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코리아오픈 2라운드에서 라드반스카가 샤넬 스키퍼스에게 더블 베이글을 먹이며 49분만에 경기를 끝냈다.

라드반스카에게 불명예스러운 더블 베이글 스코어를 먹고 만 스키퍼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No1.으로 2011년에 단식 랭킹 37위에 오른적이 있는 선수로 72위에 랭크 되어 있다.

 

라드반스카는 1세트부터 특유의 게임 운영 능력을 발휘해 스키퍼스를 압도해 나갔다. 1세트 라드반스카는 강력한 서브에 의한 공격력 보다는 리턴에 중점을 두고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식을 취했다. 그 결과로 라드반스카가 스키퍼스의 세컨드 서브를 리턴 했을시 포인트 확률은 1,2세트 모두 100%였다.

 

1세트를 베이글 스코어로 이기자 라드반스카는 서브에 자신감을 부여했다. 

첫 서브가 들어간 확률이 1세트 53%에서 78%로 올랐다. 첫 서브가 들어가자 그 포인트를 이긴 확률 역시 덩달아 올라 60%에서 86%로 무려 26%나 올랐다. 라드반스카의 크지 않은 자신감이었지만 스키퍼스가 이미 완전 무너진 탓이다.

 

라드반스카는 강력한 공격보다는 안정적인 수비를 바탕으로 경기를 치른다.  멋진 샷보다는 상대편과 공의 흐름을 봐가며 코트를 장악한 후 변화무쌍한 지능적인 샷으로 상대편을 무력화 시킨다. 라드반스카는 자신의 전략이 먹혀들어갈때 까지 철저하게 기다린다. 그녀의 찬스볼을 위한 기다림은 마치 거미줄을 쳐놓고 먹이를 기다리는 거미의 숨죽임과 같다. 자신의 전략이 잘 먹혀들어가도 애써 무리하지 않는다. 거기서 조금 더 힘을 낼 뿐이다. 그러나 이미 무너진 상대는 작은 변화마저도 버겁게 느끼게 되고 시간이 흐를수록 멘탈은 완전 붕괴되고 만다.  그녀의 스텝은 사뿐 사뿐 서두름이 없으나 중요한 순간 망설임이 없다.

 

라드반스카는 어제 경기 후 인터뷰에서 스스로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이 “지구력”이라 언급했다. 지구력과 일맥 상통하는 말은 근성이다. 그래서일까? 라드반스카는 게임 스코어가 쉽게 간다고 해서 결코 마음을 놓지 않았다. 끝까지 볼에 집중했고 단 한 포인트도 주고 싶지 않다는 듯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했다. 관중들은 라드반스카의 코트 장악 능력과 포기하지 않는 근성에 힘찬 박수를 보냈다.

 

지구력은 강한 체력과 강한 멘탈의 합작품이다. 1세트 팽팽한 접전을 펼치다 패하면 2세트에서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우리 선수들이 꼭 배워야 할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