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69위. 삼성증권 후원)과 이덕희(마포고, 현대차, KDB산업은행 후원)가 서울오픈국제남자챌린저대회(총 상금 5만달러)에서 8강에 올랐다. 와일드카드를 받고 14일(수) 16강전을 치른 이덕희는 8번시드 지미 왕(대만)에게 1세트에서 6-1로 이기고 산뜻하게 2세트를 시작했다. 2세트에서도 이덕희가 첫 게임을 따내자 지미 왕이 어깨 통증을 이유로 기권해 버렸다. 정현은 14일 프레드릭 닐센(덴마크, 230)을 세트 스코어 2:0(6-4 6-1)로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정현은 이로써 12연승을 기록 중이다.

▲ 정현이 부산오픈 우승에 이어 서울오픈에서 8강에 진출했다. 12연승을 기록 중이다.

 

 부산오픈에서 결승에 올라 관중들을 환호하게 했던 남지성·송민규는 서울오픈에서도 와일드카드를 받아 복식에 출전했다. 이들은 14일 8강전에 출전했다. 상대는 이신한(대만)과 장쩌(중국)였다. 이신한은 174위를 기록하고 있는 복식전문 선수로 2013년도에 자신의 최고랭킹 93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경기에 많이 출전하여 낯익은 얼굴로 지난 부산오픈에서는 정현, 임용규 페어에게 16강에서 졌다.

 

 남지성·송민규 페어와 이신한·장쩌 페어의 8강전 결과는 세트 스코어 2-0(36-3 6-4)으로 이신한·장쩌 페어가 준결승에 진출했다. 우리 선수들의 서브권에서는 힘들게 갔고 상대편의 서브권에서는 쉽게 갔다. 게임이 어렵게 풀릴 때 나타나는 현상이다.

 

▲ 하아...안풀리네... 관중들은 우리선수들이 고개숙인 모습보다 화이팅을 외치는 모습을 더 보고 싶어한다.

 

 복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 2가지를 꼽으라면 첫 번째는 자신의 실력이고 두 번째는 파트너십이다. 파트너십은 이신한과 장제에 비해 좋았으면 좋았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실력에 있어서 코트에 들어선 4명중 이신한의 실력은 눈에 확연하게 돋 보였다. 이신한의 사이드라인으로 빠져나가는 슬라이스 서브는 강력하면서도 날카로웠다. 또한, 장제의 서브에서는 시의 적절한 포칭으로 우리 선수들의 기를 꺾었다.

 

 복식이 재미있는것 중 하나는 개인의 실력 차를 파트너십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지성·송민규 페어는 부산오픈에서 호흡을 맞춰 결승에 진출했다. 결승에서 복식전문선수인 라티와타나 쌍둥이 형제에게 슈퍼타이브레이크에서 아쉽게 졌지만 멋진 경기를 선보였다. 

 

 관중들은 선수들의 멋진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는다. 관중들이 박수를 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다. 선수들이 멋진 샷을 보여줬을 때와 멋진 모습을 보여 줬을 때다. 멋진 샷은 기술적인 부분이고, 멋진 모습은 게임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이기기 위해 볼썽 사나운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겠지만 자신과 파트너의 기를 살리기 위해 파이팅을 외치고, 전의에 불타는 눈빛을 보고 싶어한다. 넘기지는 못했을 지라도 끝까지 볼을 살리기 위해 따라가는 모습에 관중들은 자신도 모르게 박수를 보내고 환호한다. 우리나라 선수가 이기기를 바라고 당연 우리 선수들을 응원 하지만, 지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다음에도 이 선수의 경기를 보러 와야겠구나!” 하는 마음을 갖는다.

 

▲ 나달이 수건으로 땀을 닦으면서 상대편을 바라보고 있다.

 

 선수들에게 있어 이기고 지는 것은 다반사다. 상대편보다 실력이 있어도 질 수 있고, 실력이 떨어져도 이길 수 있다. 코트에 들어서면서 “오늘은 져야지” 하는 선수는 없을 것이다. 특별한, 개인적인 이유가 있지 않는 한 말이다. 모두들 이기기 위해 코트에 들어 설 것이고 그 마음은 눈빛과 투지로 나타난다.

 

 세계1위 조코비치를 비롯 나달, 세레나, 우리나라 테니스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페더러 역시도 코트에서의 눈빛은 살아있다. 때론 상대편을 잡아먹을 정도의 눈빛으로 상대편을 쳐다본다. 이기기 위해 서 있는 코트에서 상대편에 대한 배려를 비롯 신사적인 행동과 승부욕에 불타는 투지가 서로 반대쪽에 있지 않다. 우리나라 선수들의 살아있는 눈빛이 보고 싶다. 눈빛이 살아있는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는 관중석에 앉아 있어도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