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야구팀 군산상고는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이 있다.

1972년 7월19일 밤 서울 동대문운동장 야구장. 군산상고와 부산고가 제26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결승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군산상고는 9회초까지 1-4로 지고 있었다. 패전 분위기 속에서 9회말 군산상고가 공격을 시작했다. 선두타자 김우근이 안타를 치고 진루했다. 이어 고병석 송상복이 연속 볼넷을 얻어 만루가 됐다. 김일권이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하며 1점을 따라 붙었다. 이어 양기탁이 적시타를 쳐 4-4 동점을 만들었다. 2사 만루에 3번 타자 김준환이 끝내기 안타를 때려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것이다. 그 뒤 군산상고는 1점차 역전승을 거두는 일이 많아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었다.

53년전 일이다.

경산시청 소속 국가대표 신우빈이 중국 루저우 ITF M25대회에서 두경기 연속 역전해 8강에 진출했다.

신우빈은 대회 1회전에서 예선통과자인 카자흐스탄의 그리고리 로마킨에 3-6 6-3 6-2로 이겼다. 2회전에서 태국의 위샤야 트롱차로엔차이쿨에게도 6-7<6> 6-3 7-6<11>로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첫세트 타이브레이크 6대8로 내준 신우빈은 2세트 초반 6대3으로 만회했다. 비로 인해 경기가 중단됐는데 재개된 경기에서 타이브레이크 13대 11 접전을 벌여 마침내 승리해 역전의 명수가 됐다. 지난 3월 중국 마안산대회 2회전에서 같은 선수에게 4-6 6-2 3-6으로 패한 바 있는데 이번에 두 세트 타이브레이크에서 이기면서 따돌렸다.

흔히 테니스에서 1세트를 내주더라도 2세트에서 기회가 생겨 그것을 놓치지 않으면 전세를 뒤집을 수 있는 경우가 있는데 신우빈이 이를 실행해 보였다. 대개의 테니스 경기가 3세트 경기중 두 세트를 먼저 따면 이기는 경기인데 한세트를 내주더라도 역전의 묘미를 갖게한다. 짜릿한 역전의 맛을 느끼게 하려고 3세트시스템을 하고 있다.

왜 3세트를 할까.  테니스는 누구에게나 공평한 기회를 제공하는 스포츠다. 서브 게임을 서로 주고 받고 승자를 가린다. 첫세트를 내주고도 나머지 두세트를 이기면 되게끔 경기 구조를 만들었다. 세트 스코어 1대 1이 되면 마지막 3세트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여 승자를 가리게 해놓았다. 그래서 경기를 보는 관중이나 경기를 하는 선수 모두 승패를 예측하기 어렵게 잘 만들어 놓은 경기가 테니스다.

신우빈은 지난 1년간 3세트 경기를 총 28번 했는데 그중 16승(12패)을 해 57.14%의 승률을 갖고 있다.

8강에 오른 신우빈은 예선 통과자인 스위스의 루카 카스텔누오보와 4강 진출을 가린다. 카스텔누오보는 터키 카이세리대회 준우승을 했고 이번 대회 예선부터 중국 선수 3명과 올해 호주오픈 1회전에서 메드베데프와 풀세트 접전 벌인 태국의 카지디트 삼레이  등을 이기고 8강에 올랐다.

M25대회 8강 진출로 포인트 3점을 확보한 신우빈은 한번 더 이기면 8점을 추가하게 되는데 M15 대회 준우승 점수에 해당한다. 

한편 같은 대회 예선에서 2승을 하고 본선에 오른 대구시청 박의성(706위)은 본선 2회전에서 일본의 타쿠야 쿠마사카에 4-6 6-7<2>로 아깝게 패해 8강 진출을 하지 못했다. 

▲ 신우빈이 출전한 루저우 대회장, 중국 루저우 올림픽스포츠파크 테니스 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