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8월 15일 의정부실내코트에서 열린 경기도청소년대회에 출전했던 김정우와 아버지

▲ 2025년 1월 18일 호주오픈 대회장 3번 코트에서 만난 김정우 부자

경기도테니스협회(회장 김녹중)는 지난해 8월 15일 의정부실내테니스장에서 경기도청소년테니스대회를 열었다. 그 대회에 참석한 한빛초등학교 김정우를 18일 호주오픈 3번 코트 관중석에서 만났다. 

깜짝 놀랐다. 김정우는 경기도청소년대회에 참가한 후 테니스에 흥미를 느껴  오성국테니스아카데미에 등록해 테니스하는 시간을 늘렸고 올해 1월에 가족이 호주 멜버른으로 와서 학교를 찾고 테니스 아카데미를 물색중이다. 

경기도테니스협회는 그저 씨를 뿌리고 물을 주었을 뿐인데 어느덧 자라서 테니스의 길을 가는 나무가 되었다. 전문 엘리트 선수로 갈 지, 구준히 레슨을 받고 대회에 출전해 미국대학을 진학할 지 알 길은 없다. 

다만 씨를 뿌리고 거두는 분은 달리 있을 뿐이라는 것을 느꼈다. 

호주는 전국적으로 주니어 로컬리그를 하고 거기서 잘하는 선수를 보다 큰 무대로 끌어올려 급기야 주니어 국가대표로 걸러낸다. 인구 2500만명이 스포츠를 좋아하게 만들고 생활화하게 한다. 그래서 테니스의 경우 호주오픈 그랜드슬램을 성대하게 치르고 있다.  다른 그랜드슬램에 비해 역사도 짧고 모든 분위기가 윔블던과 롤랑가로스, US오픈과 사뭇 다르지만 나름의 특색을 갖춰가고 있다.

하루 근 10만명이 경기장을 찾고 센터코트 주간과 야간, 마가렛코트 주간과 야간, 그라운드 패스 주간과 오후 5시 이후 입장객으로 나눠 받고 경기장을 테니스를 보고 먹고 마시고 하는 축제의 장, 기쁨의 장으로 만들고 있다. 선수들은 울고웃고 하지만 관중들은 흥겹다. 

공항부터 시내 거리에 이르기까지 1월 한달은 온통 테니스다. 한 도시가 테니스로 중무장해 테니스를 알리고 산업으로 키운 예로 멜버른이 대표적이다. 롤랑가로스는 워낙 넓은 도시 파리에서 하기에 도시 전체가 테니스는 아니다. 윔블던은 런던의 한 구석에서 하기에 그 주변은 테니스 타운 정도다. 뉴욕은 매머드한 도시에서 US오픈이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 

하지만 멜버른은 다르다. 

이런 테니스 한복판에서 의정부대회에 참가한 김정우를 만났다. 

교민과의 테니스 행사에 참가한 안시후(왼쪽 첫번째)

이번 테니스피플호주오픈투어단에 역시 주니어주말리그에 출전했던 테니스 관심 많은 초등학생(중학교 진학 예정) 안시후가 아버지와 함께 호주오픈 출전 선수들을 많이 만났다. 폰세카의 2회전 경기를 거의 다 보았고 좋아하는 알카라스를 연습코트에서 눈에 넣었다. 멜버른 도착 첫날 긴 비행으로 힘들어하던 인시후는 하루가 다르게 눈이 초롱초롱 샛별이로 바뀌어 보였다.  너무나도 신기하고 즐겁가 때문이 아닐까.

우리나라에서 볼 수 없는 선수들을 10미터 내에서 볼 수 있기때문이리라, 벤 쉘튼, 시너 등등. 

일주일간 테니스 잔치를 흠뻑 누비고 다닌 안시후에게 귀국길에 말을 건냈다. 

테니스를 해서 똑똑한 건지 똑똑해서 테니스를 택한 건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두 주니어들이 각기 다른 형태로 자신의 삶을 영위해 나갈 것이다. 

바라기는 경기도테니스협회처럼 우리나라 17개 시도가 주니어를 위한 테니스 대회를 열어 너도나도 테니스코트에 오게 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상상만 해도 즐겁다.