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전에 배포된 일정표에 정현·임용규의 복식 준결승은 저녁 7시에 센터코트에 배정되었다. 그러나 임용규의 요청으로 4시로 변경됐다. 그러나 임용규는 복식 경기에 들어가 첫세트0-1을 마친뒤 경기를 포기해 버렸다. 대회를 주최·주관한 테니스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테사모)의 한 관계자는 “부상은 핑계고 경북 영주에서 6시부터 시작되는 도민체전 개막식 참가를 위해 떠난 것으로 안다. 프로 선수가 경기를 계속 뛸지 포기 할지는 선수의 선택이다. 그러나 대회본부측에서 와일드카드까지 줘가며 출전시킨 선수가 도민체전 개회식 참가를 이유로 경기를 포기하고 갔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것은 대회 주최측이나 선수들의 멋진 모습을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에게 도의적으로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라고 임용규에 대한 섭섭함을 토로했다. 그는 또한 “복식이 아니라 단식이었다면 그렇게 갔겠는가?” 라며 선수들이 단식에 비해 복식 경기를 너무 평가절하 하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임용규는 부산오픈에서 2010년에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에서 부산오픈을 관전하기 위해 스포원테니스코트를 찾은 관중도 이 말을 전해 듣고 실망을 금치 못했다. “정현를 비롯해 우리나라 선수들이 잘해 그들의 멋진 모습을 보기 위해 서울에서 KTX를 타고 이곳까지 왔다. 지난해 부산오픈 때도 와서 임용규와 사진도 함께 찍었었다. 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경기를 포기했다면 이해 하겠지만 도민체전 개회식에 참가하기 위해 복식 경기를 포기했다면 매우 실망이다”라며 안타까움을 전했다.

경기직전 관중들은 들어오는데 웜업 애드코트에서 임용규는 이미 서브 연습을 거의 하지 않는 등 경기할 준비를 하지않는 모습을 보였다. 보통 경기전 웜업때 애드코트와 듀스코트에서 서브 연습을 한다. 복식의 경우 연습코트가 파트너 일정등으로 충분하게 주어지지 않아  경기전 웜업에 충실하곤 한다. 임용규는 정작 경기에 들어가서 백핸드쪽으로 오는 첫 리턴을 전위 눈 앞의 로브를 뛰우고, 정현도 포핸드쪽으로 오는 볼을 전위 앞에 짧게 올렸다.  30-0에서 두 선수는 상대 전위에게 볼을 주었다. 라티와나나가 더블폴트로 40-15. 임용규는 리턴을 짧게 하고 서비스박스 안에 떨어지는 볼을 네트 중단에 때렸다. 비디오상으로 보면 05분 20초에 시작한 경기는 06분 40초에 한게임이 끝났다. 1분 10초간. 코트에서 선수들의 뜻이 담긴 움직임이 있었다고 보여진다. 기자는 선수들의 혼신 플레이를 담아 독자에게 소개하고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선수들의 정성을 다한 플레이 등에 감동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많은 사람의 힘을 빠지게 한다.  

▲ 임용규가 부상을 이유로 복식 기권을 했다.

 

대회를 주관하는 테사모의 류호재 사무국장은 임용규가 부상으로 기권한 것이 맞는가? 라는 질문에 “부상 여부에 대해 병원의 진단서를 요청해 놓았다”라고 답했다. 임용규의 부상 여부를 확인키 위해 임용규와 임용규의 부친에게 전화 연결을 시도 했으나 연결은 되지 않았다. 경북 도민체전은 8일부터 11일까지 경북 영주에서 열리며 개회식은 8일 오후 6시에 시작됐다. 영주는 임용규의 고향이다.  부산에 라켓 던지고 간 임용규는 이날 경북도민체전에서 라켓 대신 성화를 들고 트랙 100m를 천천히 돈 뒤 성화대에 직접 불을 붙였다.

 

 

 

 복식은 준결승전이 진행됐다. 남지성(부산시테니스협회)·송민규(KDB산업은행)페어가 제임스 세레타니(미국)·앤드류 휘팅턴(호주)페어를 2:0(6-4 7-5)으로 이기고 결승에 진출했다. 정현·임용규와 라티와타나(태국)형제의 복식 준결승은 임용규가 부상을 이유로 기권해 라티와타나 형제가 결승에 진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