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가고 싶은데 가능한가요?"

"입장권이 거의 팔려서 가능할 지 모르겠네요. 부지런히 구해볼께요"

"어머니가 테니스를 하셨는데 그걸 꼭 한번 보고 싶어하시네요"

"아 그러세요. 그러면 입장권을 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근데 돌아오는 날짜를 조금 연장했으면 쓰겠는데 가능합니까?"

"네, 추가 요금만 내시면 가능합니다"

"아 그래요. 그리고 무안에서 동방항공이 푸동공항가는게 있던데"

"네. 그렇게 가셔도 됩니다"

"아무래도 서울갔다가 가긴 어머니 나이도 있고 해서"

"네 그렇게 하시고 상하이 푸동공항에서 먼저 가서 기다리셔서 저희 투어단과 만나 같이 이동하시죠"

"네 그럼 연락드리겠습니다"

87호 테니스피플 발송 작업을 마치고 핸드폰을 살펴보니 모르는 전화번호가 떠 있어 리스폰스를 했다.

어머니 모시고 상하이 갈터이니 알아봐 달라는 며느리(추정)의 전화 내용이었다. 문자를 주고받고 통화를 두차례하면서 대략 감을 잡았다. 상하이 가서 어머니 좋아하는 테니스, 그중에서 페더러 보여 드리고 셔먼에 있는 친척을 만나 며칠 지낸 뒤 귀국하겠다는 일정이다.

항공조건은 무안-상하이 왕복 티켓이다. 알아보니 무안에서 상하이가는 비행기가 매일 없어 일정이 잘 맞지 않는 어려움이 있었다.

한시간 뒤 어머니의 전화를 받았다. 유니버시아드 정현 경기를 봤고 정현의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서 상하이 가서 페더러도 보고 중국 골프장 많은 셔먼에서 회사생활하는 아들도 만나서 오겠다는 것이다. 광주 유니버시아드 취재 왔으면 식사라도 한끼 대접했었을걸하며 왜 연락안했냐고 퉁소를 줬다. 기자는 전화 거신 어머니를 잘 모르지만 테니스피플을 봤다며 기자의 이름을 똑바로 기억하고 있었다.

귀가해 보니 페덱스를 통해 중국 상하이마스터스 예매 티켓이 도착해 있었다. 광주 일행을 위해 3장의 티켓을 더 구해야 하는데 티켓 온라인 구매 사이트에 좌석은 거의 동이 났다. 일주일전 온라인 구매 사이트가 오픈이 되어 좌석을 정해 구했다. 중국 은행연합카드인 union pay나 중국 은행 계좌로만 결재가 되어 마침 갖고있던 가족의 union pay 카드로 결재를 했다. 여러차례 나눠 구매한 뒤 중국 담당자에게 한꺼번에 보내주고 딜리버리 차지는 한번만 부과해달라고 요청했다. 세시간만에 온 답은 "오케이, 그렇게 하겠다"였다.

메일 주고받은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국제 서류 운송회사인 페덱스에서 기자의 집까지 티켓을 배송해주었다. 2007년 상하이마스터스컵 티켓을 온라인으로 산 뒤 9년만에 다시 한 일이지만 중국의 쾌속, 정확, 융통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티켓은 날짜와 자리가 달라도 파노라마처럼 이어져 한권의 폴더북처럼 왔다. 미니 포스터와 경기장 안내도 한장 등이 있었고 계산서가 같이 포함되었다.

10월 14일 출발해 15일(목) 16강전과 16일(금) 8강전 관전하는데 두달전부터 일은 마쳐야했다.

테니스하려고 애쓰는 선수 뒷바라지하는 부모가 운영하는 여행사에서 상하이 호텔과 빈 시간 관광일정 그리고 아시아나 국적기 항공 수배까지 모두 마친 상태. 투어단에게 선입금을 제외한 잔여 경비를 모아 여행사에 전달하면 끝. 그리고 모든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만을 위해 두손을 모을 뿐이다.

이런 차에 광주에서의 요청으로 일은 더욱 즐겁게 긴박하게 돌아가게 되었다. 무안-푸동 티켓 구하고 투어단 일정에 맞추는 등등의 일이 생겼다. 저마다 사연을 갖고 상하이 투어단에 모여 다채로운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울 뿐이다. 2008년 상하이마스터스컵이 중국에서 마지막으로 열려 아시아에서 페더러 보는 마지막 기회라 보고 130여명의 투어단이 상하이를 찾았다. 4대의 버스가 일정을 달리해 각기 돌아가는데 아무 탈 없었다. 오전 운동 대신 쇼핑과 관광하고 오후에 경기장에서 만나는 팀, 오로지 경기장 일찍가서 선수들 연습하는 것 보는 팀, 정시에 경기장 들어가 야간경기까지 집중해 관전하는 팀, 여흥 팀 등등. 여행사 담당자는 이렇게 하면 안된다고 말렸지만 손님들의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다. 귀국 비행기 길에 사람마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받긴했다. 만족스런 투어였다며.

즐기는 테니스에서 선진 테니스 관전문화를 추가해 이땅에 하나의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테니스피플 입장에서는 가능하면 편안하게 투어단을 운영하고 구미에 최대한 맞게 맞춤형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 포스터. 조코비치오 페더러,나달, 머레이가 보인다. 스폰서는 20여개. 한마디로 부러운 중국테니스의 힘이다

▲ 입장권. 680위안. 우리돈으로 12만 3664원짜리다. 이것도 거의 동이 났다

▲ 좌석배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