어떻게 잡아 강한 포핸드를 치는 지, 우리 선수들은 왜 안되는 지, 서브가 문제라는데 외국 선수들의 군더더기 없는 자연스런 서브 동작과 임팩트는 무엇인 지 살펴보는 일에 게을리 한 것은 아닌가. 테니스 신문과 잡지에서 줄기차게 외국 선수들의 장점을 소개하고 국내 선수와 비교해도 변화가 없는 것은 코리아오픈 개최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을까.
사실 그랜드슬램 취재하면 슬론 스티븐스에게 시간과 눈길을 줄 시간이 없다. 조코비치와 나달, 샤라포바, 세레나가 경기하는 시간에 스티븐스가 하는 변방 코트에 갈 틈이 나지 않는다. 모처럼 코리아오픈에서 그에게 집중해 경기를 볼 수 있었다. 그것도 우리나라 선수와 경기를 하기에 더욱 더 집중 취재하게 되었다. 경기를 지켜본 한 동호인은 "스티븐스의 포핸드는 믈 흐르듯 자연스럽게 하는데 파워가 실린다"며 "군더더기 하나 없는 동작에 매료되었다"고 말했다. "지더라도 한나래가 좀 더 강력하게 샷을 치며 공격해 봤으면 좋았을 텐데..."라며 아쉬워 했다. 테니스가 업인 전문가나 취미생활인 동호인에게 있어 보여지는 것에 대한 보는 눈은 별반 다르지 않다. 약간의 정도 차이가 있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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