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부산오픈챌린저대회가 풍성한 수확을 거두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 수확의 첫 번째는 이형택 이후 테니스 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정현의 우승이다. 정현은 16강에서 힘든 경기를 펼쳤으나 8강, 4강, 결승 모두 매우 만족할 만한 경기를 펼쳤다. 두 번째 수확은 남지성·송민규의 복식이다. 남지성·송민규 페어는 슈퍼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으나 아쉽게 복식 전문 선수인 라티와타나 형제에게 패해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수확이 있다. 바로 관중이다. 부산 스포원의 메인 테니스코트의 관중 좌석은 3천석이다. 8강전까지는 좌석 점유가 가뭄에 콩 나듯 띄엄 띄엄했다. 정현의 준결승전이 열린 토요일만 해도 좌석 점유율은 20% 남짓 했다. 그러나 일요일, 단·복식 결승전에 우리 선수들이 모두 출전해서인지 경기시작 한 시간 전부터 경기장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 부산오픈 결승전에는 약 2천 7백여명의 관중들이 코트를 찾았다. 부산오픈 메인코트는 3천석이 만석이다.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관중석은 70%정도가 찼다. 빈자리가 여기 저기 보이기는 했으나 관중들이 불편하지 않게 자신의 짐을 놓을 수 있을 정도였다. 복식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에도 관중들은 끊이지 않고 몰려들었다. 최종적으로 정현의 결승이 시작될 쯤엔 약 80~85%정도의 좌석이 관중들로 들어찼다.

 

 부산오픈을 준비하고 진행한 테니스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테사모. 회장 손병창)의 회원들은 신이 났다. 테사모 회원들은 부산오픈이 끝나면 바로 다음 대회를 준비한다. 순수 동호인들이 모여 테사모를 결성했고 그 회원들이 챌린저 대회를 여는 만큼 신경 쓸 것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 중 테사모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중의 하나가 관중석을 어떻게 채울 것 인가다.

 

테사모는 홍보팀이 활발하게 움직인다. 지난해에는 클럽을 찾아 발로 뛰며 홍보를 했다. 올해는 지난 4월 12일에 전국클럽회장단을 스포원테니스코트로 초청을 했다. 전국의 120여클럽을 초청해서 60여 클럽이 초청에 함께 했다. 테사모는 실력에 맞게 테니스 대회를 열어 친선을 도모했다. 점심도 준비했고 저녁 만찬도 준비했다. 동아리 대회도 개최했다. 부산 KBS배 동호인 대회도 주최하며 심판과 대회 운영진을 파견하여 함께 했다. 이 모든 것이 부산오픈을 홍보하고 경기 관람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테사모 손병창 회장은 “부산 출신인 남지성 선수가 결승에 올라가면 어느 정도 관중 수를 확보한다. 거기에 정현 선수가 단식 결승에 올라 거의 만석에 가깝게 관중들이 찾았다. 모두 선수들이 잘 해준 덕분이다”고 선수들의 선전을 먼저 앞세웠다.

▲ 부산오픈은 테사모에서 주관,주최한다.  테사모 회원들과 대회 관계자, 수상자들.

 

올 부산오픈의 경비는 약6억이 들었다. 부산시에서 지난해보다 5천만원이 증액된 3억을 지원했다. 나머지는 테사모 회원들의 몫이었다. 테사모 회원들은 십시일반 부산의 기업들에게 테사모의 의의를 설명하고 후원을 이끌어 냈다. 모자란 부분은 회비와 티켓을 팔아 충당했다. 입장권이라 할 수 있는 티켓은 회원들이 분배해 2천여장을 팔았다. 1만원짜리 티켓은 행운권 추첨은 물론 본부에 제시하면 우산 1개와 부산오픈 티를 받을 수 있었다.

 

지난해 기아 코리아오픈의 결승전은 8천여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1만여의 메인코트 좌석이 만석은 아니었을지라도 관중들의 환호성과 아쉬운 탄식으로 들썩였다. 기아 코리아오픈을 주최하고 있는 JSM은 아디다스 동호인 대회를 개최하고 참가상품으로 기아 코리아오픈 관람티켓을 줬다.

 

잔치를 벌여 놓으면 찾아주는 손님이 있어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잔치도 손님이 없으면 그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다. 손님이 많게 하려면 볼 거리를 만들면 된다. 볼거리를 만들어 놓았으면 그것을 잘 포장하고 닦아서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홍보해야 한다. 볼거리와 홍보만 제대로 된다면 관중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볼거리는 선수고, 홍보는 대회를 개최하는 주최자들의 몫이다.

 

프로 선수는 자기 자신이 하나의 상품이다. 상품은 구매 가치가 없으면 폐기 처분된다. 항상 고객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실력을 갈고 닦아야 한다. 테니스 선수의 상품가치는 실력과 비례한다. 용모도 중요하지만 결국 실력이 없으면 구매자들은 잠깐 관심을 갖다 잊어버린다. 겉만 번지르르 하고 실속이 없으면 외면당하듯이 말이다. 상품 가치가 있는 선수들은 처신에도 유의 해야 한다. 관심을 갖고 보는 눈이 많기 때문이다. 선수는 실력이 상품 가치고, 대회주최자는 발걸음이 상품 가치다. 흥행 성공은 결국 얼마나 생각했는가? 얼마나 발로 뛰었는가? 에 정비례하기 때문이다.

▲ 테투단(테니스투어단)회원들이 부산오픈을 찾았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이들은 국내 주요 경기는 물론 페더러, 조코비치, 나달, 샤라포바도 차이나 오픈과 상하이 오픈이 열리는 경기장을 찾아 직접 눈으로 봤다. 이들은 테니스를 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보는 것도 즐거움이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