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니스피플 39호 16면

말복이 지나고 나니 새벽바람이 선선해 이불을 끌어당겨 덮게 만듭니다. 삼복더위를 잘 이겨내셨는지요. 

7말8초시기에 전남 담양에서 좋은 곳이라는 것을 마음에 담고 돌아와 테니스피플 39호를 준비했습니다. 

저희가 가진 짧은 재주, 재능, 시간, 마음을 담아  39호에는

US오픈에서 눈여겨 봐야 할 핵심 기술

한국테니스가 잘되려면 어린이테니스를 해야 한다는 결론

인천에서 솔솔 부는 트레톤 볼 사용 바람

명실공히 세계 1위 사라 에라니 이야기

미국명문대학원 공부하는 테니스 선수 이야기

페더러가 라켓 바꾼 이유

양구 소강배와 춘천오픈 레알사전

감동적인 서울시연합회 전공석 회장 인터뷰 등등을 담았습니다.

신문을 1년반 만들다 보니 이제 서서히 틀이 잡히는 것 같습니다. 어떤 일이 발생하면  그 일을 어떻게 처리하고 지면에 담아야 하는지  감이 옵니다. 일간지-주간지-월간지-격주간지-인터넷 매체 등등을 경험해 보니 어느 매체에 어떤 형태의 기사가 담겨져야 하는지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이번호에서는  테니스 커리어우먼 꿈꾸는 진슬기씨를 취재했습니다. 선수생활을 하고 연세대학에서 장학생으로 공부를 한 뒤 미국대학에 편입해 공부도 하면서 미국대학 선수 생활을 한 이야기 입니다.  현재는 미국에서 알아주는 컬럼비아대학 대학원에서 조직심리를 전공하는 연구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참 멋지지 않습니까.   테니스 선수로 운동을 열심히 하는 와중에 영어와 학과 공부를 부지런히 한 결과로 보여집니다. 

흔히 8월이면 우리나라 고등학교 테니스 선수들의 진로가 결정되곤 합니다. 어느 어느 대학에 선수들이 테스트를 받고 입학 가결정 허락을 받습니다. 그런데 아무데서도 오라는데 없고 갈 곳 없는 선수들은 운동을 계속하기 어렵습니다. 실업팀도 못가고 대학도 못가면 남자의 경우 군대를 가야합니다. 여자의 경우도 막막합니다.   할 줄 아는 게 테니스 밖에 없어 테니스 코트 밖으로 나가면 인생 끝난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테니스 밖에도 길이 있고 그 길을 초등학교때부터 잘 준비해 나가야 고3때  테니스 명문대 못갔다 하더라도  실망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합니다.  미래 준비를 위해 진슬기씨의 방법을 한 예로 제시합니다. 

우리는 중학교때부터 학교 기숙사에 있으면서 테니스를 합니다. 수업은 들어가도 따라가지 못합니다. 대회에 출전하다보면 그나마 들어가는 수업을 따라가지 못합니다. 공부와 담을 쌓습니다. 테니스 밖에는 할 것이 없고 테니스가 위안을 해 줍니다. 부모님은 걱정이 큽니다. 테니스로 잘 풀려야 하는데 잘 풀리지 않으니 걱정이 태산입니다. 그렇게 선수들의 학생 시절은 흘러갑니다. 어쩌다 대학이라도 가도 전공서적도 읽고 영어도 하고 레포트도 쓰는데 쉽지 않습니다. 심지어 컴퓨터로 하는 수강신청도 매우 어려워 합니다.  대학을 졸업해 지도자 생활을 바로 할 수도 없습니다. 아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테니스 선수의 삶은 길어야 서른살입니다. 서른 이후의 삶은 70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선수시절 빛을 내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은 좋습니다. 이때 서른 이후의 삶도 준비해야 합니다.

공부를 하고 영어를 해야 하겠죠. 초등학교 선수 부모들의 전화를 받으면 무조건 공부를 운동시간의 50%이상 하라고 권합니다.  운동으로 도박하지 말라고 합니다. 운동으로 페더러가 되고 샤라포바가 되는 것은 1%도 안되는 낙타가 바늘 구멍 들어가기 입니다. 과녁에 골든샷 쏘는 것이라고 합니다. 과녁 나머지가 더 넓다고 이야기 합니다. 그래서 선수가 좋아하는 것이 운동이라면 거기에 공부도 병행시켜줘야 합니다.

세상에는 테니스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테니스코트에만 삶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테니스코트 밖에도 멋진 삶이 있습니다.  미국 테니스 아카데미로 정평이 나 있는 닉볼리티에리의 여든살 넘은 코치 닉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테니스로 인생을 준비하는 것은 멋진 삶이다. 그중 세계 챔피언이 되는 것은 더 멋진일이다. 그것은 1%에 불과하고 나머지 99%는 다른 삶이 있다. 대학에 가서 전공공부를 하고 대학 선수 생활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세계 챔피언이 되어 영향력을 끼치고 돈을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테니스를 통해 대학에 진학하고 자신의 전공분야를 정해 목표를 이룬 뒤 사회에서 영향력있는 사람이 되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다."  "만일 1%의 챔피언과 99%의 대학에 진학해 공부하는 선수들과 바꾸라면 바꾸지 않겠다"라고 마무리했습니다.   그만큼 테니스를 하면서 대학진학해 공부하는 선수들이 사회적으로 많은 일을 해 소중하다는 것입니다.

미국에서는 스포츠맨을 영웅으로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고등학교때까지 학교에서 공부잘하는 학생은 왕따 당하고 무시당한다고 합니다. 몇년전 공부 잘하면서 왕따당하는 학생의 학교 급우들에게 총기를 난사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운동 잘하는 학생은 우대하고 따릅니다.  운동선수라고 하면 존경의 눈으로 대하고 테니스선수라고 하면  감탄사를 연발한다고 합니다.   테니스 그만큼 어려운 운동이라 선수들을 우대합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운동선수 존경하나요. 테니스 선수에 대해 감탄사 연발하는 것 들어보셨습니까.

문제는 운동하지 않는 사람이 갖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바로  지식입니다. 어려서 책읽고 쓰고 말하고 듣기를 부지런히 해 1만 시간을 통과한다면 우리나라 테니스 선수도 존경을 받습니다. 길이 다양하게 열립니다. 미국대학도 가서 선수생활을 할 수 있고 테니스를 발판으로 많은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운동을 시키는 것은 자녀가 즐겁습니다. 거기에 공부를 하면 부모가 즐겁습니다. 양자가 승리하는 방법은 공부와 운동 두마리 토끼를 잡는 것입니다.  테니스피플 39호 꼭 한번 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