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라포바가 그랜드슬램에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일단 대회장은 단팥없는 퍽퍽한 찐빵이나 다름없다.

대회마다 센터코트를 벗어나 경기를 한 적이 한번도 없을 정도로 그녀는 테니스대회 흥행 아이콘이다. 관중들은 실력과 미모 그리고 괴성을 들으러 코트를 찾는다. 만일 그녀가 한세트를 잃어 3세트라도 갈라치면 관중들의 흥미와 흥분은 절정에 달한다.

16일 멜버른 로드레이버에서 펼쳐진 샤라포바의 경기가 바로 그랬다.

마리아 샤라포바는 총상금 3300만 호주 달러가 걸린 호주오픈 여자단식 2회전에서 이탈리아의 카린 크나프(44위)를 2-1(6:3 4:6 10:8)로 힘겹게 물리치고 3회전에 올랐다. .

수은주 40도가 넘기 직전의 고온 속에 치러진 경기에 샤라포바는 힘에 부쳤다. 특기인 서브에선 더블폴트 12개나 저질렀고 경기내내 에러는 67개로 허덕였다. 

프랑스오픈 앙투카 코트가 미끄러워 쩔쩔맨 '얼음판의 암소'라 불린 샤라포바였다면 호주오픈에서 '더위먹은 카우' 그 자체였다.  매치 포인트 3번 잡고도 경기를 매조지 못한 것을 미루어 보면 그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 수 있다.

결국 샤라포바는 마라톤 랠리인 3세트 8-8에서  상대 서비스 게임을 빼앗고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지켜 3시간 28분의 싸움을 마무리했다. 

샤라포바는 프랑스 알리제 코르네(25위)와 3회전에서 붙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