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더러.
테니스의 황제란 표현이 아깝지 않았다.

사실 다른 선수들(조코비치, 나달 제외)은 실제로 보니 공을 아주 아낀다는 걸 느낄수 있었다.
자신에게 자신있는 공이 올 때까지는 아끼고 또 아끼고 찬스를 기다리는 플레이를 보면서 많은걸 느꼈었다.  그러나 페더러, 나달(비록 조기 탈락했지만), 조코비치는 레벨이 다른 테니스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준결승과 결승에서의 페더러는 보는 것만으로도 답답할 정도로 방법이 없어 보였다.
공을 아끼는 것이 아니라 수비를 하는 순간까지도 상대방이 받기 어렵게 슬라이스를 치고, 어떤 경우에는 깊게 치려했고, 각을 낼 때는 아웃이 되는 한이 있어도 확실하게 치는 것이 보였다.

경기후 인터뷰에서 시몽은 "페더러는 몇년전과 지금과 전혀 차이가 없다. 자주 봐와서 그를 잘 알지만, 이기는 방법을 찾기는 힘들다. 더 공격적이고, 서브는 더 좋아졌다" 라고 얘기했을 만큼 페더러는 철저했다.

이번 상하이마스터스에서 본 페더러의 모습은 가볍고 우아한 움직임과 경쾌한 스윙에서 나오는 정말 멋진 샷의 연속이었다.  정말 멋있게 테니스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동 선수의 느낌이 아닌, 귀족이 멋진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본 듯한 기분이었다.  정말 즐거웠고 아주 많은 걸 보고 일터로 돌아간다. 나달이 올라왔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