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막판 허리 통증을 참아내는 이예라

백보드에 기대어 볼을 추스리고 있다. 이예라는 우리나라에서 아주 강인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전주 한국선수권 우승하고 팀으로서 가장 중요한 농협챌린저에서 이기려고 애썼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주력해야할 대회 포커싱이 필요하다. 어쩌면 이예라의 손에 고양국제여자챌린저대회의 존폐가 달렸다

NH농협은행과 고양시가 후원하는 여자챌린저테니스대회에서 우리나라 여자선수들이 단 한명만 8강에 올랐다. 그것도 우리 선수끼리 맞붙어 얻은 결과다.

총상금 2만5천달러면  여자 프로대회 가운데 낮은 그룹에 속한다. 1만달러, 1만5천달러 다음의 대회로 총상금이 2500만원이고 우승자 상금은 약 400만원이다.

16일 열린 단식 2회전에서 KDB산업은행 소속 한성희가 NH농협은행 김나리를 6-4 6-3으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2회전에 나섰던 홍현휘(NH농협은행) 김주은(고양시청) 강서경(강원도청) 최지희(수원시청) 등 전현직 국가대표는 2회전에서 멈췄다. 한국선수권 우승자 이예라(NH농협은행)는 서른살 넘은 리나타 보라코바(체코·188위)와 3시간 30여분을 소모했지만 1-2(6-7<3>,6-2,2-6)로 패했다. 성사시립테니스장을 찾은 두만강클럽 회원들은 체어엄파이어의 경고를 들어가며 목청높여 응원했지만 이예라가 세트올을 만든 뒤 3세트 초반에 무너져 경기를 뒤집지 못했다. 

이번대회 본선에 이름을 올린 외국 선수는 단 11명. 32명 가운데 30%에 불과하고 나머지 60%는 우리나라 선수들이다. 하지만 외국선수 11명 가운데 7명이 8강에 올랐고 우리나라선수는 21명 가운데 단 한명이 8강에 진출했다. 국가대표 장수정 한나래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

NH농협은행고양국제대회는 고양시에 농협하나로마트 설치 허가해주면서 매년 수익금 일부를 국제테니스대회에 기부하라해서 대회가 성립이 되었다.  이 모두를 동호인 서광찬 전 고양시테니스협회장이 주도했다. 고양시가 7천만원을 대고 농협하나로마트가 수익금 8천만원을 지원해 1억5천만원 규모로국제여자챌린저대회 십년가까이 하고 있다. 국제대회하면서 동호인대회, 어린이테니스교실 열고, 고양시내 국화부들이 교육받아 심판도 보고 고양시청팀 등과 자매결연한 클럽들이 선수들을 응원하는 대회로 성장하고 있는 모범적 대회다. 선수들이 조금만 더 잘해주면 매우 활황일 대회의 소지를 갖고 있다.  선수들 성적 부진으로 대회가 존폐위기에 놓여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성사초등학교 방과후테니스교실 꿈나무들이 최준혁 선생님(왼쪽)과 언니 누나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이들 눈에 우리나라 선수들은 어떻게 비쳐졌을까

코트에 낙엽이 많이 떨어져 선수들이 손으로 치우는 것을 안타까워한 나머지 최준혁 선생이 송풍기를 들고 코트 낙엽을 치우고 있다. 대회는 이런 사람들의 손길로 이어지고 치러진다

두만강클럽 회원들의 응원. 목청터져라 '이예라 화이팅'을 외쳐 2세트를 따는데 일조했다. 체크 선수의 항의로 체어 엄파이어로부터 주의를 받았다. 그래도 응원은 계속되었다. 이들이 이예라 '오빠'고 '삼촌'이다. 자기 사업하는 사람들이 시간내어 경기장 찾는 이유는 우리 선수들이 잘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고양시 시의원들도 감사기간중 잠시 들러 경기를 봤다. 이들 손에  테니스 예산이 달렸다. 코트 재개장현장을 둘러보고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봤다

▲ 고양시 동호인이 고양챌린저 대회 라인 엄파이어를 보고 있다

고양시협회 최종철 회장(왼쪽) 이 대회와 대회장을 설명하고 있다

테니스피플을 보는 꿈나무들

농협 홍현휘 선수 엄마. 24살인 딸이 아직 어리다며 어려운 테니스를 이겨내며 하는 것에 애처로워했다

토너먼트 디렉터 박용국 감독. 팀 꾸리고 대회 운영하는데 힘을 다하고 있다

여자테니스 선수 부모들이 가장 선망하는 직장팀이 nh농협은행이다. 어려운 테니스를 해서 거의 평생직장인 농협 입단하는 것을 바라고 있다. 1년에 1억 이상 들어가는 국제대회 참가하느니 농협들어가 기숙사 생활하고 국내대회 출전해 성적내서 연봉유지하고 어느정도 성적나면 농협 직장에 나가 근무하는 시스템을 선호한다. 딸들은 집에서 효녀로 대우받는다. 농협들어가면 이제 고생 끝이라는 생각을 부모들은 하고 있다. 그래서 여자 주니어 1위들은 대부분 농협에  들어간다. 그러다 보니 세계 무대 도전은 접기 마련이다. 국가대표가 되면 다행이고 아니면 할수없다 생각한다. 농협이 선수들 꿈의 직장이지만 세계 무대에 도전하는 우리나라 여자 테니스입장에서는 그레이브다. 하지만 박용국 감독은 선수들을 위해 잘 해주려고 애쓴다

고양시 최종철 테니스협회장(왼쪽)이 지켜보는 가운데 박용국 감독이 8강 진출을 못하고 온 이예라에게 '수고했다'는 악수를 건네고 있다. 이날 이예라는 아픈 몸으로 최선을 다했다. 이길 수 있는 상대였는데 한국선수권 우승하느라 체력소모를 다하고 홈코트, 회사 대회에서 우승까지 이르지 못했다

박용국 감독이 경기볼때는 선글라스를 착용하지 않았다. 막판 눈시울이 불거지는 것을 보이기 싫은 듯 선글라스를 착용했다. 우리나라 선수들이 탈락할때마다 감독의 마음에는 물이 흐른다. 나중에 선수들이 대회를 만들어 후배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을지는 알수없다. 특히 여자선수들이 감독을 맡고 대회를 여는 것은 정말 희귀하다. 그만큼 어려운 일을 하는데 선수들이 지도부족인지 외국 선수들과 점점 실력차가 벌어지고 있다. 코리아오픈에서 더블폴트 연발하고 테니스하기 싫어하는 태도로 뻣뻑하게 서서치는 선수, 플리스코바는 코리아오픈 우승한데 이어 한번 더 투어대회 우승해 지금 20위권에 들었다. 내년에는 10위권 진입이 예상된다.  선수가 꿈과 비전이 있고 그것에 맞춰 세계적인 기술을 장착하면 아플 일도 없고 목표를 향해 달려가기 마련이다. 농협이라는 둥지가 현실안주하기에 안성맞춤인듯하다. 이예라에게 이긴 선수는 비행기값과 여관비도 나올지 안나올지 모르는 고양챌린저에 출전해 기를 쓰고 했다. 그의 코치는 경기를 보다못해 잘 못하자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그만큼 경기를 못 풀어가는 선수에게 화를 낸다. 오늘 져도 빵이 생기고  잠자리가 보장되어 있고 얼마안있으면 다른 팀에서 1억씩 주고 데려가는 현실에서 좋은 선수가 나올 수는 없다. 과분한 대우를 받는 선수만 나올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