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기를 모르는 니시코리

일본의 니시코리 케이는 5번 시드를 받고 호주오픈에 출전했다.  20일 멜버른에서 열린 본선 1회전에서 동양인으로서 테니스 정복은 안된다는 포기 의식이 니시코리에게 통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현재 세계 5위인 니시코리의 꿈은 아마도 페더러 , 나달과도 같은 세계 1위일 것이다. 인터뷰에서 호주오픈 결승에 오르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US오픈에서 우승 못한 것을 호주에서 이루고 싶다고 했다. 

니시코리는 20일 스페인의 니콜라스 알마그로와 1회전을 치렀다. 알마그로는 서브가 강하고 포핸드가 일품이고 몸이 유연한 선수다. 경기에서 그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니시코리가 쉽게 이기기 어려운 상대였다. 알마그로는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볼 4개로 끝내고 니시코리의 서브 게임은 듀스 접전을 벌였다.

그런데 경기 결과는 니시코리가 3-0(6:4 7:6<1> 6:2)으로 이겼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니시코리의 승리 비결은 세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어떠한 상황이 와도 흔들림이 없는 멘탈을 소유했다. 0-40에서도, 어드빈티지 알마그로 상황에서도 자신의 몸쪽에 오는 볼에 대해서는 포인트로 연결했고 상대가 못 치게 만들었다. 

두번째 ,경기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고 4-4에서 게임을 지키거나 따는 것을 어김없이 했다. 또한 타이브레이크에서 서브권을 갖고 정확히 선취득점했다. 늘상 타이브레이크 첫 포인트 따라는 법칙을 니시코리는 지켰다.  한마디로 경기운영 능력이 뛰어났다.

셋째,  니시코리는 전체 공격 흐름을 먼저 잡으려고 애를 썼다. 서양선수에 비해 체구가 작은 신체적 핸디캡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반 스텝 빠른 발, 반박자 빠른 스윙을 택했다. 알마그로의 경우 자신이 좋은 서브를 넣고도 생각보다 빨리 리턴된 니시코리의 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서브 리턴 동작을 세심히 보면 니시코리는 일단 상대 서브의 볼이 바운드되면 토끼 뜀으로 나아가 정지하고 확실하게 잡아쳤다. 그것이 포핸드이든 백핸드이든 상관이 없었다. 잠시 홀드를 하고 빠른 스윙으로 잡아 친 볼은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사실 니시코리를 보면 서브가 강한 것도 아니고 포핸드가 위력적인 것 같지 않다. 하지만 첫 세트 첫 게임부터 착실하게 따라붙고 자기만의 템포로 경기를 끌고 간 점이 인상적이었다.  서브는 시속 170~200km대 초반대의 속도를 지녔다. 그러나 멘탈은 세계 5위에 걸맞는 것을 갖고 있었다.

니시코리는 경기 도중 양말을 바꿔신을 때 발 전체를 테이핑하고 양말 두켤레를 겹쳐 신으며 경기력을 극대화했다

이날 니시코리는 첫 서브를 브레이크 당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상대 알마그로는 60위대 선수로 강하고 유연한 서브를 지녔다. 바로 니시코리응 0-2로 몰렸다.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1-2를 만들더니알마그로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해 2-2로 균형을 이뤘다.  

그리고 자신의 세번째 서비스게임 15-40에서 침착하게 한포인트씩을 따내더니 결국 서비스게임을 지켜3-2를 만들었다.  첫세트 니시코리 플레이의 백미는 5-4에서 알마그로 서비스게임을 0-40로 몰아갔고 세트를 마무리했다.

2세트에선 두번의 서비스게임을 브레이크 당할 정도로 위력없는 서브로 위기를 자초했다. 하지만  타이브레이크에서 여유있게 달아나 2세트마저 따내 승부의 추를 기울였다. 

라켓을 세번 바꾸고 양말을 새로 신는 등 심기일전한 3세트에서 니시코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알마그로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하고 몰아갔고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한차례의 브레이크 위기없이 이어갔다. 

5-1로 크게 앞서자 니시코리 스폰서인 유니클로 티셔츠를 입고 마가렛코트를 가득 메운 일본 관중들은 "니시~코리"를  여기저기서 외치며 막판 힘을 불어넣어 주었다. 볼 4개로 매치를 마쳤다. 

 니시코리는 " 바람도 부는 등 매우 힘든 경기를 했다"며 " 1,2세트는 힘겹게 했고 3세트가 아주 편했다"고 말했다.  또한 "알마그로가  지난해 부상 후유증으로 랭킹이 내려간 상태지만 예전에는 그랜드슬램대회마다 시드플레이어였다. 힘든 상대를 만났다"고 말했다.  니시코리는 "크리스마스 기간동안 강도높은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며 호주오픈대회를 대비했다"며 "지난해 US오픈 결승에 올랐는데 다시 올라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니시코리의 서브와 서브 이후 발놀림

▲ 포인트별 경기 내용

▲ 니시코리 팬들. 일본은 호주오픈에 17명이 출전했다. 니시코리~다테 기미코 까지 일본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했다. 중국 14명, 대만 10명, 한국 태국 필리핀이 각각 한명의 선수들이 호주오픈에 출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