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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우 USTA 빌리진 킹 국립테니스센터에서 열린 2015 US오픈 주니어 단식 4강에서 우리나라의 정윤성(양명고, 11번시드)이 주니어 세계 랭킹 1위인 테일러 해리 프리츠(미국)에게 세트 스코어 0대2(2-6 3-6)로 패하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정윤성 보다 1살 많은 테일러 프리츠(16세)는 이번 US오픈에서 주니어 무대와 시니어 무대에 같이 출전했다. 예선 와일드 카드를 받고 출전한 시니어 무대에서는 예선 1라운드에서 이탈리아의 루카 반니에게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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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성이 좌우로 뛰며 프리츠의 볼을 시종일관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
현지시각 오후 3시에 열린 정윤성과 프리츠의 준결승전은 좌석규모 2천8백석의 17번 코트에서 진행됐다. 프리츠의 서브로 시작 된 1세트, 프리츠가 자신의 첫 서브를 넣었다. 그의 첫 서브 속도는 131mph가 찍혔다. 시속 210km다. 비록 폴트가 되기는 했으나 프리츠의 강력한 서브를 예고하기에는 충분했다. 정윤성과 프리츠는 서로 자신의 첫 서브게임을 무난히 지키고 1-1에서 다시 프리츠의 서브다.
프리츠가 서브 에이스를 냈다. 그의 서브 속도는 시속 213km였다. 그리고 두 번째 서브를 더블 폴트를 범했다. 15-15, 프리츠의 세컨 서브를 정윤성이 리턴 했고 프리츠가 3구를 치고 네트 플레이로 들어왔고 정윤성이 달려 들어가며 패싱샷을 때렸다. 15-30다. 다시 프리츠가 더블 폴트를 하며 15-40가 됐고, 정윤성에게 첫 더블 브레이크 찬스가 왔다. 정윤성과 프리츠의 랠리가 시작됐다. 10째 정윤성의 포핸드 에러로 30-40가 됐고, 이어 프리츠의 서브 에이스로 듀스가 됐다. 결국, 듀스에서 정윤성의 백핸드 에러와 리턴 에러로 아쉽게 정윤성이 프리츠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시키지 못했다.
이제 게임 스코어 2-3 정윤성의 서브다. 서로 공방을 주고 받으며 듀스가 됐다. 프리츠가 정윤성의 서브를 강력하게 포핸드로 때리다 에러를 했다. 그러나 애드 서버에서 프리츠의 리턴을 정윤성이 백핸드 슬라이스로 쳤으나 네트에 걸려 다시 듀스가 됐다. 정윤성이 서브를 넣었고 다시 프리츠와의 랠리가 시작됐다. 11구째 정윤성이 백핸드 다운더라인을 날렸다. 그러나 아쉽게 살짝 사이드 라인을 벗어나고 말았다. 그리고 애드 리시버에서 6구째 프리츠가 백핸드 위닝샷을 날려 게임이 됐다. 정윤성이 자신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 당한 것이다. 결국 정윤성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회복하지 못했고 마지막 자신의 서브 게임 마저 프리츠에게 브레이크 당하며 2-6으로 1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프리츠의 서브로 2세트가 시작됐다. 서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잘 지켜 나갔고 게임 스코어 2-3, 정윤성의 서브다. 정윤성이 3구와 5구째 연속 에러를 범하며 순식간에 0-40가 됐다. 이후 프리츠가 리턴을 에러하며 1포인트 획득하여 15-40가 됐다. 정윤성이 서브를 넣고 3구째 네트 대쉬하며 발리를 시도했다. 그러나 프리츠의 강한 리턴이 네트를 타고 넘어왔고 정윤성의 로우 발리가 네트에 걸리며 브레이크를 당하고 말았다. 게임 스코어는 4-2가 됐고 다시 프리츠가 앞서가기 시작했다. 프리츠의 서브다. 프리츠가 서브 포인트 2개에 서브 에이스 2개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2-5가 됐고, 결국 게임은 6-3으로 프리츠가 2세트도 가져가고 말았다.
1세트에서 더블 폴트 2개와 정윤성이 6구째 패싱 샷으로 브레이크 위기에 몰린 것을 제외하면 프리츠는 자신의 서브게임을 비교적 어렵지 않게 갔다. 그렇다고 정윤성의 서브 게임이 힘들게 간 것 역시 아니다. 서로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 대부분 어렵지 않게 지켜갔다. 다만, 정윤성이 1세트와 2세트 게임 스코어 2-3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했고, 프리츠가 브레이크 기회를 잘 잡았을 뿐이다(1세트 마지막 게임은 큰 의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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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리츠의 서브는 강력했다. 퍼스트 최고 속도는 시속 221km, 평균 속도는 200km였다. |
프리츠의 서브는 강했다. 중요한 순간에 서브 에이스와 서브 포인트가 터졌다. 최고 속도가 시속 221km까지 나왔고 평균 속도도 시속 200km였다. 정윤성의 서브 최고 속도는 시속211km였고, 퍼스트 서브 평균 속도는 178km였다. 세컨드 서브 평균 속도는 147km와 146km로 거의 비슷했다. 2세트, 프리츠는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자 서브가 더 잘 들어 갔고 서브 에이스와 서브 포인트가 속출했다. 프리츠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어렵지 않게 지킬 수 있었던 이유다.
