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테니스 지도자와 보이스톡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우리나라 에이스 정현이 니시코리처럼 되려면 어떻게 하면 되냐고 물었다. 그 지도자는 말을 멈췄다. 우스워 보여도 쉬워 보여도 조그맣게 보여도 니시코리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며 정현이가 어느 정도까지 올라가겠지만 톱 5에 들어있는 니시코리와 정현을 비교하지 말라고 한다. 삼일절에 통화 나눈 내용이다.  

통화를 마치고 기분이 유쾌하지 않았다. 과연 그럴까. 정현을 니시코리에 비교하고 따라가면 안되는 '넘사벽'인가.  

그런데 일본 후지 TV 토요일 밤 특집방송 보다가 놀랬다. 니시코리 특집한다길래 봤는데 초등학교때부터 니시코리의 윌슨 라켓을 체형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하고 현재까지 스트링과 라켓 길이, 그리고 라켓 무게를 니시코리에 맞게 맞춰준다는 것이다.  일본의 아주 정교한 장인 솜씨로 말이다.

방송에선 키작은 동양인이 서브 에이스로 경기를 끝내고, 투어 우승하고, 결승 가는 비결을 내보냈다. 철저한 라켓 커스터마이징으로 니시코리의 승부 근성을 더욱덕 발휘하게 하는 것. 단순히 마이클 장 영입하고 니시코리 팀 데리고 다닌다 해서 투어 결승가고 톱 5에 드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흔히 우리나라 초등학교 테니스부에서 4학년은 40 파운드, 5학년은 50 파운드로 스트링 수리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대다수 선수들이 스트링을 어려서부터 스스로 매서 훈련을 하니 고등학교쯤 되면 눈 감고도 뚝딱 맨다고 한다.  테니스 선수에게서 라켓은 그 무엇보다 중요하고 스트링은 그 중요함의 일부에 속한다. 어려서부터 자신에 맞는 라켓과 스트링으로 경기를 하고 커 가면서 전문 스트링거를 통해 최적의 플레이를 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매사에 정확하게 사는 것이 아닐까.

다시 일본 지도자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일본 테니스 선수들은 세계 최고가 되기 위해 준비를 하는 데 우리나라 선수들은 국가대표가 꿈인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국가대표조차 출신성분에 따라 안될 수도 있기에 선수들은 어려서부터 기가 꺾여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난 안돼'하는 것이 말로 표현은 안해도 표정과 경기에서 나온다고들 한다.  일본의 경우 자기 능력껏 테니스를 하다가 재능을 보이면 소니펀드라는 기금으로 테니스를 계속할 기회를 얻는다. 기업에서도 한명씩 잡아 후원을 하는데 후원받은 선수는 외국대회 나가 있느라 국내에 거의 들어와 있질 않는다고 한다. 고등학교때까지 정상수업을 하고 대회를 다니는 선수가 허다해서 테니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하는데 한계를 보이면 공부를 하고 사회에 진출해 제2의 길을 걷는다.  그런 와중에 천재소리 들어가며 테니스를 한 니시코리 케이가 일을 냈다.

세계 1위를 꿈꾸는 일본의 니시코리가  처음으로 빅4에 이름을 올렸다.

니시코리 케이(25)는 2일 ATP 랭킹발표에서 지난주보다 한계단 오른 세계 4위에 올랐다.  이 순위는 조코비치, 페더러, 나달에 이은 랭킹으로 아시아선수로는 최고의 랭킹이다.  니시코리는 2일 트위터에 "새로운 세계랭킹을 확인했다. 매우 자랑스러운 또 하나의 발걸음"이라며 "순위가 오르락내리락하겠으나 중요한 것은 올 시즌 뒤 어느 자리에 있는지다. 앞으로 더 좋은 활약을 펼치겠다"라고 말했다.

지난주 멤피스대회에서 우승한 니시코리는 1일 끝난 멕시코 아카풀코대회에서 준우승해 랭킹포인트를 보탰다. 니시코리는 결승에서 스페인 다비드 페러에게 0-2(3:6 5:7)로 패하면서 2주 연속 우승에 실패했다. 니시코리는 "실수가 많았고 서브가 좋지 않아 게임에 집중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정현(삼성증권)은 지난부보다 한계단 내려간 121위,퓨처스대회에서 활약한 이덕희(마포고)는 28계단 오른 468위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 남자 세계 1위~ 10위

▲ 한국선수 세계 랭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