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니스피플 44호 표지

이번호에서는 아시아 최대 대회인 상하이마스터스를 취재한 방극용 기자의 취재기를 중심으로 실었습니다. 언제 은퇴할 지 모르는 페더러를 10m거리에 두고 지켜본 내용 등을 담았습니다.   아래는 웹사이트용 상하이 투어기 1회.

상하이 롤렉스 마스터즈1000 투어기 (1)
상하이의 저녁 노을은 잔잔하다.
3박4일의 상하이 투어를 마치고 이제 내 사는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
상하이 마스터즈 투어단에 참가한 테니스 매니아들의 얼굴에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경기를 직접 내 눈으로 보았다는 자부심으로 꽤 빡빡한 일정 이었음에도 웃음이 가득하다.
탑승 수속을 하라는 멘트가 공항 로비를 울린다.
여기서 서울까지 비행시간은 약 두 시간.
이곳에 도착하면서 서울에 있는 이보다 한 시간을 더 살고 있다는 생각에 별 것 아님에도 내심 뿌듯했었는데 이제 그 보너스로 얻었던 한 시간을 이제 반납할 시간이다. (상하이는 우리나라보다 1시간이 늦다)
공항로비 창 밖으로 보이는 상하이의 잔잔한 노을에 추억을 실어 3박4일간의 투어 일정을 정리해 본다.

첫째 날…출발 그 설레임으로…
10월 9일 상하이로 출발.
드디어 상하이 마스터즈 1000시리즈를 보러 떠나는 날이다.
어제 밤.
여권을 잃어버린 줄 알고 무려 두 시간 동안이나 차와 집을 샅샅이 뒤졌으나 도저히 나오지 않더니 여러 사람을 귀찮게 하고, 이틀 동안의 일정을 세밀하게 되 돌려 생각한 후에야 차 센터페시아콘솔 안에서 얼굴을 보이는 여권.
“대부분 잘 보관하신다고 해 놓고 그곳을 잊어 버리니 잘 생각해 보세요 “상하이 마스터즈를 기획한 이강혁 대표의 말이 그대로 나에게 적용되는 상황에 어이 없는 웃음만 나왔다.
약속 시간인 열한시가 가까워 오자 테니스가방을 든 참가자들이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하더니 어느새 참가자 60명이 다 모였다.
㈜투어리스트 이강혁 대표로부터 간단한 설명과 일정을 듣고 수속을 시작한 시간 12시.
모두들 화물을 붙이고 면세점에서 이것 저것 선물을 사고 1시 반에 탑승을 시작한다.
1시간 50분여의 비행시간……
상하이의 하늘은 서울의 가을 하늘에 비하진 못했지만 그래도 맑았다.

상해에 도착…1시간의 보너스를 얻다
모두의 얼굴에는 기대가 가득하다.
1호 차와 2호 차로 나뉘어 차에 오른 투어단은 타이캉루(太康路)로 향한다.
타이캉루는 상해 예술가들이 모여 전시와 판매를 목적으로 조성된 복합예술단지다. 카페, 공방, 갤러리 등이 모여 있어 분위기가 우리나라의 인사동과 흡사하지만 전체적으로 규모가 작아 입점한 상가들의 면적이 작고 비좁다.
타이캉루 바로 옆에는 우리나라의 재래시장과 같은 시장이 있다. 저녁시간이 다 되어서인지 찬거리를 사러 나온 이들이 많이 보인다.
다음은 신천지(新天地)다.
상해의 독특한 건축 양식인 스쿠먼(石庫門)가옥과 서양식 가옥이 결합되어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레스토랑에서 저녁을 즐기는 유럽인들이 많이 보인다. 중국인 보다 서양인이 더 많아 흡사 프랑스의 노천 카페를 옮겨놓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다.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겠다.
점심을 기내식으로 때운 탓인지 허기가 진다.
11시에 모였으니 대부분 뱃속 사정은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게다.

술 잔에 정을 담다 – 저녁 식사와 소개 그리고 황포강 야경
저녁은 현지식이다.
원형 테이블에 둘러 앉은 이들의 눈은 금방이라도 먹이를 낚아채려 창공을 돌고 있는 송골매의 눈이다. 아……그런데 전통 한식에 익숙한……음식에 새로운 도전을 하기 싫어하는 탓인지 입에 맞지 않다.
각 테이블 별로 식사가 진행되는 동안 상하이 투어 참가단 60여명에 각각의 소개가 있다.
상하이투어에서 만나 정기 모임까지 결성한 상투회(상하이투어단모임). 멀리 상주에서 일 년 동안 투어를 위해 계를 묻어 참여한 상주시 연합회 소속 상주투어팀, 성기춘 회장을 비롯한 카타팀, 정용택 사무국장이 이끄는 경기도연합회팀, 주선영 양평연합회 사무국장이 이끄는 양평팀, 가장 먼 곳인 경남 통영팀 그리고 이번이 아니면 더 이상 페더러를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참여한 참여한 강원도와 춘천, 서울 경기도의 매니아들…… 각자 참여한 곳, 참여한 동기는 달라도 마음만은 하나라는 것을 그들의 웃는 모습에서 느낄 수 있었다.

식사 후……
황포 강으로 이동한다. 상해 황포강변의 야경은 아름답기로 매우 유명하다. 모두들 황포강의 황홀한 야경을 카메라에 담느라 분주하지만 사실 야경을 담기엔 그들의 카메라 장비는 너무 열악하다. 그들 대부분의 사진은 배경은 사라지고 얼굴만 환하게 나왔거나, 얼굴은 시커멓고 배경만 화사하게 나왔거나 둘 중 하나 일 게다. 기자라는 직함을 가지고 있음에도 그 부류에 나도 속한다는 것이 내심 부끄럽기도 하지만 어쩌라……현재의 상황에 최선을 다하는 수 밖에.
우리의 숙소인 홀리데이 인 상하이 웨스트(HOLIDAY IN SHANGHAI WEST)에 도착한 시간은 밤 11시. 숙소는 생각보다 넓고 깨끗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