우리 선수들은 스트로크 싸움에서 우위를 점했다. 상대편 선수들은 사이드 라인 깊숙이 날려보낸, 자신의 위닝샷이라 생각한 볼이 다시 넘어와 오히려 자신이 패싱 위닝샷을 당하면 “어떻게 저런 볼을 달려가 받아 넘겨 위닝 샷을 내지?”라는 듯 어이 없는 표정으로 정윤성을 바라봤다. 그 후 상대 선수들은 더 강력하게 때리려다 수 많은 에러를 범했다. 자신의 에러 율이 많아지자 볼의 속도를 줄였다. 이렇게 되면 우리 선수들에게는 더 없이 좋은 상황이 됐다. 위에서 언급했듯 우리 선수들의 그라운드 스트로크는 상대편 선수들에 비해 확실히 좋았고, 수비력 역시 뛰어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프리츠는 자신의 볼이 나가건 들어가건 개념 치 않은 듯 강력한 샷을 날려댔다. 그 볼은 정윤성의 볼에 비해 훨씬 더 네트 가까이 붙어서 날아갔고 파워 역시 강했다. 볼의 속도가 지금까지의 선수들보다 더 빨랐다. 정윤성이 좌·우로 뛰어 다니며 시종일관 받아 넘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자신이 잘 쳤다고 생각되거나 정윤성이 넘긴 볼이 약하다 생각되면 프리츠는 여지없이 네트플레이로 나섰다. 그리고 발리로 포인트를 냈다. 정윤성은 미카엘 이머와의 게임에서 발리 플레이를 많이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프리츠가 발리 플레이를 많이 했다. 프리츠의 볼이 정윤성이 발리 플레이 하기에는 너무 강했기 때문이다.
속수무책으로 프리츠의 강공에 밀려가며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자 정윤성은 답답해졌다. 소리를 질러보고 라켓에 화풀이를 해봐도 게임의 분위기는 반전되지 않았고 결국 54분만에 준결승전은 끝이 났다. 정윤성은 매치가 끝난 후 “프리츠만 만나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워낙 강력하게 볼을 때려 대니 볼이 어디로 올지 모르겠고, 어떻게 게임을 풀어나가야 할지 판단이 안돼요”라고 말했다. 오늘 같은 게임에서는 충분히 이해가 가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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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윤성이 게임이 잘 풀리지 않자 엔드 체인지 시간에 상념에 잠겨있다. |
강력하게 때리게 되면 에러가 많아지기 마련인데 프리츠는 오늘 에러도 많지 않았다. 정윤성이 41개의 에러를 범한 반면 프리츠의 에러는 28개다. 이중 언포스드 에러, 즉 자기 자신에 의한 에러 역시 18대16으로 정윤성이 2개가 더 많다.
기자는 지난 프랑스 오픈 취재 시 테일러 프리츠와 토미 폴의 주니어 결승전 경기를 자세히 봤었다. 프리츠가 우리나라의 정윤성이라 하면 토미 폴은 홍성찬과 같은 스타일이었다. 프리츠가 때리는 볼을 폴은 줄기차게 받아 넘겼다. 그러자 프리츠는 더 강력하게, 더 각도 있게 볼을 보내려다 에러를 속출하며 토미 폴에게 1대2로 역전패 하고 말았다.
이번 US오픈에서 정윤성은 4강에, 홍성찬은 8강에, 그리고 오찬영은 32강에 올랐다. 홍성찬 개인으로 보면 호주 오픈에 비해 저조 하지만 나머지 프랑스나 윔블던에 비하면 괜찮은 성적을 거뒀다. 정윤성은 이번 US오픈에서 자신의 그랜드슬램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우리 주니어들과 외국 주니어들을 현 상태로만 비교해 보면, 전반적으로 베이스라인에서의 스트로크 싸움에서는 우리 주니어 선수들이 충분히 우위에 있었다. 그러나 서브와 전략의 다양성에 있어서는 외국 선수들이 우리보다 좋은 면모를 보였다. 우리 선수들 자체로만 봤을 때는 지난 프랑스 오픈 때에 비해 꽤 성장한 모습을 보여줬다. 정현에 이어 충분히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해 볼 만 하다.
US오픈 주니어 결승은 프랑스 오픈의 재판이 됐다. 테일러 프리츠와 토미 폴, 두 미국인 주니어가 결승에서 붙게 됐다. 홍성찬은 토미 폴에게 8강에서 졌고, 정윤성은 프리츠에게 4강에서 졌다. 가정 이지만 서로 대진표가 엇갈려 홍성찬과 테일러 해리 프리츠가, 정윤성이 토미 폴과 대결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생각해 본다. 아마도 둘 중 하나는 결승에 올랐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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